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조금늦은시각 순딩이신랑은 잠시 친구의 부탁으로
각시가 아닌 친구의 기사가 되어 차끌고 나가고
이때다 싶어 이제서야 빼꼼하게 신방문을 두드리는 각시입니다
갑자기....
지난주말 시댁내려갔던 일이 생각나서 손이 근질근질한 아줌씨 ㅋㅋㅋㅋ
참 오랜만에 시댁을 내려간 어리버리 부부입니다
하나밖에 없는 외며느리 항상 바쁘단 핑계로 늘 등한시 하는 시댁
그래도 언제나 싫은내색한번 안하시는 부처님같은 맘씨의 어머님 아버님 그리고 형님
" 어머님 저 이번주에 내려가면 맛있는거 사드릴께요 뭐 드시고싶으세요?"
" ㅎㅎㅎㅎ 왜? 맛난거 사주게 ? 그럼 기운도 없는데 삼계탕한마리 먹을까?"
"삼계탕이요? ㅎㅎㅎㅎ 네 그럼 그거 먹으러 가요 "
이렇게 어머님아버님께 삼계탕 사드리겠습니다 애교 아닌 애교를 부리며
일요일 아침에 부지런히 준비를 하는 부부입니다
허나 요즘 각시도 영 몸상태가 좋지않아 몇일째 잘 먹지못하고 골 골 하고있네요
" 엄마한테 함 물어볼까? 알잖아 울엄마 거의 반은의사 다 되신거 증세말하면 ..... "
이런 이런 철없는 신랑같으니라고
" 내참 할소리를 해라 새파랗게 젊은 며느리가 시어머니앞에서 앞으다고 골골하고있음
퍽도 좋아라 하시겠다 한여름 힘들게 과일장사하신 어머님도 힘든내색 안하시는데
아직 고생도 안해본 며눌이 아포요 아포요 하면 이뻐 보이시겠다고요 행여
어머님 앞에서 **이(각시이름) 가 아프니 기운이 없니 못먹니 이런소리했단봐
아주 고부간 관계 정을 뚝 뚝 끊어놔라 응?"
엄포를 놓는 각시입니다 뭐 자기마눌 생각해주는 순딩이 신랑의 맘은 모르는바가 아니나
그래도 어른앞에서 젊은사람이 아프다 아프다 하는건 각시생각에 영~~아니것같습니다
이렇게 시댁근처 삼계탕집에 도착
친구분들과 나물캐러 산에 가셨다는 아버님은 참석못하시고
형님과 어머님 그리고 어리버리 부부의 단란한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ㅋㅋㅋㅋㅋ
지금부터 이집 순딩이 신랑과 어머님의 대화가 참 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 난감한
시츄레이션을 만듭니다
어머님이 먼저 말씀하십니다
" 니들꺼 깍두기좀 담가놨다 이따 올라갈때 가지고 가 "
"응 알았어? 익었어?"
" 아니 냉장고에 한 이삼일 묵혀놔 그럼 맛들껴 근데 왠일로 차를 다 끌고왔냐
이젠 길 막힌다고 차 안끌고 다닌다며 "
"응 엄마 깍두기 실어갈려고 "
" 어허 이놈이 ㅋㅋㅋㅋ 야 이놈아 내가 언제 니한테 깍두기 담갔으니 차끌고와서 실어가라
했냐? 지금 첨 말했구먼 능구렁이 같은놈 "
" ㅎㅎㅎㅎㅎ 다 알아 엄마가 뭘 줄지 이미 텔레파시로 안다니까 "
" 에라이 이놈아 싱거운놈 "
그때 삼계탕이 나오고 먹음직스런 누드닭들이 뽀얀살을 부끄러운듯 보여주며
각자 한마리씩 자리를 잡습니다
마지막으로 각시앞에 닭이 놓이자 이 푼수쟁이 신랑 꼭 한마디 합니다
" 이거 다먹고 기운좀내 많이 먹고 기운차려 "
" 어허 이놈봐라 장가 보내놨더니 지엄마 기운없다하는소린 귓등으로 듣고
그저 지 각시 챙기기 바쁘네 ㅎㅎㅎㅎㅎ 내참 니각시 기운없을까 그리 걱정되냐?"
"아니 엄마 그게 아니라 사실?"
