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두고 매일같이 들어와 남의 글만 읽었지 직접 올리긴 처음이네요.
전 11월 예식을 앞두고 있는 신부입니다.
신랑은 시골사람. 전 도시사람이죠.
아버님이 봐두셨다는 식장에 예약을 하러 지난 주말 시골(무슨읍이라네요...)에 내려갔더니..
도시에서 친구들 결혼식이나 사촌들 결혼식에서 화려한 예식장만 봐서인지.. 시골의 예식장은
정말 저에겐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예식장이란 간판은 찾아보기도 힘들고... 무슨 목욕탕인데
그 윗층에 예식을 같이 하더군요.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바닥은 그냥 장판으로 깔아져 있고
어두침침한 실내에.. 왜이렇게 어두침침하냐고 불좀 다 켜달라고 하니 원래 약간 어두워야 사진이
잘 찍힌다며 이게 다 켠거라 하더군요. 식장입구도 역시 그냥 장판입니다. 막막해서 위를 올려다보니
위에 벽지가 뜯어져 있더군요.(군데군데 많이..)
제가 그 자리에서 싫다고 했습니다. 저희 부모님 하나뿐인 외동딸 이런데서 식올리는거 맘 아파
하실거 같아서 물론 저도 싫었구요. 싫다고 오빠에게 말했습니다. 오빠가 아버님에게 말했더니
인천살아서 그렇게 눈이 높냐고.. 그럴거면 너네끼리 인천서 하든지 말든지 하라고 소리를 지르
시더라구요. 어딜가도 수준이 안떨어지는 예식장이라구요. 계속 화만 내시길래 그럼 계약하세요.
했더니 얼른 계약하러 올라가시고 저 눈물이 쏟아져서 화장실에 들어서는 순간 그 엄청난 악취와
잠귀지 조차 않는 문... 불을 켰으나 안 킨것과 다름 없는 더 어두침침한 화장실...
아버님 그 후에 건방진 저한테 화 나셨다며 저 가는데 보시지 도 않고... 인사드려고 대답도 안하시고
저 울면서 올라왔습니다. 어머님과 오빠 저한테 계속 미안하다고 정 맘에 안들면 인천에서 하라하십니
다. 이미 계약금이랑 다 치룬상태구요. 여기서 방관자인 오빠는 순전히 제 의견을 따르겠다 합니다.
오빠한테도 실망이지만 저 정말 아버님한테 너무 실망했습니다. 평상시 애기야애기야. 이뻐해주시길
래 정말 아껴주시는줄 알았습니다. 어느 딸이 집에서 귀하지 않으신 분 없겠지만.. 저 저희집이자 박씨
가문의 -여자가 저밖에 없습니다.- 외동딸로 정말 사랑을 한몸에 받고 귀하게 컸습니다.
오빠가 모은 사천가지고 전세 얻을것도 막막하고 힘든데 예식장까지 더더욱 제 무게를 더하내요. 어쩔
수 없이 시골에서 예식해야 겠지만.. 괜히 위로받고 싶어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