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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제 성격이 이상한걸까요?

그랑 |2003.03.05 11:06
조회 1,072 |추천 0

어제 남편과 또 한바탕 했습니다. 어느 부부나 성격이 딱 맞아서 사는 사람은 없겠지만. 역시 성격

차이일까요?

남편의 직장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건설계통 전공을 하고 대학 졸업후 한 일년간 백수로 지냈습니다. 물론 그때도 사귀고 있었죠.

그러다가 대기업에 들어갔는데 물론 계약직원이었습니다. 이쪽계통이 현장에서 일하는걸 피할수

없었지만, 다행히 현장이 경기도가까운곳이었습니다. 아직 젊은 나이이고(28살), 또 자격증 따고

정식 직원이 되겠다는 포부도 있었고, 좀 이른 나이지만 우리 둘은 결혼했습니다. 전 25살이었고

역시 대학 졸업후 회사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결혼후에도 계속 회사에 다녔습니다.

한 8개월쯤 되었을때 imf로 인해서 그 현장이 거의 일을 안하게 되고 다른 현장으로 발령이 났습니다.

전 회사가 멀어도 경기도까지 출퇴근하며 살고있었는데, 갑자기 반대편 경기도로 발령이 난겁니다.

신혼초였지만, 우린 거의 헤어져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의 일은 적성에 안맞는다며 삼개월만에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또 바로 취직이 되었는데, 이번엔 더 먼 곳으로 갔습니다. 여전히 우린

주말부부였습니다. 아이도 없었고, 전 계속 회사를 다녔고, 남편은 회사를 옮기는 곳마다 대기업이었지만

여전히 계약직원이었습니다. 계약직원 월급 작은거 다들 아실테고...

그래도 둘이 벌고 빚도 없어서 살만 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도 일과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이개월만에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자격증 공부를 하겠다고 나왔습니다. 전 공부하겠다는데 집안 살림은 어쩔거냐며

말리고 그러진 않았습니다. 그것도 투자라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원하는 자리에서 일을 하려면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년 이개월을 놀았습니다. 물론 제가 보기엔 공부 정말

안했습니다. 맨날 컴퓨터 오락에.. 그땐 시댁 근처로 이사를 한 때라 툭하면 자기엄마네 집에가서 놀면서..

그러던 어느날 (논지 6개월쯤 지날때) 그전부터 '기'에 관심이 좀 있었는데, 갑자기 남편이 절 같은데

들어가서 그런쪽에 수련을 하겠다는 겁니다. 언제까지라는 말도 없이.. 기가 막혔죠. 사람이 공부할

시간이 생겼을때 열심히 하는 모습만이라도 보여주면 고마워서 전 암 말도 안할텐데.. 그전까진 혹시

남편 기죽을까봐 취직하라는 말도 안꺼냈고, 놀아도 뭔 생각이 있겠지 하고 기다렸습니다.

근데, 이 말을 듣고 나니 안되겠다 싶고, 원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에 겁이 나더군요.

이혼을 하네 마네 하며 겨우 말리고 그때부터 잔소리를 했습니다. 공부하라고...

나는 자존심 상해서 친정에도 가까운 친구에게도 남편의 실직을 말 안하고 살았습니다. 그 시기는 결혼

한지 얼마 안되던 때라 자동차 할부금도 내고 있었고, 남편과 저의 보험료에 연금보험료에...

저도 그땐 어릴때라서 월급이 그리 많진 않아서 나름대로 힘든 시기였습니다.

고용보험이라도 탔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남편은 그것도 하기 싫다며 안했습니다. 그러라고

했습니다. 자존심 상하나 싶은 생각에...

제 잔소리 때문인지 1차 시험엔 합격을 하더니, 난데없이 취직을 하겠다는 겁니다. 이 계통이 회사를

다니다보면 정말 바빠서 시험공부를 하기 힘듭니다. 말려도 하겠다면서 또 반대편 경기도로 회사를

들어갔습니다. 역시 우린 월말부부였습니다.(한달에 한번) 그러나 그 회사는 정말 다른 어떤곳보다도 힘들었고,

사람들도 정말 이상한곳이었습니다. 남편도 그렇게 싫어하면서도 2년을 다니더니, 그만두었습니다.

저도 그곳을 그만둘땐 잘됐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불안했습니다. 또 옛날처럼

계속 놀게되면 어쩌나...하는...

친정 엄마는 애도 없고, 니가 버니까 더 기대는 마음이 생길수 있다면서 회사를 그만두라고 했지만,

그런 이유로 일을 그만둘순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기엔 저도 회사에 문제가 있어서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잠깐 일을 쉬게되었습니다.  둘 다 2개월정도 잠깐 놀았습니다. 남편은 아는분의 소개로 공무와 관련되

쪽에 취직을 했고, 전 평소에 원하던 일을 갖게되었습니다. 물론 남편은 지금도 계약직입니다.

월급은 제 월급의 반도 안됩니다.

일년전에 전세를 좀  크게 얻느라고 천이백만원 빚을 졌습니다 그후에도 남편의 실직과 갑작스런

이사로 친정엄마에게 오백여만원을 빚졌습니다. 지금은 어쨋든 둘다 다시 직장을 다니고 있기때문에

육개월만에 그 빚중 구백만원을 갚았습니다.

