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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깔끔떠는 울 아이! 결국 살균기 구입......ㅋㅋ

조한나 |2009.06.30 13:48
조회 5,043 |추천 4

깔끔한 우리 아이 숟가락 하나도 그냥 안 먹어요

 


 

 

우리 둘째가 하루 중 제일 많이 하는 소리는 엄마, 아빠도 아닌 “더러워!”입니다.
네, 네. 제대로 못 가르친 제 잘못도 크죠.
저나 남편이나 원래 깔끔을 떠는 편이긴 하지만 얘는 해도 해도 너무 합니다.
옷도 절대 두 번 이상 입지 않습니다. 빨래요? 얘 땜에 하루에 두세 번은 기본이죠.
시골 시댁에 가서는 할머니가 손으로 쭉쭉 찢어주는 김치, 더럽다며 입을 막습니다.
저 시엄니 눈치 보느라 혼났죠.

 

 


 

며칠 전엔 이 여름에 얇은 장갑을 사달랍니다.
이유인즉슨 체육시간에 포크댄스 배우기를 하는데 짝꿍 여자애 손이 지저분해서 싫다나요?

아이고, 머슴애가 어쩜 이리도 까탈을 떠는 지.

 

 

 


얘보다 백배는 더 유난 떨 겁니다~

사실 제 잘못이 크긴 합니다.

두 살 터울의 첫째 놈이 아토피와 피부병으로 엄청 고생했었거든요.

내가 너무 무신경했나 싶어 자책감이 컸습니다.
그래서 둘째가 태어났을 때는 유난이란 유난은 다 떨었죠.
그 곰탱이같던 신랑까지 합세해서 말입니다. (첫째 때 병원 다니고 하느라 식겁했으니까요)

 


 

 

유기농 먹거리에 애들 장난감과 식기와 옷가지들은 이틀에 한 번 꼴로 삶고 빨고.

한 달에 두세 번 이불빨래 하다 보니 팔뚝이 최홍만 저리 가라입니다.


행여나 감기라도 걸릴까 외출에서 돌아오면

바로 화장실로 애를 데리고 들어가서 손발을 빡빡 씻겼습니다.

그것도 데톨 같은 걸로 말이죠.

 이러다 보니 요 녀석 크면 클수록 지 엄마보다 더합니다.

보고 들은 게 다 그거니 어쩌겠습니까.

 

지난 번엔 장을 같이 보러 갔다가 길거리에서 할머니가 파는 오이와 양배추를 사와

샐러드를 만들어 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이 끝까지 안 먹겠다네요.

 

 

 

 

“더러워! 길거리에 먼지도 많고, 나 아까 벌레도 몇 마리 봤어!”
벌레가 있어야 농약을 안 친 거라니까 그래도 싫답니다. 에휴… 상전이 따로 없죠.
게다가 수저랑 식기도 꼭 자기 것만 쓰려 합니다. 아무리 씻어도 남이 쓰던 건 ‘더.럽.대.요’
(제 배로 낳은 놈이지만 참 얄밉죠? ㅡ.ㅡ;;)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데,

잘만 커주면 고맙다 싶어 워터살균기라는 걸 하나 구입했습니다.

애들 어릴 때처럼 매일같이 삶고 빨고 세척하고 할 자신도 없고(저도 나이가 들어서리…)

그렇다고 내버려두자니 더러워서 안 먹겠다는 놈이니…

 

 

 

 

일부러 보란 듯이 요 녀석 앞에서 지가 먹을 야채를 세척해 봤습니다.

그런데 이게 워터살균기라서 말이죠.

끓이거나 뭘 약을 넣거나 하는 게 아니어서인지 이놈이 의심을 합니다.

 

 

 

 

그래서 저, 설명서랑 홈페이지 뒤져가며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외판원도 아닌데 말이죠 =.=
통에 과일 넣고 이 뚜껑(노즐이죠^^;;)만 넣으면 세균들 다 죽는대~
제 노력인지, 과학 좋아하는 요놈 머리 덕분인지 금세 이해하더군요.

 

 

 

 

요즘은 “더러워!”라는 말은 잘 하지 않습니다.

대신 다른 말이 그 자릴 대체했는데요, 오늘 아침 식탁에서도 한 마디 하더군요.

 


 

 

“엄마, 내 숟가락 클리즈에 넣었어?”
(클리즈가 워터살균기 제품명이거든요)

추천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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