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여름에 저도 아이를 하나 보냈답니다 ,
저도 어렸던 그시절에 , 저보다 4살 연하의 남자친구와 정말 미친듯이 사랑을했고 ,
그렇게 생애 첫 선물이었던 아이가 찾아왔는데 ,
당시 직장생활로 혼자 나와 생활하던 제가, 임신인걸 확인하고 ,
병원에서 수첩과 첫 초음파 사진을 주며 '낳으실꺼죠?' 라고 묻는 간호사에게
조금도 망설임 없이 '당연하죠, 낳을꺼에요' 라고 대답했었는데 ,
입덧으로 조금도 먹지못하던 때 , 임신을 집에 알려야하는걸 알면서도,
4살 연하 남자친구를 마땅치않게 생각하시던 부모님이 겁나 차일피일 미루고 ,
집에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내다보니 엄마가 찾아오셨더군요,
20살이었던 남자친구, 아이생겼단 소리에 마냥 행복해하고 , 하루 두탕씩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임신과 입덧으로 직장까지 그만둬버린 철없는 누나위해 열심히였죠 ,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입덧때문에 끼니도 제대로 못챙기고 혼자서 누워있던 제앞에
엄마가 나타나니 , 정말 두렵고 무섭더군요,
그래도 차분히 엄마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습니다,
전혀 지울생각이 없었으니 .. 혼날줄 알았죠 . 소리치고 때리기라도 할줄 알았습니다,
한동안 아무말씀 없으시더니, 뭐 먹고 싶은건 없냐고 물으시더군요,
오렌지 쥬스 먹고 싶다고 그랬었죠 ... 근처 카페에 가서 오렌지쥬스를 사주는 엄마앞에서
철없이 맛있다며 두잔이나 마시고 엄마는 제 손에 오렌지 쥬스를 두병이나 사서 돌려보냈습니다,
그래서 ... 당연히 허락해주시는줄 알았습니다 ..
다음날 .. 다시 오셨더군요, 오셔서 집주인만나 방 뺀다 말씀하시고,
제 짐 챙겨 저 데리고 집으로 오셨습니다 .
남자친구에게는 아이가 잘못됐다고 그래서 엄마가 좀 데리고 있는다고 전화하셨더군요,
그리고 집에온지 이틀만에 엄마손에 이끌려서 병원에 갔습니다 ..
이미 3개월이었는데 .. 의사선생님도 초음파 보여주시며 .. 아이가 너무 건강한데요 ..어머님 ..
하시는데 .. 저희엄마 아무말씀도 없이 수술해주세요..하시더군요,
울고불고 메달려도 소용없고 .. 그렇게 엄마가 모질어 보일수가 없더군요 ..
수술대에 누워 질에 약을 삽입하고, 한참을 누워있었죠 ..
정말 눈물밖에 안나오더군요 .. 기운도 없고 , 서럽고 , 아이에게 미안하고 ,
책임지지 못할 행동을 한건 나인데 책임져야할것도 나인데 ..
죄없는 아이에게 그 책임을 묻고 있는 내가 그리고 엄마가 .. 얼마나 미웠는지 ..
몇시간이 지나 수술실로 들어가고, 깨어보니 링겔을 맞고 누워있는 제 옆에 엄마가 안쓰러운
눈으로 쳐다보고 계시더군요 .. 또 눈물바람 ..
몇장 가지고 있었던 초음파 사진부터 찾았는데 .. 엄마 찢어버리셨다 그러더군요 ,
그런거 가지고 있어봐야 눈물밖에 더 나냐면서 .. 울고 있는 저 보며 .. 결국 엄마도 우시더라구요,
다음에 .. 다음에 사랑받을수 있는 아이 태어나면 엄마가 지금 이 아이한테 못준 사랑까지
두배로 줄테니까 잊어버리라고 .. 꿈이라고 생각하고 잊으라고 ..
집에서도 아무도 몰랐습니다 .. 아빠는 지방에 일때문에 가 계셨고 다른식구들은 그냥
몸이 안좋아 잠깐 누워있었던줄 아시죠 .. 그래도 그 못난 딸년 몸상할까 ,
영양제까지 맞추고 오전에 병원들어가 저녁에 나왔습니다 ,
그후로도 몇날 며칠을 미역국만 끓여주셨죠 ..
엄마 몰래 수술한 병원 찾아가 울면서 졸라 겨우 마지막으로 찍었던 초음파사진 얻어왔었더랬죠,
결국 .. 제손으로 찢어버렸지만요 ..
그 남자친구와는 부모님 바램대로 헤어졌답니다 ,
누가먼저 헤어지자 그런것도 아닌데 헤어져지더군요 ..
그리고 작년 부모님 맘에 쏙 드는 사람만나 결혼해 지금은 7개월된 아들이 생겼습니다 .
많이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라 고맙고, 너무 소중한 아이가 있어 행복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 그맘때가 되면 이유없이 우울해지고, 가슴이 져미는건 어쩔수가 없더군요,
아이를 보고 있으면 .. 보낸 아이가 생각나 가슴이 미어지고 ,
그 아이에게 지은죄 용서받을수도 없고 용서받을 생각도 없지만, 못준사랑만큼은 다시 찾아와준
소중한 이녀석에게 200 , 아니 2000 % 주려고 노력하고 있네요 ..
그래도 떠오르고 , 생각나는건 어찌할수 없지만요 ..
글을읽다 그리고 옆에서 세상모르고 편안한 표정으로 잠들어있는 아이를 보고있으려니 ,
생각이나서 적어봅니다 ..
여기 들오시는 많은 분들 .. 상처가 크시겠지만, 다음엔 그런실수 하지 마시고 ,
꼭 .. 좋은 인연으로 소중한 아기 만나실수 있었음 좋겠네요 ...
어짜피 가장 마음아픈것도 , 몸이 상하는것도 , 평생 그 죄책감 지고 갈것도 ,
본인들이니 , 간혹 생각없는 덧글에 더 상처받지 않으셨음 좋겠어요 ..
자꾸 .. 보낼수밖에 없었던 아이가 생각나 .. 여기 들오지 말아야지하면서도 ..
결국은 그 아이가 떠올라 들오게 되는거 같더라구요 ..
아들인지 딸인지도 몰라 , 지어줬던 태명밖에 없지만 , , 밑에 원혼령이니 하는 글을 보다보니,
더 죄스러워져서 .. 영웅아 , 엄마가 엄마자격도 없지만, 정말 미안하고 , 또 미안해 ,
엄마를 용서하지는 말고 원하는만큼 미워해도 좋으니까 , 편안히 살았음 좋겠다 , ,
널 만나지못했다고 해서 널 사랑하지 않는건 아니야 , 알아줬으면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