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도서] 저기 네가 오고 있다 - 공선옥 외 15인 作

홍은지 |2009.06.30 13:03
조회 66 |추천 0

 

 

[ 저기 네가 오고 있다 ] 

 

-공선옥 외 15인 作 -

 

 

두근

 

 

"사랑 없이 못 사는 사람과 사랑없이 사는 사람 중에 누가 더 나쁜 사람일까?"

77쪽

 

 

사랑이란 말은 언제 어디서나 누가해도 설레는 말이다.

하지만 사랑을 한 번, 두 번 겪으며 지내보다보면

설렌다는 말보단 아프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사랑도 있고,

행복하기만 하다고만은 할 수 없는, 그러나 마음 한켠이 그렇게도 벅차 올 수 없는 사랑도 있다.

 

사랑...

그렇기에 '사랑'이란 말은 수 세기를 지나오면서도 전혀 지루하지 않은,

인간이 짊어진 최고의 사색거리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은 그런 사랑에 대하여

16명의 문인들에게 묻는다.

 

 

"사랑이 뭡니까....?" 라고.

 

 

 

 

두근

 

 

사랑과 생명에 관하여 말할 때,

결국 말하여지지 않는 것들의 답답함 만이 말하여진다.

사랑은 결핍이고 상실이다.

17쪽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겠다는 윤동주처럼

사랑은 살아있다면 무엇이든, 살아있기에 언제든, 해야하고 하고만 싶은 것이다.

숨쉬는 것처럼 내가 살기 위해 하는, 살아가는 이유로서 존재한다.

 

그러나, '공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처럼 '사랑이 무엇이냐'는 것에 대한 대답은 너무도 어렵다.

누구나 하나씩의 정의를 가지고 있으나 그 정의 중 옳고 그른 것을 찾아낼 수 없으며

그것의 실체를 확인할 수도 없는, 그러면서도 교묘히 존재하는.

 

그래서 한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사랑, 그것은 결핍이고 상실이라고.

 

그 말은 곧,

정의할 때마다 뭔가 모자란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가

그렇게도 정의하기도 힘든 것을

매일 매일, 억지로도 아니고 아주 자연스럽게,

잘만 하고 살고 있다는 게,

한 번쯤은 칭찬해줘야 할 일은, 또 아닐까.

 

 

 

 

두근

 

 

글쎄요. 나는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어느 날 모든 일상을 공유할 수 있을 때를 말입니다.

하지만 억지로는 되는 일이 아니겠죠. 밤과 낮을 바꿀 수 없듯이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세상에는 어둠이 있고 밝음이 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집니다.

사랑은 그 틈새에서 은밀하게 벌어지는 일이죠.

우리는 낙타처럼 무거운 짐을 지고 그 좁은 통로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 햇빛에 온통 물들어 있는 황금빛의 사막을 발견하기도 하겠죠.

그 한가운데에는 푸른 자작나무에 둘러싸인 오아시스가 있고요.

41쪽

 

 

당신은 사랑을 기다려본 적이 있는가.

또 당신이 하고 있는 사랑은 받는 사랑인가, 주는 사랑인가.

하나만 더, 당신은 일방(쌍방의 반댓말로써)의 사랑도 사랑이라고 생각하는가.

 

어느 작가는 사랑을 기다림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짧막한 단막으로 처리된 이 작가의 글은 16명의 작가 중에 맘에 들었던 글 세 편에 속한다.)

자신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아내를 위하여

몇 십년을, 아내를 위하여 조용히, 아내 눈에 띄지 않으며 살고 있는 남편.

소설이겠거니 싶지만 이 이야기는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주기만 했는데 그것을 사랑의 완성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싶다가도

주기만 했기 때문에 진정한 사랑인 것도 같고

누가 사랑을 주고 받는 거래라고 생각하게 했는지,

그것은 내 욕심이 시킨 짓은 아닌지 되묻게 했다.

 

주고 받는 거래를 지나

그저 사람과 사람의 틈새를 지나다니다 생긴 조금은 커다란 틈이 사랑이고

그  틈은 곧 서로 부딪히진 않을까 피해만 다니던 사람들끼리

마주보고, 나란히 걷고, 쉬고, 이야기하는 곳이 되어서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자리잡게 되는,,,

그래서 그곳이 있기에 사람들 틈새가 아름다워지는, 그런 것이라고 

작가는 말하는 듯 하다.

