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내 눈빛에도 카리스마가
등록일 : 2003년 03월 27일
[굿데이] 정재욱 기자 jujung19@hot.co.kr (사진=남주환 기자)
지성이 달라졌다. 이제껏 듬직한 이미지로 사랑을 받았던 지성이 사랑과 야망의 화신으로 다시 태어났다.
SBS 대기획 <올인>(
)(극본 최완규·연출 유철용)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요즘, 극중 최정원을 연기 중인 지성의 주가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화려한 시절>(
)의 '석진'은 찾아볼 수 없다. 박솔미(서진희 역)를 하룻밤 상대로 유혹하고, 또 그녀의 회사를 철저히 짓밟으려는 지성의 눈빛은 이미 트레이드마크처럼 따라붙었던 '모범생' 이미지를 완벽하게 지워버렸다.
이로써 지성은 극중 절친한 친구로 출연 중인 이병헌(김인하 역)과의 한판 승부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으며 섹시함과 냉철한 카리스마 등 다양한 느낌을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다시 태어났다.
#'칼 좀 갈았습니다'
지성이 자신이 맡은 배역인 최정원을 위해 준비했던 '비장의 무기'를 쓰지 못했다고 투정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연마한 '기술'을 드라마에서 멋지게 선보일 기회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성은 지난해 12월 드라마 촬영이 시작되기 수개월 전부터 피아노, 영어회화, 검도, 카레이싱 등을 배우며 완벽한 최정원이 되기 위해 매달렸다. 지난해 7월 피아노 교습을 시작으로 8월부터는 영어회화, 9월 검도, 10월에는 카레이싱을 연습하는 등 지성은 지난해 하반기를 <올인>의 최정원에 '올인'했다.
새벽에 검도를 시작으로 검도와 영어회화 교습이 반복된 생활이었다. 지난해 여름은 지성에게는 제2의 고3 수험생활이었던 셈. 영어회화 강사로는 고려대학교의 미국인 영어강사를 특별초빙했고, 카레이싱을 위해서는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 나가 직접 서킷을 돌며 카레이싱 기술을 전수받았다.
"지난 여름에는 땀 좀 뺐죠."
#'어, 눈에 칼이 섰다고'
지성이 이처럼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정작 드라마에서는 그러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막상 드라마가 시작되자 피아노 치는 장면은 물론 아버지인 이덕화와 검도로 승부를 겨루는 장면도 사라져 검도실력을 뽐낼 기회가 사라진 까닭이다. 게다가 영어로 대화하는 부분도 거의 없어 그동안 다듬었던 영어실력을 과시할 수 없었다.
"다른 건 몰라도 애써 공부한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좀 아쉬웠습니다. 앞으로 기회는 많을 테니 괜한 힘만 뺀 것은 아니겠죠."
그러나 지성의 '최정원 준비'가 헛고생으로 끝난 것은 아니다. '기술'은 쓸 수 없었지만 열정만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상황. 사랑과 야망을 위해서는 권모술수도 마다하지 않는 '사나이' 최정원을 연기하는 지성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재미있는 연기자'가 됐다. 잘생기고 반듯해 보이던 얼굴에서 벗어나 음모, 퇴폐, 섹시 등 다양한 '드라마'가 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믿음직스럽다며 저를 사랑해주시던 아주머니 팬들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박)솔미씨와 키스 한번 했더니 여자 중고생 팬들이 많아졌어요. 하하하."
<올인>의 지성에게 최대의 행운은 선배 연기자 이병헌을 만나 장점을 흡수한 것. 드라마 초반만 해도 이병헌의 '위세'에 밀리는 듯하던 지성은 회가 거듭될수록 원조 카리스마 이병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독특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기가 아닌 것처럼, 자연스럽게 역할을 소화하는 능력만 조금 더 보태지면 그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최고의 배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이제 저도 눈에서 빛이 좀 나나요? (이)병헌이 형을 처음 만났을 때 눈빛이 너무 강렬해서 놀랐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