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요리사의 변신

국돌이 |2003.03.15 16:53
조회 273 |추천 0

일요일이 되면 울마눌은 거의 교회에서 산다.

난 운동 약속이 없거나 전날 술에 푹젖게 되면 일일 홀아비가 되는데

아침 늦잠자고 일어나서 아침겸 점심을 먹곤 했다.

물론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나와 비슷한 시간에 식사를 한다.

 

마누라가 준비한 밥과 반찬이 있지만서도 가끔은 내가 요리를 한다.

북어국,김치 콩나물국,계란탕같은건 기본이고

두부김치,김치찌계,부대찌게등등 술안주와 관련된 음식도 곧잘 만든다.

특히나 김치볶음밥은 내 아들 놈들이 제일 좋와하는 인기 메뉴이다.

 

그런데 세월은 가고 세월이 가게 되면 아이들도 성장하고 그러면

음식 먹는 경향도 바뀌는 법인데 내 머리만 안 바뀌는것 같다.

난 일요일마다 음식을 하는건 아니고 몇달에 한번씩 하는데

(내 기분이 동 할때만 )아이들은 언제나

내가 만들면 잘들 먹어 주었으므로 이날도 먼저 일어난 나는

실력을 오랜만에 발휘할 양으로 김치 볶음밥을 하면서 잘게썬 김치가 많이 남아 

처음으로 김치전을 만들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이놈들이 내 요리솜씨를 맞본게 얼마만인가.

더욱이 제대를 한 큰놈은 3년 만이라 무지 좋아하겠지 하는 생각에 신이 절로났다

 

그런데 밀가루 반죽을 하다가 양 가늠을 못해 엄청난 양의 김치전이 만들어 졌다.

아이들 주방으로 나와서 식탁에 수북히 쌓인 김치전에 두 눈들이 휘둥그래졌다.

그리곤 땀을 흘리며 서있는 내얼굴을 한번보고 식탁에 있는 음식한번 보고

그러기를 몇차례! 나의 먹자라는 신호와 함께 먹기를 시작했는데.

 

그런데 자식들 먹는 폼이 영 아니다.도대체 감사의 표정도, 즐거운 표정도아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식사를 하는게 아닌가.하긴 내가 봐도 걱정은 된다.

참고로 난 기름에 볶거나 튀긴것은 잘 안먹고 내가 한것이라도 잘 안 먹는다.

우리 애들 이런 내 식성을 잘안다.그리고 또하나! 음식 남기면 죽음이다.누구건.... 

 

"흐흐흐. 애들아 어떠냐 오랜 만에 먹으니 맛있지?"

큰놈은 눈치가 있으니 당연히 "예"다

작은놈 "아빠!이거 우리둘이 다 먹어야 해요?"순간 올라가는 내 눈썹!

"그럼,너희 줄려고 만든거니 다 먹어야지 안그래?"강압적 말투

"그럼,천천이 먹을께요."그리곤 밥만 부지런이 먹고 김치전은 나중에 먹겠단다.

 

식사를 마치고 많이 남은 김치전은 식탁에 그냥두고

방으로 들어 와서 모자라는 나머지 잠을 잤다.

한잠을 자고 뇨기를 느껴 일어나니 밖에서 웅성거리는 애들 소리가 난다.

작은놈 친구들이 온것 같다.

 

그놈들의 대화 내용은 이랬다.

울 아들놈 목소리"야 빨리좀 먹어 우리아빠 깨시기전에.."

아들 친구놈"응 이거 다먹으면 진짜 무기(?)주는거야,"-나중에 들으니 무기는 께임에나오는 무기라는데 현금의 가치가 있단다.

약속하는 아들놈과 다짐받는그 친구놈의 목소리는 왜 그렇게도 큰지.

"야 근데 네 아빠는 왜 이렇게 많이 만드셨데?"

"나도 몰라 전에 만드시던게 아니였는데 연습하셨는지 무지하게 만드셨더라.

형도 나보고 혼자 다먹으래 근데 나 이거 혼자 먹으려면 죽는다."

 

내가 봐도 그 김치전은 맛이 없다.나두 그걸 왜 했는지 모르겠다.

거의 호떡의 두께로 부쳐진 김치전.겉은 타고 속은 설익은 김치전,

그 김치전이 내 15년 요리사 경력에 커다란 오점을 남겼다.

어설픈 실험 정신이 나를 망가뜨릴 수있으니 내 전공으로 가야한다.-술 관련 음식.

좋다! 이젠 어설픈건 안한다.

내가 먹을 술 안주 만 만든다.

이놈들도 술맛을 아니까 술안주로 만드는 요리는좋아 할꺼다.

다시 이놈들의 환호를 받을 요리를 만들려면 이젠 바뀌어야 한다.

음식점 주방장 생활은 접고 대포집 주방장으로 대 변신이다.

그래서 요리사로서의 내 명성을 이어가야겠다.

 

주문 하시면 배달됨!

2099년 12월 31일까지....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