 

생각만으로도 아름다운 사랑이다.

 

 

 

두근

 

 

이 소설에서 암시하듯 지나간 모든 사랑은 그저 한 편의 서커스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그 때는 서로를 잘 안다고 믿고 있었으나 지나고 나면 상대에 대해

실은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가 있다.

그런데 그러한 사랑이 오히려 세월이 흐를수록 가슴에 더 큰 파문을 남기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누군가와 이미 헤어진 경험이 있고

그래서 지금도 가끔 쓸쓸함을 느끼는 사람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소설이다.

그럴 땐 귀에서 눈물이 날 정도로 아주 쓸쓸한 게 나을 테니까.

43쪽 <서커스가 지나간다> 책 소개 中

 

 

사랑은 한 편의 서커스다.

 

새로운 느낌의 정의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말은 사랑에 대해 너무 적나라한 면을 보여주는 듯 하다.

'잘 알고 있다고 믿었으나, 실은 전혀 아는 게 없었다.'

헤어지고 나서야 깨닫는 나의 오만함에 경종을 울리는 글귀.

 

사랑을 알아가는 것이라고 정의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알아가기 위해선 배움이 있어야하고, 혹은 스스로의 깨달음이 있어야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의 스승이 되고,

서로가 서로를 의지한 학습자가 되며,

   헤어짐은, 가끔 아니, 매번 '깨달음'을 안겨준다.

 

귀에서 눈물이 나도록 아주 쓸쓸한 느낌을 나도 이 책을 읽으며 받았다면

나도 어느 정도, 사랑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되는 걸까.

 

그렇게 나의 오만함이 또 한 번 고개를 드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앞선다.

 

 

 

두근

 

 

나는 사랑의 옳고 그름을 말하지 않는다.

오직 사랑 그 자체를 말한다.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가 없는가가 문제이다.

당신은 당신의 사랑을 이 삶 속에서 감당할 수 있는가?

83쪽

 

 

나는 종종 보아온 듯 하다.

자기가 안고 있는 사랑을 이 세상에선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며 헤어지는 사람들을.

 

불륜이고, 합륜이고,

연인이고, 가족이고,

더 자잘하게는

잘생겼고/못생겼고, 직업이 맘에 들고/안들고,

성격이 맞고/안맞고, 조건이 좋고/안좋고.

아니면 정말 치명적으로 그것이 설령 남남이고 여여라고 해도

그것은 문제가 아닌 듯 하다.

 

사실 문제는,

'당신이 그 사랑을 껴안고 이 세상에 뛰어들 자신이 있는가'이다.

 

당신, 감당할 자신은 고사하고

감당해보려고 아둥바둥거릴 생각은 있는 것인가.

 

편안한 사랑만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혹시, '편안한 사랑'이 아니라 '편안한 생활'이 하고 싶은 것은 아닌지.

 

 

 

두근

 

 

 

사랑에는 달리 목적이 없다. 사랑 외에는.

86쪽

 

 

가끔 결혼은 사랑의 완성으로 이야기되어진다.

하지만 '완성' 혹은 '달성'이라는 말이 사랑에도 적용이 되는지는 의문이다.

 

완성이란 말에는 항상 목적, 목표라는 것이 수반된다.

당신은 사랑을 목적을 위해 하는가.

 

그러니까 결혼을 위해 사랑을 하고,

번듯한 가정을 위해 사랑을 하고,

재력을 과시할 목적으로 사랑을 하는가.

그것은 아닐 것이다.

 

사랑하다 보니 결혼도 하고, 이별도 하고 그런 것 아닐까.

그렇다면 뭔가 주객이 전도되고, 인과과 뒤틀어진 말이 '사랑의 완성'이란 말 같다.

 

사랑을 하는 데 아무 목적을 두지 말자.

사랑 외에는.

 

작가가 건네는 세상 그 어떤 주례사보다 멋진 말이다.

  

사랑의 완성을 위해 사랑하지 말자.

