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요즘 특히 인터넷 하다보면 마음이 씁쓸해질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지난 톡을 읽다가,
어떤 회사에, 전부 남자 직원이고 여직원 한명인데
나이도 그리 많지 않은 사장이란 분은,
매일 미스김, 미스김 하면서 커피타와라 녹차타와라 시키고,
워크샵을 갈 일이 있었는데, (1박으로..)
아무래도 여직원 혼자이다보니 걱정이 되서 올린 글을 봤는데요.
참.. 그 밑에 리플들이.. 특히 남성분들 어쩜 그리 다들 냉정하신지.
여자들이 커피 타오라는 말 싫어하는게,
커피 타는게 힘들어서 귀찮아서가 아닙니다.
솔직히 직장에서, 유독 "여" 사원에게만 차 심부름 시키는거.
그게 무슨 의미이겠습니까?
나도 직장 상사 심부름 군말 않고 다 하는데, 여자들은 꾀부린다 하시는데
일하기 귀찮아서가 아닙니다.
"미스X~ 커피 좀 타와" 라는 말 자체가, 여사원을 다방 레지 쯤으로 생각하고
커피타는 건 여자가 하는 일이다. 라는 개념이 기본으로 깔려있기에
나오는 행동입니다.
커피타는게 어려운 일도 아니고, 당연히 직장 상사가 잔 신부름 시킬수도 있는거지만
꼭 "여.사.원"에게만 시킨다는건 문제가 있는거죠.
그리고 아까에 이어서 워크샵 문제
네, 소풍가는거 아니고, 회사일로 가는거고
남자직원들도 물론 얼씨구 좋다~ 그런맘아닌거.
회사일이니까, 싫어도 일의 연장이다 생각하고 참고 가는거 다 압니다.
그런데요, 한번만 입장 바꿔 생각해보세요.
무슨 오바떨지 말아라.. 이런 리플도 많았는데
요즘 세상이 좀 무섭습니까?
하루 이틀이 멀다하고 뉴스에서 나오는게 강간, 살인강간,
직장내 성희롱, 성폭행..
남자분들은 잘 모르시겠죠. 여자로 살아보질 않았으니까.
자기가 겪는 일 아니니 평소때 그런거에 별로 신경쓰지도 않으시겠죠.
온통 주변에 남자들만 바글바글한 곳에서
여자혼자가서 잠까지 자고 와야 하는 상황..
꼭 뭐 남자직원들을 범죄자로 생각해서 그런것이 아니라
남자들 무리속에 여자 달랑 혼자 끼어있다는 거 자체가
여자 입장에선 당연히 걱정되고 무서운 상황이라는거
그렇게 이해하기가 힘드시나요?
그 여자분이, 단순히 워크샵 가는게 싫어서, 혹은 귀찮아서
그런 뜻으로 싫다고 하셨을까요?
솔직히, 저도 마찬가지이고 제 주변에 친구들 얘기 들어봐도
각자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이지, 말이든 직접적인 신체접촉이든,
성희롱이나 성추행 경험 한번도 없는 여자들 거의 없어요.
안믿으실지도 모르겠지만 사실입니다.
저요? 초등학교 3학년때, 학교끝나고 친구랑 같이 집에가다가
갑자기 이상한 아저씨가 튀어나오더니,
바지를 내리고 이상한 행동을 하더군요.
그땐 어려서 그게 뭐하는지도 몰랐죠.
집이 역근처여서 그랬는지, 그걸 시작으로 한번, 두번, 다섯번, 열번..
초등학교때부터 20대중반인 최근까지.
뭐 이제는 봐도 놀라지도 않습니다.
특히 여중 다녔을 시절에는, 학교에 여학교들이 밀집되있어서 그런지
아주 정기적으로 나타나는 사람도 있었죠.
바바리맨 얘기하면 가끔 남자분들 "진짜 그런사람이 있긴하냐.
난 한번도 본적이 없는데, 지어낸 얘기 아니냐." 이러시는 분들 있는데..
진짜 있습니다. 아니 있는 정도가 아니라 많습니다.
당연히 남자들 앞에선 그 짓 안하겠죠. 게이가 아닌 이상-_-
그리고 중3때, 4시 5시쯤 학교끝나고 집에 돌아가는길.
아직 해도 지지않은 대낮.
골목길에서 말끔하게 정장 차려입고 서류가방까지 든 아저씨 한분
제 뒤를 따라오시다가 갑자기 걸음을 빨리해서 제 앞을 가로 막더니
"XX하자.. 내가 10만원줄께.."
-_-..
전 너무 무섭고 떨리고 뭐라고 반박할 생각도 하지못하고
집근처에 다다랐을때 였기 때문에,
빨리 집에 가자 라는 생각만으로 걸음만 재촉하고 있었죠.
