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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 빌려드린 돈 받으려 하면 불효자인가요?

투덜이 |2006.11.09 10:51
조회 3,962 |추천 0

이런 얘기 하면 제가 이기적이다고 하실지 모르지만

남들 부탁 다 들어주고 거절 못 하고 착하다는 소리 들으며 살기에

세상은 만만치 않다는 걸 전 깨달아서 말입니다.

1년 전 아버지가 하던 일에 시설 투자한다며 제가 가진 돈

(결혼자금으로 취직하면서 매 달 모은 근로자우대저축) 다 빌려주라고 하더군요.

우리 부모님 두 분 먹고살기위해 고생많이 하신 분이긴 하지만

울 아부지 울 집 형편 어려운거 알면서도 남 보증 서 주고

무슨 공사 따내려구 줄 선다는 게 사기꾼한테 걸려 돈만 날리고

울 어머니 무슨 사업한다고 동업자한테 카드 줬다

그 동업자 울 엄마 카드로 흥청망청 2천만원 쓰고

그러다보니 빚만 지게 되었구

부모님이 사람이 좋은 건지 아님 그 사기꾼이나 동업자가 나쁜 사람이 아닌 건지

사기꾼은 틈만 나면 우리 집 찾아와서 밥 얻어 먹고 형님 대접받고

동업자 역시 어머니께 누나누나 하면서 연락은 하는데

저 같으면 어떻게 해서는 돈 받아 내려 하겠는데

그런 것도 아닌데 대체 뭘 하자는 건지 참 답답하더군요.

그 두 인간을 울 부모님 등쳐 먹고 갚지도 않으면서 여전히 위풍당당

2년 전 여름 아버지께서 50만원 빌려달라기에 근로자우대저축에 들어갈 돈이니

두 달 후까지 갚으면 된다고 하고 빌려드렸습니다

그 후 제가 몇 번 말 해 보았지만 알았다 알았다라고만 하시고

그래서 그냥 용돈 드린 셈 치고 안 받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제가 직장다니면서 꼬박꼬박 모은 돈을 1년 뒤에 은행이자 쳐서

갚는다고 있는 거 다 주라고 하는데 직감이랄까 왠지 제 때 못 받을 지 모른다는 생각 들더군요.

말로는 시설투자 때문이라지만 어디 급한 빚 갚아야 하기 때문에

자식에게 까지 도움 요청하는 거란 느낌.

첨엔 거절했는데 아버지가 하도 부탁하시길래

차선책으로 대출 받아 빌려드렸지요.

근로자우대저축 만기도 아직 남았는데 해약하면 다시 가입할 수도 없고

근 돈을 못 받으면 전 다시 맨 바닥에서 출발해야 하니까요.

약속한 기간이 지났는데 아버지는 아무 말씀 없으시고

제가 몇 번 말해도 알았다 기다려라는 대답만 하시네요.

부모로서 자식 키워줬으니 빌려준 돈은 받으려 하면 안 되는 건가요?

우리집 그나마 집은 장만했지만 워낙 돈에 쪼들리고 살았고

결혼자금 역시 내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무리해가면서 돈을 모으려 했습니다.

명절 제외하곤 용돈 거의 못 드리지만 부모님 생신 챙겨드리고

좋아하시는 간식 사 드리고 나중에 여행 보내드리려고 따로 저축 하며

제 나름대로 자식노릇 하는데

천만원 빌려준 거 받으려고 하면 천하의 몹쓸 딸 년 되는 건가요?

아직 결혼할 사람은 없지만 하게 되면

요즘 천만원 가지고는 거의 힘들지 않나요.

어릴 적 부터 워낙 돈에 쪼들리고 살았기에

내가 스스로 자립하게 되면 가난에서 벗어나 자수성가하려고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박봉 쪼개 근로자우대저축에 보험과 다른 이율높은 상품에

형편 되는대로 저축해오고 있습니다만

이젠 허탈합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그렇게 통장 몇 개씩 악착같이 모아봐야 나중에는 다른 사람 좋은 일 시킨다구요.

자식에게까지 돈을 빌려야 했던 아버지 심정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젠 울 부모님 돈 관리 능력에 의구심마저 듭니다.

제가 돈 잘 벌면  천 만원 안 갚고 빚도 갚아드리고 싶은 맘 굴뚝 같지만

제 형편이 그러니 어쩔 수 없더군요.

그래도 결혼할 때 손 안 벌리고 부모님 몸만 식장에 오시게 하면

그것도 부모님께 돈 벌어드리는 것 아닌가요?

하긴 여태 키워준 데 들어간 돈이 있으니 그 돈 받으려면

키워주느라 들어간 돈부터 갚아야 한다고 누군 그러더군요.

울 3남매 양육하느라 든 돈이 다른 가정 한 자녀에게 들어간 돈 보다

작다고 하면 못 믿겠죠. 학원 한 번 다녀본 적 없고

저 국립대 다니며 장학금 받았구 제 동생 2년제 대학, 막내는 공부에 뜻이 없어

대학 안 갔습니다. 저와 제 동생들 성인이 된 후론 부모님께 손 벌린 적 없구요.

이번달부터 대출받아 빌려 준 돈 상환해야 하는데

3년간은 사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포기해야 겠습니다.

현재 직장관계로 자취하는 데

그렇다고 재테크를 포기하긴 싫구요.

그런데도 울 부모님과 암 것도 모르는 주위 어른들은

너네들 키우느라 고생했으니 결혼할 때 돈 주고 시집가라구요.

천만원은 천만원 대로 드리고 결혼할 때 돈 따로 드려야 하는 상황.

나두 돈 잘 벌면 몇 천 만원 해드리고 용돈 드릴테니고생 그만하시라고 하고 픈 심정 누가 알려나

그 놈의 돈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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