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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유’ 문채원, 또다시 외사랑 좋은 선택일까?

이강율 |2009.08.01 01:16
조회 183 |추천 0

'찬란한 유산'의 숨은 일등공신은 문채원이었습니다. '찬란한 유산'에서 문채원은 '이승기 신드롬'과 한효주의 발랄한 매력에 다소 가린 감이 있긴 했지만 승미 캐릭터를 훌륭하게 연기해내며 시청률 40%대 중반의 높은 인기를 견인했습니다.

마지막회를 보면서 어떤 의미에서 '찬란한 유산'의 주인공은 문채원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이승기를 향한 애틋한 외사랑 때문에 거짓과 위선으로 갈등을 조장해야 했던 슬픈 운명의 주인공이었거든요. 고운 마음씨를 지녔음에도 사랑 때문에 선한 마음까지 버려야 했죠. 스스로를 포기할 정도로 아픈 사랑의 운명을 감수한 인물이었습니다. 문채원은 더없이 잘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문채원이 '찬란한 유산'의 여운이 여전히 아련하게 남아 있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애틋한 외사랑 연기를 펼치게 됐습니다. 윤은혜 주연의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일편단심으로 윤상현을 바라보는 여인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면서 줄곧 그를 바라보고 또 도움이 되려고 헌신한 캐릭터라는 점에서 '찬란한 유산'과 유사한 점이 적지 않은 듯싶습니다.

 

 

배역명은 여의주라고 하네요.굳이 차이점을 찾아내자면 '찬란한 유산'의 승미는 차분한 성격을 지닌 고전적인 매력의 소유자입니다. 반면 '아가씨를 부탁해'의 여의주는 상큼하고 발랄한 신세대의 매력을 과시하는 캐릭터입니다.

문채원 입장에선 차분한 고전미를 보여주다가 상큼발랄한 신세대로 변신해서 가슴 저린 외사랑을 하게 되는 셈이네요. 내용물은 큰 차이 없지만 포장지는 바뀐 경우라고 해야 할까요.

 

 

그러고 보면 문채원은 '바람의 화원'에서도 신윤복을 향해 이루어질 수 없는 외사랑을 보냈던 금기 정향으로 등장한 바 있습니다. 당시 호연을 펼친 덕분에 방송가에서 주가를 높였고 '찬란한 유산'의 대박으로 이어진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3연타석 외사랑 연기에 나서는 형국이 됐는데요. 과연 문채원이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여의주 역을 맡은 것은 좋은 선택이었을까요.

일단 문채원 측의 설명을 한번 들어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소속사 관계자는 "비록 외사랑이긴 하지만 성격이 많이 다르다"고 했습니다. "그 동안 차분하고 조용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문채원이 모처럼 밝고 상큼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점에서 색다른 매력을 보여줄 기회로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또한 "'찬란한 유산'의 승미는 악녀 캐릭터였지만 '아가씨를 부탁해'의 여의주는 결코 악녀가 아니다. 쿨~하게 한 남자에 대한 외사랑을 갈무리하는 여자다. 시청자의 응원과 동정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설명을 곁들였습니다.

자, 그러면 이제 좋은 선택인지 여부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물론 좋고 나쁘고를 분명히 나눠 결론을 내리긴 힘들 겁니다.

 

 

새로운 매력을 과시할 기회라는 점에서 '아가씨를 부탁해'는 문채원에게 훌륭한 무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매력은 연기자로서 문채원을 업그레이드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다른 의견이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악녀'라는 차원에서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문채원은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윤은혜와 윤상현 사이에서 사랑이 싹트는 과정을 안타깝게 지켜봐야 하는 캐릭터입니다. 결국 삼각관계가 형성되겠죠. 이런 상황에서 악녀 캐릭터가 없다면 극적 재미는 낮아질 게 분명합니다. '찬란한 유산'도 김미숙과 문채원의 걸출한 악녀 연기 덕분에 최고 인기를 누릴 수 있었거든요.

 

 

결국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문채원이 악녀 연기를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면 재미의 상당 부분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물론 '아가씨를 부탁해'의 연출자인 지영수 PD의 성향을 놓고 볼 때에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지영수 PD는 악한 캐릭터를 싫어하기로 유명한 연출자입니다. 외사랑 캐릭터도 쿨하게 그려내는 역량을 지녔죠. 대표적인 사례는 "오필승 봉순영'에서 쿨한 여인의 지존급 활약을 펼친 박선영이었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한계는 있었습니다. 이후 작품들에서 지영수 PD는 너무 착한 캐릭터들만 보여준 탓에 조금 심심해졌거든요. 착하고 가슴 따뜻한 수작을 만들긴 했지만 대중적인 인기는 완성도 만큼 얻지 못했죠. '아가씨를 부탁해'에선 조금 달라질 여지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게다가 만일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문채원이 어느 정도 악녀 연기를 보여준다고 해도 승미 정도의 강렬함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의미가 많이 퇴색될 겁니다. 문채원으로서는 퇴보의 길에 놓일 수도 있고요.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닌 듯한 인상의 글이 됐네요. 그러나 아직 뚜껑은 열리지도 않았습니다. 문채원은 7월 31일에야 첫 촬영에 임했으니 여의주 캐릭터에 어떤 색깔을 칠해 어떤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지 여부는 이제 시작이거든요.

 

 

문채원은 꾸준히 발전하는 연기자입니다. 데뷔한 지 이제 3년에 접어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발전 속도도 대단히 빠르고요. 흡인력 강한 매력의 소유자이기도 합니다. '아가씨를 부탁해'를 통해 훌쩍 더 성장한 모습을 보게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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