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있었던 일입니다-.
심심해서 한 번 써볼게요-.
편의상 반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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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만덕에 갈 일이 있었다-.
누구를 만나러 (요즘 약속 생기면 괜히 자랑스럽다. -_-)
매일 집에만 처 박혀 있다가 생긴 오랜만의 외출에
마음도 산뜻, 옷차림도 산뜻, 얼굴도 산...................뜻? (이건 아니고)
머 어쨋든 중간과정 다 생략하고..
식사를 하기로 했다.
돈이 많았던 건 아니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인데 김밥천국에서 밥을 먹기는 좀 그렇고 해서
소위 말하는 '칼질' 을 하기 위해 경양식 집을 찾았다. (절대 비싼 집은 아니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STEAK 의 맛은 매일 라면에 길들여진 내 혓바닥의 반응속도를
3배로 올리는데 충분했고 은은한 클래식 소리는 피시방에서 마린,메딕 디지는 소리(아악~~ ㅠㅠ)
에만 길들여진 내 귀를 엘프처럼 '쫑긋' 만들기 충분했다-.
사건은 여기부터 시작이다-.
어느 한 신사(?) 분이 등장하신 것이다. 일단 사건진행을 위해서 외모부터 설명해 보겠다.
약간 빗겨진 대머리에 금빛 뿔테 안경과 함께 검은색 정장과 약간 간지나는 넥타이까지..
거기에 포인트는 정장 왼쪽 중간부분에 달려있는 꽃 뱃지(?).
아실려나 모르겠지만 2004년 총선이었나? 그때부터 윗대가리 분들에게 유행하기 시작한
이 꽃뱃지. 빨간꽃 3송이와 함께 초록색 화분비스무레 한 것으로 구성된 꽃뱃지. (더이상 묘사는 힘들다 ㅠ)
아- MBC 뉴스 엄기영 앵커는 뉴스할때마다 달고 나왔었다.
참고로 나는 고등학교때 교포 대신 그 뱃지 달고 학교갔다가 교문에서 주임한테 걸려
맞아 디질뻔한적이 있다.
음. 이야기로 돌아가서 그 분은 마치 그 지역의 국회의원? 구의원? 정도는 되보였다. 적어도 외모는.
거만도가 약간 섞인 표정으로 식탁에 앉으신 그 분은 친절하게 메뉴판을 보여주는 웨이터(러)? 에게
주문을 했다.
" 음. 여기에서 가장 비싼 음식으로 가져오게-."
참고로 그 레스토랑은 그렇게 비싼편은 아니었다. 나는 순간 존경의 눈빛으로 그 아저씨를 바라보았다.
" 손님, 그러면 여기 있는 등심스테이크로 해드릴까요-?"
등심스테이크가 약 3만원 대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자 그 손님. 메뉴판과 가격을 잠시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음.. 이빨이 아파 등심스테이크를 못 먹겠구만-. 여기 있는 돈가스로 바꾸겠네"
아마 돈가스는 5000원인가 6000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웨이터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빨이 아파 30000원짜리 등심을 못 먹고 6000원 짜리 돈가스를 먹겠다는
그 신사분께 어쨋든 미소는 지으면서 주문을 받아갔다.
솔직히 그 상황 좀 웃겻다. 현대카드 CF에서 나오는 "좀 깍아주시죠" 하는 그 멘트처럼.
양식은 메인메뉴가 나오기 전에 스프가 나온다. ( 맛있었다 )
그 신사분은 스프를 다 먹고 웨이터를 다시 부르셨다-.
참고로 부를 때 어떻게 불렀냐 하면
두 손을 오른쪽 귀 15cm 사이드로 올린다음 (따라해 보세요 여러분)
왼손을 고정시킨 다음 오른쪽 손으로 왼손을 치면서 4분의 3박자 로
박수를 짝.............. 짝 .................. 짝...........
오해하실 분들을 위해 그 식탁에는 웨이터를 부를수 있는 호출기가 달려 있었다고 말씀드린다.
어쨋든 웨이터는 친절하게 웃으면서 달려간다-.
"네 손님-. "
그러자 신사분께선 인자한 미소를 지으면서 스프를 하나 더 주문했다.
"여기 죽이 참 맛있네 그려-. 한 접시 더 줄수 있겠나?"
(말투는 사극에서 나오는 말투 하오체 비슷?? )
옆에서 모든걸 지켜본 나로서는 그 상황이 너무 웃겼다.
하지만 그 신사분은 참 매너좋으신 분이다. 욕 하는건 아니다. 그냥 웃겻을 뿐이다.
식사를 의외로 빨리 하신 그 분은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가셨다.
그가 떠난 자리에는 접시 밑에 깔린 배춧잎이 아닌 김치쪼가리 몇 장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스님 드실 냉면밑에 고기 까는 처럼 접시 밑에 팁을 까신 매너좋으신 그 분-.
계산을 마치고 안녕히 가세요 라는 점원의 말에 (따라해 보세요-.)
다시 오른손을 오른쪽 귀 사이드 15cm 로 올리고 검지 손가락만 편 다음에.. (조심하세요. 둘째손가락)
벽시계의 추 처럼 양사이드각도 25도로 천천히 손가락을 움직이시며
뒷모습을 보이는 그 분의 모습이 그렇게 멋질수가 없었나....?
나도 일할때
가끔 이런손님이 오셔서 짜증나는 알바생활에 활력소를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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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도 거의 끝나가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