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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영가를 위한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齊

무언스님 |2009.06.29 13:07
조회 81 |추천 1
2009년 06월 27일 (토) 21:01:44*정성운 기자 woon1654@korea.com

26일 오후 6시30분 대한문 주변에는 200여 명의 시민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피켓과 노란 꽃을 들고 노 전 대통령의 49재 중 5재(齊)가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한문 바로 앞에서는 조계종 소장스님들의 모임인 ‘청정승가를 위한 대중결사’ 의장 진오스님과 이 단체의 사무처장 종원스님이 시민상주 등 7, 8명과 함께 재를 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경찰의 봉쇄 속에 청정승가 의장 진오스님과 7, 8명의 시민들이 노 전 대통령 5재를 봉행하고 있다. 

곳곳에서 고성이 터져 나왔다. “재에 동참하려는 왜 막느냐. 경찰이 시민의 자유로운 행사 참여 권리를 무슨 근거로 막느냐. 대한민국 경찰이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 대한문 앞을 봉쇄한 경찰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다.

대한문 주위를 빙 둘러 막고 있는 수백 명의 경찰 가운데 어느 누구도 시민들의 물음에 입은 있으나 대답하지 못했다. “당신이 지휘관이지”라며 지목하면서 “막는 이유를 설명해달라”는 요구를 하자 지휘관으로 보이는 경찰은 등을 돌려 슬금슬금 구석으로 피했다.

  한 시민은 서울시청별관으로 향하는 도로에 누워 경찰의 대한문 앞 봉쇄에 항의했다.

경찰은 최근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시민단체의 집회 및 시위를 잇달아 불허조치를 내리고 있다. 폭력사태가 우려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댄다. 그러나 군복을 입고 도심 한복판에서 시위를 벌이는 친MB 성향의 단체의 집회는 막지 않는다. 이중 잣대를 쓰고 있는 것이다. 경찰의 이런 방침은 국민의 화합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내 편, 네 편으로 편을 갈라 더욱 골을 깊게 만들 뿐이다.

더욱이 재는 집회 및 시위에 해당되지 종교행사이며, 대한문 앞에서 봉행하려는 5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극락왕생을 비는 순수한 불교의식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2재 때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스님들이 재를 올렸으며, 재를 봉행하는 동안 폭력행위는 일체 없었다.

재에 참석하기 위해 대한문 앞에 나온 한 스님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에 대해서는 시민들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고인에 대해 저주에 가까운 말을 퍼붓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추모의 마음을 표현하려는 시민들의 권리를 막는 공권력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경찰은 오후 6시께 대한문 앞을 막아 재에 동참하려는 시민들을 막았다.시민들이 빽빽이 들어선 경찰 사이를 뚫고 들어가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함께 재를 주관하기 위해 왔던 스님들도 경찰에 막혀 대한문 앞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한 시민은 경찰에 항의해 서울시청별관으로 향하는 도로에 눕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서도 동영상 카메라를 든 두세 명의 경찰은 항의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촬영했다. 시민의 권리가 경찰의 불법행위에 의해 증발된 현장이었다.

7시 요령소리가 울렸다. 고인의 넋을 부르는 고혼청으로 재가 시작되었다. 반야심경, 회심곡이 이어졌으며, 나무아미타불 정근을 끝으로 30여분 만에 재는 마무리되었다. 대한문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몇몇 시민들은 가로막고 선 경찰들을 마주보며 합장한 채 재에 동참했다.

대한문에 앞서 조계사에서 이날 오후 4시부터 열린 노 전 대통령 5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은 “영가께서는 중음세계에 오래 계시지 말고 다시 이 세상에 오셔서 하고픈 일을 이루시길 바란다”고 영가법어를 했다.

  진오스님과 종원스님이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며 경찰에 봉쇄된 대한문 앞 광장을 돌고 있다.

  한 시민이 가로막고 선 경찰들을 향해 합장한 채 재에 동참했다. 

재를 집전한 청정승가 의장 진오스님은 재를 마친 후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재를 지냈다. 작은 촛불 하나와 꽃 세 송이, 생수 한 병, 고인의 나이를 헤아린 향 64개가 재물의 전부였다. 땅바닥이 재단이었다. 그러나 노무현 영가의 왕생극락을 빌었고,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했으니 의미 있는 재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진오스님은 이어 “그런데 이런 재를 왜 막느냐. 대통령을 지낸 분의 재를 정부가 이렇게 지내도록 해야 하느냐”며 경찰의 봉쇄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진오스님은 “머지않아 주권재민의 바람이 불어올 것”이라면서 발길을 돌렸다.

 

 

[출처 : 불교포커스]

 http://www.bulgyofocus.net/news/articleView.html?idxno=57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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