'깨거나 망가지거나 혹은 즐기거나'
무대 위, 브라운관 혹은 스크린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이미지를 선보이는 스타들이 눈에 띈다.
최근의 패션화보에 등장하는 스타들은 단지 노출수위로 파격의 선을 긋던 예전과는 달리 패션 트렌드와 아이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새로운 이미지를 구사하는 데 능숙하다.
그들은 끊임없는 자기 계발과 함께 새로운 작품으로 대중 앞에 나서야 하며 대중은 화보를 통해 신선한 변신을 시도한 스타에 주목할 수 밖에 없다. 이는 '패셔너블하다'는 칭호가 곧 스타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아찔한 변신, 미처 발견하지 못한 내면을 드러낸다
배우 송혜교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짧은 커트머리와 붉은색 립스틱으로 패션지 더블유(W korea) 6월 호의 표지를 장식했다. 평소 드라마와 CF 등을 통해 여성스럽고 청순한 이미지를 선보였던 것에 비하면 대담한 변신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배우 고현정 역시 올해 2월 패션지 보그(Vogue Korea)화보에 파격적인 모습으로 등장했다. '성과 속이 충돌하는 신의 아그네스' 컨셉으로 진행된 당시 화보는 고현정의 데뷔 후 첫 패션화보 작업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촬영 전 "패션 사진의 첫 입문인 만큼 중세 수녀나 여왕도 좋고 마론 인형이나 석고 조각도 상관없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스타와 손을 잡으면 이슈가 된다!
잡지사의 매체력과 더불어 유명 아티스트와의 협업작업은 세간에 큰 이슈를 몰고 오기도 한다.
남성패션지 아레나(Arena korea)는 최근 유명 사진작가 테리리처드슨과 아이돌 그룹 빅뱅, 배우 김혜수와의 화보작업을 진행했다. 당시 빅뱅 멤버 지드래곤과 김혜수는 파격적인 사진으로 전세계적인 유명세를 떨치는 테리 리처드슨의 팬임을 자처해 열성적으로 촬영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보를 진행한 성범수 에디터는 "테리리처드슨은 워낙 유명한 포토그래퍼였고 김혜수와 지드래곤 역시 그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촬영장에서도 자연스럽고 과감한 연출이 가능했다. 잡지엔 실리지 않았지만 지드래곤이 바닥에 수박을 내던지는 장면도 있었다. 멤버 대성 역시 포도를 먹는 섹시한 포즈를 요구하자 당황했지만 곧 적응했다. 그건 포토그래퍼의 흡입력 덕분이었고 그에대한 선호도가 있어서 가능했던 것이다"라며 당시 촬영장 분위기를 전했다.
▲ "아직 죽지 않았어!", 공백기에 대중과 호흡
화보 촬영은 휴식을 취하며 공백기를 갖고 있는 스타라 하더라도 대중과 호흡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임신기의 여배우같은 경우, 과거에는 결혼과 출산으로 연예계의 뒷편으로 밀려나는 이미지를 가져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아름다운 만삭의 D라인을 노출해 변치 않는 미모를 과시하기도 한다.
최근 임신 8개월에 접어든 탤런트 정혜영은 패션지 엘르(Elle Korea) 5월 호를 통해 태아를 가진 아름아운 어머니의 모습을 연출했다. 또한 지난 2월 6일 남편 권상우 사이에서 첫째 딸 룩희를 출산한 탤런트 손태영은 얼루어(Allure Korea) 5월 호에서 출산한 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군살없는 몸매를 드러내 화제를 일으켰다.
▲"변신~? 그냥 즐기는거지 뭐"
패셔니스타로 널리 알려진 일부 스타들은 새로운 느낌의 화보작업 그 자체를 즐기기도 한다.
모델 출신 탤런트 김민희-이혁수 커플은 데이즈드앤컨퓨즈드(Dazed & Confused) 2월 호에서 '도플 갱어'라는 컨셉으로 색다른 커플화보를 진행했다. 특히 두 사람의 반쪽 얼굴을 합성한 이색적인 사진은 잡지의 표지를 장식해 화제를 모았다.
작업을 진행한 노승효 에디터는 "이수혁이(이혁수의 본명) 쌍둥이 느낌의 컨셉을 제안해서 도플갱어라는 주제를 가지고 촬영을 시작했다. 촬영이 오전 8시에 시작해서 다음날 새벽 3시에 끝났다. 장소도 세 군데나 옮기면서 찍었는데도 두 사람이 열의를 보여줘서 마음에 흡족할때까지 사진을 찍었다. 게다가 스타일링할 옷이 남은 상황에서 촬영이 모두 끝나자 김민희가 옷이 아깝다며 더 촬영을 하자고 제안하는 등 의욕적으로 임해줘 굉장히 고맙게 찍었다"며 에피소드를 전했다.
모델 출신 배우 공효진 역시 지난해 데이즈드앤컨퓨즈드 10월 호를 통해 여배우로선 선택하기 힘든 과감한 패션을 선보였다. 주근깨 가득한 메이크업과 남성적 느낌이 강한 당시 화보는 공효진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컨셉이었다.
작업을 진행한 김애경 편집장은 "공효진이 평소 화보를 통해 워낙 예쁜 컨셉으로 많이 작업을 해서 재미있게 찍고 싶어했고 주근깨를 찍고 남자같은 어글리(ugly)한 모습을 제안했다. 특이한 걸 해보고 싶어하는 부류라고 할 수 있다"며 공효진의 독특한 매력을 전했다.
또한 김 편집장은 "스타들이 패션화보를 선호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드라마나 영화 작업을 하면 몇 달동안 멋 낼 기회가 없는데, 화보작업을 이유로 기분전환 삼아 작업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것이 작품의 홍보와도 연계될 수 있다.
또 하나는 배우가 평소 갖고 있는 모습외에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이미지를 화보 컨셉으로 녹여넣는 것이다. 망가지거나 센 느낌의 화보를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는가 하면, 예쁘고 아름다운 자신의 모습을 보는 데 만족하는 스타들도 있다. 화보는 자신이 가장 아름답게 나올 수 있는 각도에서 사진을 찍고, 또 그것이 못마땅할 때는 충분히 보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물보다 훨씬 예쁜 나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라며 현장에서 느낀 바를 전했다.
한편, 최근 '대중문화 이유있는 편들기'(연극과인간 출판)를 발간한 김연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현재의 다매체 다채널시대에는 스타들이 고정된 이미지만으로 반복적으로 활동하기에 한계가 있다. 과거에는 미학적이고 철학적 측면에서 스타들이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면 지금의 상황에서는 하나의 상품으로서 수용자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연예계 트렌드가 더욱 빨라지고, 새로운 얼굴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톱스타들은 갑작스런 변화를 시도하는게 힘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그들은 잡지를 선택하게 된다. 잡지는 매체의 성격상 실험적인 모험을 마음껏 펼칠 수 있으며, 독자 층 역시 세대별로 구분되어 있어 본인의 팬층에 적절하게 어필하는 것이 가능하다"라며 스타들이 패션지를 찾는 배경을 설명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보람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