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진 ‘아직도 신혼이라구요~’
동면에 든 개구리가 잠을 깬다는 경칩,
강원도는 따듯한 봄빛과 알록달록 봄꽃 대신 새 하얀 눈꽃을 피웠다.
소리 없이 내리는 눈은 남쪽나라 먼길 오는 봄처녀 맞이 융단을 깔 듯 소담스레 쌓인다.
KBS 1TV <노란 손수건> 야외 녹화가 한창인 강원도 평창, 보광 휘닉스파크 골프장에는 파란 필드 대신 설국의 장관이 펼쳐지고 있다.
우리도 ‘겨울연가’처럼
“어떻게 할까? 이리와 봐 우리는 결혼할 사이니까 키스 신이 좋겠다. 앉을까? 어이구 오늘 힘 너무 쓰네...“
콘도 대표인 추상미와 비서실장인 김호진(33)이 콘도의 새로운 부대시설을 짓기 위해 새 부지를 돌아보는 신을 촬영중이다. 몇 번의 ‘큐’와 ‘컷’사인이 있은 후 30여분만에 한 신 녹화를 마친다. 싱겁게 끝난 야외촬영 신에 카메라를 든 사진 기자들의 실망이 이어지자 장소 이동을 외치는 스태프들의 외침을 아랑곳 않고 추상미와 김호진은 동행취재를 온 기자들을 위해 키스 신을 즉석에서 만들어 낸다.
내리는 눈송이와 잘 어우러지는 야외 키스 신, 여기 저기서 카메라 불빛이 터지고 포즈를 바꾸어 그림을 만들어 내는 김호진과 추상미는 즉석에서 이루어진 키스 신이라 마주보는 눈빛이 장난스럽기는 하지만 카메라 셔터 소리가 들리자 금방 표정이 진지해진다.
악역도 좋지만
“여자를 배신하는 나쁜 남자로 욕을 먹어도 좋은데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당위성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무조건 옛 애인을 배신하는 나쁜 남자가 되어야하니까 연기자 입장에서 좀 아쉬운 점이 있지요.”
KBS 1TV 일일극 <노란 손수건>에서 오랜 연인을 버리고 회사 여사장(추상미 분)과 결혼하는 나쁜 남자 이상민으로 분한 김호진의 항변이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상황은 없고 그저 맘이 변해 자신의 아이를 가진 여자를 버리는 단순히 나쁜 남자로만 비춰지고 있다며 다소 맘이 불편한 듯 볼멘 소리를 한다.
<햇빛사냥> 이후 8개월 만입니다
"이번 작품은 잘 될 수밖에 없다는 좋은 예감을 믿습니다. 우연히 오는 행운을 믿는 게 아니고 열심히 하는 감독의 신뢰를 믿는거죠."
KBS 미니시리즈 <햇빛사냥> 이후 8개월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김호진은 전작에 대한 부담감이 없지 않은 듯 일일극의 대박을 예감한다. 결혼 후 첫 작품이었던 <햇빛 사냥>은 장안에 화제가 되었던 ‘가을동화’ 후속으로 높은 기대와 부담을 함께 안고 시작했던 작품이었다. 그러나 컸던 기대만큼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해 개인적으로 안타까움이 많은 작품이라며 아쉬워한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은 감독을 맡은 김종창 PD와 스태프들이 모두 밤 잠 설쳐가며 최선을 다하는데 어떻게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겠냐‘며 시청률에 대한 굳은 믿음을 보인다.
살이 많이 빠졌네요
“6kg빠졌어요. 결혼 후 약간 살이 붙었었는데 지금 많이 빠졌어요. 극중 배역이 옛 연인을 배신하는 냉혹한 남자잖아요. 살이 쪄 인상 좋아 보이면 극중 이미지와 일치하지 않아 겉돌기도 할꺼구... 제일 큰 이유는 ‘오랜만에 드라마 출연하면서 살이 쪄서 오면 어떡하냐’고 감독님이 혼내요. 하하하)”
농담인지 진담인지 감독의 호통이 무서워 살을 뺐다는 김호진은 ‘약간 불은 몸이 보기 좋다’는 주변의 인사보다 실제보기는 좀 모자란다 싶어도 카메라에 잡히는 이미지가 샤프하고 날카로워 만족하는 듯 하다. 그 동안 여기 저기 군살이 붙어 고민하던 그는 걷기와 조금 덜 먹기로 체중 조절을 했다고 한다.
