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이 얼마만큼의 눈물을 흘려낼 수 있는지 알려준
한 남자를 사랑했습니다
사진을 보지 않고도 그 순간 그 표정 모두를 떠올리게 해주는
한 남자를 사랑했습니다
멀쩡히 잘 살고 있던 사람 멀쩡한데도 잘 못 살게 하고 있는
한 남자를 사랑했습니다
신이 잠을 자라고 만드신 밤을 꼬박 뜬눈으로 보내게 만드는
한 남자를 사랑했습니다
우연히 들려오는 노래가사 한 구절 때문에
중요한 약속 망쳐버리게 만드는
한 남자를 사랑했습니다
스포츠 신문 오늘의 운세에 애정운이 좋다 하면
하루종일 전화에 신경 쓰이게 만드는
한 남자를 사랑했습니다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던 내 이름을 참 따뜻하게 불러주었던
한 남자를 사랑했습니다
담배연기는 먹어버리는 순간 소화가 돼
아무리 태워도 배가 부르지 않다는 걸 알려준
한 남자를 사랑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그 남자도 나를 사랑하고 있을지는
그저 모든 이유를 떠나
내 이름 참으로 따뜻하게 불러주었던
한 남자만 사랑하다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