가끔 결혼하면 사랑하지 않고 살게 되는 원인이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닌지

문뜩 그런 생각이 든다.

 

 

 

두근

 

 

작가는 사랑을 쓰면서 비로소 그 사랑에서 놓여난다.

그러나 사랑은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어서,

이별도 해방도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103쪽

 

 

지난 어느 독후감에서 말한 것 같다.

누군가 '사랑에 관한 책이 이렇게 많은 지 몰랐다'고 말하며

'인생에서 사랑이 그렇게 중요한가요?'라고 되묻더라고.

 

요즘엔 사랑이 제 인생의 전부에요, 라고 말하면 바보소리를 들을 것이다.

그렇다고 사랑따위, 다 필요없어, 라고 말해서도 안되는 세상.

세상에 적절히 적응하고 사랑이라는 정신적 작용에 물질적 평안을 안겨주기 위해

그러는 것이라 도 아주 적절한 핑계를 대기도 한다.

 

아마 이 부분은 위의 저런 질문을 했던 사람에게

한 작가가 다른 작가들을 대표하여 던지는 답일 수도 있겠다.

 

작가가 사랑에 대해 쓰는 것은

작가 개인적으로 자신의 사랑에서 놓여나는 행위이고

작가가 사회적 인물이라면 자신의 글을 읽는 독자들이 

새로운 사랑에 빠지고, 또 헌 사랑에서 놓여나길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야 사랑이, 세상이, 

올바로, 적절히, 돌아갈테니까.

 

 

 

 

 

 

 

 

두근 책 속의 말.말.말. 두근

 

 

 

사랑은 모든 닿을 수 없는 것들의 이름이라고, 그 갯벌을 가르쳐 주었다. 내 영세한 사랑에도 풍경이 있다면, 아마도 이 빈곤한 문가의 저녁 썰물일 것이다. 사랑은 물가에 주저앉은 속수무책이다.

10쪽

 

나는 사랑을 묘사하지 못한다. 늘 말이 막혀서 써지지가 않는다. 불륜이건 합륜이건 치정이건 순정이건 다 똑같다. 거기에 언어를 들이댈 수가 없다. 소설이나 영화에 나오는 사랑도 나에게는 잘 전달되지 않는다. 아마도 그것은 전달되거나 설명되지 않고 다만 경험될 뿐일 것이다. 경험될 뿐, 전달되지 않는 것이 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든다. 낙원은 그 지옥의 다른 이름일 터이다.

16~17쪽

 

사랑과 생명에 관하여 말할 때, 결국 말하여지지 않는 것들의 답답함 만이 말하여진다. 사랑은 결핍이고 상실이다.

17쪽

 

사랑이 삶을 얼마나 많이, 오래 끌어안고 있을 수 있습니까? 반대로 삶은 사랑을 얼마나 오래 끌어안아줄 수 있습니까? 오래 전에는 그 두 단어를 분리할 수 없었습니다. 사랑과 정염과 열정과 상처와 통곡과 오르가즘과 추락, 그 모든 단어들을 또한 사랑과 삶이라는 단어와 분리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도 실은 냉정한 것이 어느 쪽인지, 사랑인지 아니면 삶인지. 그 차가운 손이 어느 쪽의 것인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24~25쪽

 

완전한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다른 존재를 그토록 애 타게 찾아다니는 게 아닐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조차 너무 오만합니다.

39쪽

 

글쎄요. 나는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어느 날 모든 일상을 공유할 수 있을 때를 말입니다. 하지만 억지로는 되는 일이 아니겠죠. 밤과 낮을 바꿀 수 없듯이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세상에는 어둠이 있고 밝음이 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집니다. 사랑은 그 틈새에서 은밀하게 벌어지는 일이죠. 우리는 낙타처럼 무거운 짐을 지고 그 좁은 통로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 햇빛에 온통 물들어 있는 황금빛의 사막을 발견하기도 하겠죠. 그 한가운데에는 푸른 자작나무에 둘러싸인 오아시스가 있고요.

