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버리지 않고는
한 움큼의 진실도 얻을 수 없었다.
잘못을 고백하지 않고는
한 움큼의 진실도 얻을 수 없었다.
반성한다는 것은 상처에게 길을 묻는 것이다.
상처는 눈물이 되기도 하고 길이 되기도 한다.
진실 앞에서 눈을 감을 때마다
등짝을 후려치는 꽃다발이 되기도 한다.
개나리 꽃을 꺽어본 아이들을
개나리 꽃을 사랑할 수 있다.
잠자리 날개를 꺽어본 아이들은
잠자리를 사랑할 수 있다.
쓰러질때마다 진실 한 조각을
주울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몰랐다.
넘어지면 일어서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몰랐다.
그림을 자꾸자꾸 망쳐야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을 몰랐고,
풀꽃들은 일어서기 위해 당당히 쓰러진다는 것을 몰랐다.
나는 눈사람처럼 무너져야만 했다.
진실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면,
나는 눈사람처럼 일어서야만 했다.
쪽팔린다 해도.
상처 받는다 해도.
눈사람처럼 한걸음도 걸어갈 수 없다 해도.
진실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면,
정말 진실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면.
이철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