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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역류 2<퍼온글!!!>

캔디지 |2003.02.26 17:18
조회 189 |추천 0

[디리리리리링, 디리리리리링]

새벽 4시 반...
난 전화벨 소리에 여전히 눈을 감은 채로 머리맡의 수화기를 들었다.

'도대체 누구야? 이 새벽에......'

"누구야? 용건만 말하고 끊어. 안그러면 집으로 찾아가서 때린다."
"황기자? 나야! 자고 있어?"

귀에 많이 익은 목소리...

"주형이야? 지금이 몇신데 전화야? 으아아함...."
"여기 상아 아파트야! 특종 줄테니까 빨리와. 정확히 어디냐면..."

주 형사의 설명을 메모장에 적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는 아직 잠이 덜
깬 상태로 책상위에 사진기를 들고 일어섰다. 그가 특종이라고 하며 전화를
할 땐 뭔가 큰 사건이 있거나 술을 먹고 싶을 때이다. 하지만 정확한 장소를
말한 걸로 보아서는 분명 사건이 일어난 것 같았기에 책상위의 놓은 카메라와
핸드폰을 들고 얼른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왔다.
난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서 현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역시 잠이 덜 깬 목소리...왠지 매혹적이다.

"나야. 돈암동 상아 아파트에 사건 발생같아. 대충 취재 준비하고 뛰어나와."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난 전화를 끊어버렸다.

[띵]하는 소리와 함께 1층에서 에레베이터 문이 서서히 열린다.
문이 열리면서 내 눈 앞에는 한 여자가 보였다. 무척이나 창백한 얼굴,
술이 취한 것일까? 약간은 정신마저 없어 보인다.

'도대체 이 시간에 들어오는 여자는 뭐하는 여자야?'

난 신문사 가까이에 자리잡고 있는 오피스텔에 살고 있다. 오피스텔이라
그런지 별의별 사람들이 다 들락거린다. 가끔 이렇게 밤늦게 들어오는 여자도
참 많다. 도대체 무엇을 하는 걸까? 내가 그런 생각을 하며 여자를 보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문이 열린 것을 알았는지 고개를 들었다.

"으아아아아아!"

갑자기 그녀가 날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며 비명을 지르곤 도망가 버렸다.

'왜 저래?'

난 그 여자를 보며 잠시 이상하게 생각하고는 문을 닫는 버튼을 눌렀다.
엘레베이터는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고, 잠시 후 문이 열렸다. 싸늘한 공기가
나의 몸을 감쌌다. 지하 주차장은 시원해서 좋다. 난 가끔 아주 더울 때
새벽에 이곳으로 내려와 누워있곤 한다. 경비원 아저씨가 나 때문에 기겁을
하여 난리를 치기도 하지만 차 뒤에 숨어 있으면 운 좋게 안 걸리기도 한다.
난 오토바이가 있는 곳으로 뛰어가 시동을 걸고는 오토바이를 출발 시켰다.

[부아아아앙!]

경쾌한 시동음과 함께 오토바이가 달려 나간다.

'비가 왔었나?'

젖은 아스팔트가 약간 위험하긴 했지만 시간이 급했기에 난 더욱 오토바이에
속력을 가했다.
기자들은 대부분 경찰의 통신을 잡아낼 수 있는 무전 수신기를 가지고 있다.
불법적이긴 해도 그것이 있어야 타 방송사 기자들보다 먼저 사건 현장에
도착하여 빠른 취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 사이엔 공공연한 비밀인
셈이다. 분명 그들은 사건 현황을 수신기를 통해 들었을 것이고, 난 그들보다
빨리 가야한다. 다른 기자가 있으면 주형이 날 봐 주기가 힘들어 진다.
형평성에 위배된다 어쩐다 하면서 떠들어 대는 기자들이 싫은 거겠지.
사건현장의 아파트에 도착한 난 사이카를 두리번 거리며 찾았다.

'음 저기구나.'