그러자 그 아저씨 계속 따라오면서..
"십만원 줄께.. 응? 십만원 줄께.."
.....
집에 돌아와서 전 책가방을 집어 던지고 엉엉 울었습니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교복입은 중학교 아이에게 그런 파렴치한 짓을 한
인간 이하의 인간에게 뭐라고 욕 한마디 해주지 못하고
바보같이 당하고만 있었던 제가 너무 억울하고 답답해서 울었습니다.
그 때 집에 엄마가 계셨는데 저 우는거 보고 정말 놀라셨구요..
중2때부터 저랑 제일 친했던 친구는,
초등학교때 엄마랑 같이 시내버스를 탔는데,
엄마는 앉아계셨고, 친구는 서있는 상황이었는데,
어떤 남자가 친구 엉덩이에.. 자기 성기를 비비더랍니다.
그 친구가 좀 비정상적일 정도로, 남자만보면 쳐다도 못보고,
말도 한마디 못하고 그래서 그냥 특이하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그 얘기를 하더군요.
또 제가 알던 저보다 두살 어린 동생 여자애는..
이건 좀 심한 케이스이지만,
어렸을적에, 자기 아빠의 친구분이셨나..
엄마의 친구분이셨나..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는데 아무튼 그랬습니다.
집에도 자주 놀러오시고, 그 동생도 잘 따르고 했었는데..
어느날 집에 혼자 있는데, 그 아저씨가 오셨더랍니다.
그래서 "부모님 안계세요 저 혼자있어요" 했더니
괜찮다고 하면서 안가고 있다가,
안방에서 그 아이를 강제로..
나중에 엄마가 집에 돌아오시고 그 아이가 울면서 그 얘기를 했더니,
엄마라는 사람이 맨 처음 한말이..
"너 그거 아빠한테 말하지마." 였답니다..
울면서 다른 사람에게 첨 하는 얘기라고..
저도 같이 울었습니다. 그 이야기 듣고.
평소엔 참 애교도 많고 발랄하고 똑똑한 아이인데
거의 십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감정의 기복이 병적으로 심하고
(기분이 좋다가도 한순간에 땅바닥으로 꺼지는..)
신경도 아주 예민하고.. 작은일에 상처받고..
정신과에서 치료도 받았을 정도구요.
그게 아마 그 때의 후유증이 아직도 남아 그런 거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주변에 여자 친구분들 있으면
한번 물어보세요. 그런 경험 있는지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작든, 크든 한두번씩은 그런 경험 다들 있을겁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도 놀란다고
그런일 한번 겪고나면, 매일같이 나오는 살떨리는 뉴스들 보면
어쩔 수 없이 겁이 납니다. 조심하게 되고 몸 사리게 되구요.
당해도 여자 잘못이라고 욕먹는게, 이 나라 아닙니까?
지하철 같은데서, 자기 변태아닌데 몸 살짝 닿았다고 여자가 째려보더라..
억울하다, 짜증난다. 이런 글도 본적이 있는데..
그런 의도도 아니었는데 억울하게 치한으로 몰리면
당연히 기분 나쁘고 억울한 남자분 심정도 백번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왜 여자들이 그렇게 민감하고 조심스러워 하는지..
딱 한번만 여자 입장이 되서.. 생각해주세요.
미니스커트 예뻐서, 입고싶어서 어쩌다 용기내서 하나 샀다가
(그렇다고 초미니; 이런건 아니고 그냥 무릎 위 길이)
강간 당하면 "여자가 짧은치마 입고 다니니 그렇지.."
이런 말 하는 사람들도 싫고, 힐끔 힐끔 쳐다보는 눈들도 싫고..
입고 대문앞까지 잠깐 나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바지로 옷 갈아 입고 나간적도 여러번 됩니다..
그러고나면 기분이 참 착잡합니다.
내 맘대로 옷도 못입는 세상이구나.. 싶고
남자분들, 여자가 미니스커트 입으면,
봐달라고 입는거 아니냐..
미니스커트 입는 여자는 싼 여자고,, 걸레고..
뭐 이런 말씀까지 하는 분들도 있는데 (물론 소수겠지만)
그런 잘못된 생각, 착각. 제발 버려주세요
남자분들은 외박을 하건.. 술 담배를 하건..
옷을 어떻게 입든 욕을 하든
여자를 많이 사귀든, 성관계를 많이 하든,
뭐라 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왜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여자에게만 이렇게 제약이 많고..
여자는 하면 안되는 일이 이렇게 많은건지..
인터넷에서 가끔 생각없이 '여자'란 단어만 나오면
일단 악플부터 달고보는 이상한 사람들 볼때마다
참 속상하고 한숨 나옵니다..
만약 다음 생이란게 있다면 절대 여자로는 태어나고 싶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