41쪽

 

이 소설에서 암시하듯 지나간 모든 사랑은 그저 한 편의 서커스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그때는 서로를 잘 안다고 믿고 있었으나 지나고 나면 상대에 대해 실은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가 있다. 그런데 그러한 사랑이 오히려 세월이 흐를수록 가슴에 더 큰 파문을 남기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누군가와 이미 헤어진 경험이 있고 그래서 지금도 가끔 쓸쓸함을 느끼는 사람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소설이다. 그럴 땐 귀에서 눈물이 날 정도로 아주 쓸쓸한 게 나을 테니까.

43쪽 <서커스가 지나간다> 책 소개 中

 

당신과 헤어졌지만 나는 당신과 헤어졌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당신과 헤어진 후 나는 늘 혼자였습니다. 하지만 외롭다거나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습니다. 당신의 사랑을 생각하면 나는 앞으로도 혼자일 수 있고, 영원히 외롭지 않을 것 같습니다.

59쪽

 

사랑에 빠진 뒤에도 몇 년이 지나 사랑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 남자는 어떻게 무숙을 알게 되었을까? 어떻게 무숙을 사랑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사월에 꽃들이 일제히 피어나고 칠월에 장마전선이 어김없이 몰려오고 십일월에 첫눈이 내리는 것과 같은 일일 것이다.

76쪽

 

사랑 없이 못 사는 사람과 사랑없이 사는 사람 중에 누가 더 나쁜 사람일까?

77쪽

 

사랑과 삶은 이리도 다르다. 삶은, 실은 순조롭게 죽어가는 일이다. 그리고 사랑은 사는 일이 아니라, 살아 있음 그 자체, 곧 죽음을 거스르는 생명력의 활동이다. 그러니 삶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은 반역자이고 순교자이고 혁명가이다. 그래서 사랑이 영원히 문제적 화두인 것이다.

77쪽

 

나는 사랑의 옳고 그름을 말하지 않는다. 오직 사랑 그 자체를 말한다.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가 없는가가 문제이다. 당신은 당신의 사랑을 이 삶 속에서 감당할 수 있는가?

83쪽

 

사랑에는 달리 목적이 없다. 사랑 외에는.

86쪽

 

삶 속에서 사랑하기, 자기 확신과 사랑의 은유가 시작될 때 사랑은 드디어 내실로 들어선다.

87쪽

 

사랑한다는 것은 그처럼 철저하게 상대의 존재방식에 따르는 일일까. 성스러운 것은 희생을 요구한다. 그리고 성스러운 것은 주저함 없이 희생의 요구에 응한다. 그것은 절대적이고 외곬수적이고 영속적이다.

89쪽

 

‘사랑은 일시적인 정신 장애이며, 일상적인 사소한 중독일 뿐이다.’

96쪽

 

아, 매번 사랑을 쓰는 일은, 매번 사랑을 하는 일만큼이나 설레고 황홀하고 곤란하고, 그리고 피로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또 소설 끝에 그녀를 빌려 쓴 것이리라. ‘사랑한 후엔 긴 비행을 마치고 내려왔을 때처럼, 귀가 먹먹하고 피로가 몰려온다. 그녀는 휴식이 필요하다’고. 사랑은 우리 몸의 염분, 우리 영혼의 소금과 같다. 내가 아는 한 소설은 인간을 탐구하는 학문, 인간학이다. 사랑은 인간의 영역을 확장시켜주는 몇 가지 감정 중 가장 강력한 것이다. 나는 그동안 사랑을 얼마나 쉬었던가, 그러고 보니 또 다시 사랑을 쓸 시간이 된 것 같다.

96~97쪽

 

어렸을 때 내게 사치라는 것은 모피 코트나 긴 드레스, 혹은 바닷가에 있는 저택 같은 것을 의미했다. 조금 자라서는 지성적인 삶을 사는 게 사치라고 믿었다.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한 남자, 혹은 한 여자에게 사랑의 열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사치가 아닐까.

<단순한 열정>, 작가 에르노의 마지막 문장 옮김

100쪽

 

작가는 사랑을 쓰면서 비로소 그 사랑에서 놓여난다. 그러나 사랑은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어서, 이별도 해방도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103쪽

 

 

나머지 부분들은 오고가는 버스와 전철 안에서 보느라 표시해 둘 수 없었음을 아쉽게....알림ㅠㅠ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