“상대역이 되어 대본을 맞춰줘요. 그리고 조목조목 짚어가며 조언을 해 주는데 틀린 말이 없어요. 그런데 어떤 때는 막 가르치려 들어요.(웃음)”
연기자 커플이 좋은 점은 서로 상대역이 되어 대본을 맞춰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호진. 김지호 커플도 이런 장점들을 잘 활용한다. 때로는 부부로서보다 동료로서 서로의 연기에 조언을 하다보면 연기자로서의 프라이드를 건드릴 때도 있지만 결국 사랑에서 비롯되는 충고이니 만큼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단다.
결혼 1년 3개월 ‘여보 고마워’
‘평소 때도 물론이고 새벽촬영이 있을 때도 꼭 아침밥상을 차려줘요. 속이 비면 몸 상하고 힘없다며 아침밥상을 차려주는 그녀가 너무 사랑스럽고 고마워요.“
결혼 1년 3개월, 김호진의 쏟아지는 아내자랑에 더 할 말이 없다. 아내 김지호는 아침 일찍 새벽 촬영을 나올 때도 어김없이 아침상을 차려놓고 먹기를 권한단다. 그것도 모자라 늦은 밤 촬영이 있을 경우는 몸에 좋은 건강식을 들고 촬영현장을 찾는다니...
부부는 ‘일심동체’라 하지만 서로 각기 일이 있는 사람들이라 상대 건강을 위해 몸소 무엇인가를 한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누구 보다 잘 아는 김호진은 바쁜 와중에도 남편의 건강을 챙겨주는 그녀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단다. 반면 아내의 이런 알뜰살뜰한 보살핌과 달리 그는 그녀에게 외조를 그렇게 못해 줘 많이 미안하다는 말도 덧붙인다.
김호진 & 이병헌
“이병헌과는 KBS 탤런트 공채 14기 동기예요. 공채 선발 초기부터 친했지만 서로 라이벌 의식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KBS 2TV 경찰드라마 <폴리스>에 같이 출연하게 되면서 더 가까워 졌어요.”
KBS 공채 14기로 같이 출발한 이병헌은 김호진의 라이벌이자 친한 친구란다. 당시 두 사람은 14기 선두주자라는 말을 곧잘 들었는데 때문에 촬영장에서 은근히 경쟁심을 들어내곤 했단다. 특히 <폴리스>에서 의협심 강한 형사 역으로 나온 두 사람은 경찰대학 선.후배 사이로 연기 경쟁을 벌였었단다. 유달리 같이 걷는 신이 많았던 <폴리스>에서 키가 약간 작은 이병헌이 키 맞추기에 항상 신경을 써 김호진은 속으로 ‘어휴 대단하다 대단해. 그 정성이면 넌 꼭 성공할꺼야’ 라며 속으로 핀잔을 많이 놓았단다.
지금은 서로 다른 채널에서 열심히 활동중인 두 사람, 이제는 키 재기 경쟁심은 없어졌지만 정상을 향한 두사람의 질주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극중과 달리 2세를 빨리 갖고 싶다는 김호진,
‘사랑하는 여인에게 한없이 냉정해져야하는 배역이지만 시청자에게 욕을 많이 먹을수록 드라마가 뜰 것’이라고 말하며 앞으로 더 냉정해 질 것이라며 지켜봐 달란다. 오랜만의 연기변신에 도전의식이 되살아난다는 그는 그 어느 때보다 일이 즐겁다며 밝게 웃는다.
강원도 평창, 보광 휘닉스에서 진행된 <‘노란 손수건> 야외 촬영은 밤 12시가 되어도 끝나지 않는다.
아직도 하얀 눈은 소복소복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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