남편의 직장은 일도 저보다 빨리 끝나고, 예전에 현장에서 일할때에 비하면 시간도 많이 남고,

서울시내에서 일하기 때문에 출퇴근도 30분이면 해결됩니다.

하지만 지금 나이가 34입니다. 언제까지 막내처럼 일할수도, 계약직원으로 있을수도 없지 않습니까?

아직 아이는 없지만,(남편은 애도 낳기 싫답니다) 언제까지 그럴수도 없겠죠..

남편성격이 어릴때부터 시모 에게 잔소리(?)를 많이 들었다며 제가 잔소리 하는거 정말 싫어합니다.

물론 남편도 저에게 잔소리나 강요는 잘 안합니다.

본인이 시험을 봐서 정식 직원이 되려는 생각이 있는것 같아서 공부에 대해서는 얘기도 안했습니다.

본인도 그나이에 공부하는게 좋진 않을테니까요...

하지만, 이런 좋은 환경속에서도 한없이 나태해있는 남편을 보면 화가 납니다.

 

시모는 경제력이 좀 되십니다. 그래서 남편 명의로 집을 사주셨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그집에 살지도

않고, 저희에게 물어보고 사신것도 아니고, 팔지도 못하게 하시고, 저당 잡히는 일도 못하게 하시고

그냥 갖고만 있으랍니다. 물론 저도 그게 저희 거라는 생각 안합니다. 이름만 빌려줬다고 생각합니다.

시모는 둘째아들은 능력있다고 은근히 자랑스러워하시고(당연하겠죠?), 큰아들은 능력없다고 생각

하셔서인지 저한테 큰소리 한번 안치십니다. 전 제 남편이 능력없는 사람 취급 받는것도 싫습니다.

제가 능력이 없는것도 아닌데, 부부란게 그런걸까요? 같은 취급을 받게되더군요.

 

하지만 저희 부모님은 경제력이 안되십니다. 물론 아빠가 아직 벌고 계시지만, 제가 장녀이고, 연세가

많으십니다. 남동생은 이제 군대에 갔습니다. 저희집에는 제가 언젠간 뒷받침이 되어드려야 하는데...

남편이 시모의 경제력을 믿고 나태해지는것은 아닙니다. 어머니 그늘이 싫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제가볼땐, 너무 느긋한 (본인 말로는 낙관적인) 성격이라서 60이 되어도 시험봐서 정식직원이 되기만

하면 되는거 아니냐고 합니다. 어제도 이런 문제로 다퉜습니다.

남편은 저보고 너무 성격이 비관적이랍니다. 그건 아니죠. 전 제가 현실적이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전 남편을 못믿겠습니다.

힘든 시기에 할부금 갚던 자동차는 할부금 다 갚고 아직 쓸만한데, 동생한테 넘겼습니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할수 있지만, 전 그거 넘길때 속 무지 쓰렸습니다. (제가 욕심이 많은건가요?)

자기는 필요없다면서.. 명의이전도 안해서 쓰지도 않는차 보험료 내고, 세금 내고 있습니다.

동생은 남편보다 더 잘법니다. 결혼도 안했습니다. 크게 차필요할일이 없지만, 갖고 싶어하길래

주는거 첨엔 싫었지만, 이해도 됐습니다.

전 집도 제이름으로 살겁니다. 남편명의로 집이 있기때문에 물론 세금이며 돈은 더 들지도 모르지만

그 집은 제집이 아니니까요.. 이사다니기도 지겹습니다.

대출금도 갚아야 하고.. 집도 만기되면 또 이사가야 하지 않습니까?

물론 제가 엄청 아껴쓰는 짠순이는 아닙니다. 직장생활 하면서 나름대로 써야한다고 생각되는건

쓰고 삽니다. 써야할 곳이 생기면 전 더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써야할곳이 생기면

아껴서 살자는 생각을 가진 사람입니다. 사람이 다 똑같진 않겠지만 전 이해가 안됩니다.

저렇게 느긋하기만한 남편. 제눈엔 너무 어려보이기만 합니다.

시험이 코앞인데, 몇주째 책은 한톨도 안보고 집에오면 오락만 합니다. 몇시간씩.. 주말이면 만화책만

봅니다.. 전 욱하는 심정이 10번 들다가도 다 참고, 어쩌다 한번 얘기하면 꼭 싸움이 됩니다.

잔소리 하지 말라는 거죠. 기다리랍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니까 평생 그러랍니다.

막말로 친구들이 친구들이 집 두채씩 사들이는거 보면 저도 샘이 납니다.

물론 100% 현찰주고 사는건 아니지만, 이때까지 열심히 일하는 나는 왜 못하나 하는 생각에...

전 서른이 막 넘고 보니 사는게 겁이 납니다.

이십대에는 용기가 있었던거 같습니다.

자꾸만 마음이 조급해 지는 건 왜일까요? 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제가 너무 비관적인걸까? 저도 모르겠습니다.

두서 없이 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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