" 어흠 흠 흠...어머님 뭐 더 드시고 싶은건 없으세요? 여기 다른것도 하는것같은데 "
바로 말을 막아버리는 각시의 쎈쑤
" ㅎㅎㅎ 아니다 뭐 닭한마리 먹으면 됐지 ㅎㅎㅎ 어여 너도 많이 먹어"
아주 아주 이집각시 가끔 저 센쑤를 집에있는 냉장고속에 넣고다니는 신랑땜에
등에서 식은땀이 다 납니다
도란 도란 대화가 이어지고 또 불쑥 말을꺼내는 신랑
" 엄마 근데 요즘 포도값 비싸?"
" 뭐 그냥 그렇지 뭐 왜?"
"아니 5키로에 4만원정도 하더라고 동네마트에서 깜짝놀랬어 넘비싸서"
"응 그건 일찍 나온 하우스 포도라 그랴 그건 비싸"
"그래? 그래서 한박스못사고 두송이만 달랑샀네 "
얼마전 각시가 먹고싶다는 말에 잠깐 동네마트가서 사온 포도를 말하는겁니다
"ㅎㅎㅎㅎ 엄마꺼 한상자 만 오천원에 사가?"
순각 각시 눈이 반짝 반짝 빛이납니다
"어? 진짜요? 어머님? 어머님껀 포도가 아니라 거의 거봉수준이잖아요?
자갸 진자 싸다 ㅎㅎㅎㅎ 우리 사가자 "
그러자 이 바부탱이 신랑 한마디합니다
"에이 뭘 사가 가지고 가는거지 이따 한박스 가지고갈께요 "
두두둥
"아니 이놈이 지 애미는 땅파서 장사하냐? 아주싸게 줬더니 그냥 가지고가 이놈이
칼만 안들었지 강도네 싫다 이놈아 누구맘대로 그냥 가지고가 "
각시와 형님은 웃음이 납니다
언제나 어머님의 과일은 마치 밭에서 그냥 따오는것처럼 무상으로 턱턱 실어온 부부
그런데 오늘따라 어머님도 만만치 않으십니다
" 그럼요 어머님 만오천원도 거전데 당연히 사가야지요 "
각시가 제법 어울리지않게 애교섞어가며 말을합니다
" 그치? 이놈아 지 각시생각하는거 반도 생각못하냐? 니들도 이제 내 과일 사먹어"
"아이고 이제 엄마 과일은 다 돈내고 사먹겠네 ㅎㅎㅎㅎㅎㅎㅎ "
형님도 웃음이 나오시는지 연신 ㅋㄷㅋㄷ하십니다
이윽고
그렇게 화기애매한 점심시간은 끝나고 형님은 약속이 있으시다며 다시
자리를 비우시고 그사이 각시는 잠시 약국에들려 각시약과
또 피로회복제를 삽니다
" 이건 뭔 약이야?"
"응 피로회복제"
" ㅎㅎㅎㅎ 역시 울각시밖에 없어 신랑 운전오래했다고?"
" 어이쿠 꿈 깨셔 랑이꺼 아냐 이거 어머님꺼지 어제 잠잘 못주무셨다잖아
밤에 잠 잘못주무시고 기운없으실때 드시면 좋데 "
이렇게 약을사들고
다시 집으로 향하는 두 부부
" ㅎㅎㅎㅎ 아이구 나 기운없다고 뭐 또 곰방 이런걸 사와 ㅎㅎㅎㅎ 그래 잘 마실께
난 또 장사하러 나가야 되니께 니들은 좀 쉬었다가 곰방올라가
일요일이라 차도 많이 맥힐텐데 이놈아 이따 가기전에 엄마 장사하는디로 와
과일실어가야할꺼아녀 "
" ㅎㅎㅎㅎ 어머님 저도 나갈까요? 뭐 도와드릴꺼라도 "
" 니도 나오게 나와서 뭐 할께 있다고 더운디 좀 쉬었다 올라가 ㅎㅎㅎㅎㅎ"
이렇게 횡하니 또 장사하시러 나간 어머님
그세 각시는 바쁘셔서 미쳐 못하신 설겆이며 주방정리좀 합니다
시간은 또 지나서
올라가야할시간
약속대로 어머님이 장사하시는곳으로 간 두 부부
각시는 늘 이때가 가장 죄송스럽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무거운 과일상자를
올리고 내리고 하시는 어머님께 아무런 도움도 못되어드리고 늘 받기만 하는 철부지 며느리
그래도 항상 웃음으로 보내주시는 어머님 너무나도 고마운 분이십니다
" 안녕하세요 ㅎㅎㅎ 안녕하세요 "
주위에서 함께 장사를 하시는 아주머님들께 인사를 하는 부부
"응 신혼부부왔네 ㅎㅎㅎㅎㅎ"
" 그래 니들 포도는 저기있다 좋은것만 담았으니까 잘 실어가 "
" 예 어머님 잘 먹을께요 "
그때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신랑
"자갸 복숭아 먹을래?"
