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여름 스크린 속 여배우들의 '고생기'가 눈에 띈다.
하지원, 신민아, 정유미 등 한국 영화 속 '핫'한 젊은 여배우들이 도망가고 넘어지고 구르며 흙 묻히는 등 전에 없던 고생 체험기를 보여준다.
'킹콩을 들다'에서 배우 조안이 역도를 통해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시골소녀 영자로 분해 8kg를 찌운 모습으로 등장하더니, 올 하반기 한국 블록버스터의 포문을 연 '해운대'에서는 도시 미인 하지원이 부산사투리를 구사하며 햇볕에 그을린 피부로 커다란 티셔츠에 머리를 하나를 질끈 묶은 억척스러운 횟집 여주인 역으로 분했다. 극중 여성스러운 면모와 구수한 부산사투리로 코믹함을 동시에 자아내는 하지원은 메가 쓰나미에 도망치며 물과 한판 사투를 벌인다.
'물 오른 미모'라고 평가받고 있는 신민아는 영화 '10억'에서 목표 없이 이것저것하며 살다가 '10억 서바이벌 게임쇼'에 선발돼 참여하는 피자배달원 조유진으로 분해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작열하는 사막에서 제대로 씻지도 않고 맨몸으로 구르며 온통 흙 분장과 피 분장을 한 채 밀림 속을 헤매는 등 보기만 해도 막막한 힘든 도전을 펼쳤다. 몇 일 동안 씻지도 않은 듯한 얼굴, 아무렇게나 묶은 것을 넘어 잔뜩 헝크러진 헤어 스타일이 기존 신민아의 모습과 전혀 달라 새롭다.
올 여름 영화 '차우'와 '10억'을 통해 배우로서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준 정유미는 각각 교정기를 낀 채 멧돼지 하나에 목매는 대학원생 털털녀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가 필연적으로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한 모범생으로 분했다. 공통점은 살기 위해 사투를 버리며 숲 속에서 구르고 넘어지는 것은 기본이라는 점. '차우'에서는 애벌레까지 먹어가며 열연을 펼쳤다.
이들 여배우들은 모두 '두려움의 대상'으로부터 쫓기고 생존을 위해 몸부린 친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든 촬영장에서는 남자 배우들보다 여배우들의 악바리 같은 근성이 더 빛난다는 후문. 또 어쩔 수 없이 '미모'를 감추고 캐릭터에 집중한 이들이지만 관계자들과 팬들에게서는 "그래도 미모는 감추지 못한다", "팔색조의 모습을 뽐냈다"는 반응이 많이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