단지 내의 한 아파트 건물 앞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다. 경찰들이 주민들에게
물러설 것을 지시하고 있었다. 난 그곳으로 가서 오토바이를 세우고는 사람들
사이를 빠져나와 사건 현장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때 한 경찰이 나를 막았다.

"안됩니다. 경찰 조사에 방해가 되..."

그는 말을 하다가 멈추고는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아 이 사건의 용의자야. 들여보...."

언제나 날 용의자로 부르는 주 민성 형사, 그도 말을 하다가 이상한 듯이 날
보았다. 그리고는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아...용의자가 아니라, 정신병자야. 어쨌거나 들여보네."
"정신병자? 이젠 용의자도 모잘라서..."

날 막던 경찰이 여전히 날 이상한 눈으로 보면서 날 놔주었다.

"무슨 사건이야?"
"직접 봐!"

주 형사는 가려놓은 하얀 시트를 들어냈다.

"오우...기가막힌데..."

"그렇지? 이런 건 참 오랜만에 보는 군."

긴 머리칼의 여자 얼굴....피가 모두 빠져 나간건지 얼굴색이 백지장이었다.
뒤통수는 바닥에 떨어질 때 부셔져서 여기저기 무언가가 흘러나와 있는 것이
보였다.

"수박 생각 난다."
"주 형은 아무래도 형사보다는 변태가 어울릴 것 같아."
"너도 마찬가지야."

난 피식 웃고는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다 찍은 난 주형에게 물었다.

"그런데 몸통은 어딨어? 왜 머리뿐이야?"

주형은 손가락을 들어 아파트의 4층을 가리켰다.

"저기 있어. 나도 아직 보지 못했으니까 같이 올라가 보자구.....어? 현경씨!"

아파트 현관으로 향하던 주 민성 형사는 징그럽게 웃으며 손을 흔든다.
그의 웃는 모습은 정말이지 징그럽다. 난 그가 손을 흔드는 곳을 보았다.
현경이였다. 그녀는 주 형사에게 인사를 하고는 날 보았다. 그녀가 인상을
찌푸렸다.

"유석씨, 아주 패션이 현란하네요."

난 고개를 숙여 나의 하체를 보았다. 너무 빨리 나오느라 바지를 안입고 온 나,
오피스텔의 그 여자가 소리를 지른 이유와 경찰이 이상하게 날 바라보았던
것이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다행히 박스형 팬티라 내 생각에 그리 이상하게
보이진 않았다.

"시원하고 좋지 뭘 그래?"

나의 말에 현경은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난 주형을 보았다. 그는 여전히
입가에 징그러운 미소를 보이며 현경을 보고 있다. 그는 현경이만 보면 저렇게
입을 다물 줄 모른다. 노총각 주 민성 형사는 아무래도 현경이를 좋아하고
있는 것 같다. 하긴 섹시한 여성이지 지독한 말괄량이만 아니라면....
우리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가기 위한 버튼을 눌렀다. 아파트는 4자
가 기분나빠서인지 F라는 것으로 4자를 대신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왜 호수는
F03, F06...이런 식으로 안 만드는지 모르겠다. 4층 문이 열리고 우리는
엘레베이터를 내렸다. 비가 와서인지 습기가 많은 공기, 때문에 피비린내가
더욱 지독하다. 현경은 코를 막았다. 우리는 경찰들이 있는 곳으로 가까이 왔다.
목이 없는 몸통... 잘려진 목 부위에서 흘러나온 피는 주위를 온통 붉게 물들이
고 있었다. 현경은 시선을 돌렸다. 나와 주형사는 시체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입고 있는 하얀 가운이 피로 물들어 있다. 아까 바닥에 있는 얼굴과 몸매로 보니
무척 아름다운 여인이었던 것 같다. 이젠 아니지만.....
누가 도대체 이렇게 끔찍한 짓을 한 것일까? 도대체 누가?
기자들이 도착한 것 같다. 아래가 시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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