"복숭아? ㅎㅎㅎㅎ 어머님 이건 얼마에 파세요?"
"잉? ㅎㅎㅎㅎ 그건 한바구니 오천원 팔어"
" 그래요? 자기야 그럼 아까 포도값 만오천원하고 이 복숭아값 오천원
어머님 이만원 드려야겠다 그치 ㅎㅎㅎㅎㅎㅎ"
" 엄마 장난하신거야 그치 엄마 "
"아니 이놈이 누가 장난한데 빨랑 내놔이놈아 "
"그래 도와드리진 못할망정 자기 왜그래 빨리 이만원드려 원래 더 드려야하잖아"
그제서야 순딩이신랑도 웃음이 나는지 어머님께 이만원을 진짜 드립니다
" 어이구 아들한테 첨으로 과일값도 벌고 ㅎㅎㅎㅎ 오늘 횡재했네 ㅎㅎㅎㅎㅎ"
호탕하신 어머님의 웃음소리가 퍼집니다
먼저 무거운 포도를 실으러 간 신랑을 보며
옆에서 따끈하게 쪄있는 옥수수를 냉큼 봉지에 담으십니다
"가면서 먹어 뭐 더 먹고싶은거 없냐? 사과주리? 아님 자두줄까?"
아들에게 이만원을 챙기신 어머님은 어디에 가시고 며느리 앞에서
또 금세 부처님같은 시어머님이되어 이것저것 챙겨주시려합니다
그제서야 신랑이 뛰어오고
다시 아들에게 옥수수를 던지듯 주며 한말씀 하십니다
" 올라가면서 그걸로 저녁대충때워 피곤한디 가서 밥하고 뭐하고 귀찮을껴
그거하고 복숭아 먹으면 저녁요기되지? 뭐 더 먹을껴? 사과줘? 이거 맛있는디 "
" 됐어요 ㅎㅎㅎㅎ 우리도 사과있어 저정도면 충분해 "
이렇게 인사를 하고 나오려는순간
동네아주머니들이 또 오십니다
" **이 오랜만이네 장가가더니 보기힘들어 ㅎㅎㅎ 왜 오늘도 엄마가 이것저것 싸주디?"
" 어이구 이거 우리 다 사가는거에요 그치?엄마?"
"그려 앞으로 니한테도 나 과일팔란다 ㅎㅎㅎㅎㅎ"
"어머님 그럼 담에 또 사러 올께요 ㅎㅎㅎㅎ"
각시도 한몫거들자 동네 아주머니들이 재미있다는식으로 자지러지게 웃으십니다
" 그래서 아들며느리한테 지금 과일파신겨 ㅎㅎㅎㅎ 아이고 장사잘하시네 ㅎㅎㅎㅎ"
"그럼 장사하면 또 나 아닌가 ㅎㅎㅎㅎㅎ"
이렇게 유쾌한 시댁나들이를 마치고 올라오는 두 부부
각시는 왜 어머님이 지금까지 안받아오셨던 과일값
이만원을 궂이 받으시려 했는지 이해가 조금 가는것같습니다
30년 키운 아들에대한 서운함의 표현이셨을 겁니다
며느리에 대한 조금의 질투와 조금의 삐짐의 표현이셨을겁니다 .
이 바부탱이 신랑은 모르는것 같습니다
한없이 퍼주시기만 하는 넓은 대지같은 엄마도
여자라는걸
그래서 여자이기 때문에 그렇게 아들이 자신의 부인만 챙기는 모습에
서운도하고 질투도 나는 여자라는걸 전혀 모르는것같습니다
아들의 눈에 엄마는 태어날때 부터 엄마로 태어난 사람같을것입니다
" 어머님앞에서 나 너무감싸는것도 좋지않아"
" ㅎㅎㅎ 왜 울엄마가 드라마에 나오는 못된 시엄마될까봐? 울엄마 안그래?"
"에효 이래서 다 키워놓으면 아들보다 딸이 좋다고 하는구나
진짜 엄마맘 헤아리는건 딸이라니까 "
" 칫 어디서 들은건 있어가지고 "
어두운 밤길을 기분좋게 운전하는 신랑의 옆모습을보며
그래도 이런 무뚝뚝하고 괘씸한 아들의 뒷모습을 보시곤
뭐 하나라도 더 챙겨주시려 하던 어머님의 모습이
떠올라 맘이 짠한 각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