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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가살이/데릴사위가 늘고 있다는 기사를 읽고...

천사의악마 |2006.12.26 14:51
조회 1,351 |추천 0

일단... 저는 아직 결혼 안 했습니다...

안 했다고 해야 하나 못 했다고 해야 하나...

 

아뭏튼... 내년이면 꺾어진 70을 바라보는 나이에

2004년 봄... 과감히 결혼을 포기했습니다...

 

별로 잘 나지도 않은 아들에...

뭐 하나 보태주는 거 없으면서

행세라는 행세는 다 하려 들고

저와 저희 집안 흠 잡지 못해 안달복달하는

그 인간들 꼴 보기 싫어서 접었습니다...

 

오늘... "처가살이, 데릴사위가 늘고 있다"는 읽고

예전 일이 잠시 생각이 나서 몇자 적습니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솔직히

시부모님과 함께 살면 자식 입장에서 시부모님 모신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고

친정부모님과 함께 살면 부모님을 모시는 것보다는 부모님께 신세지는 경향이 많은 듯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우리나라 사회를 탓해야하기 보다는

아마도 그러한 사회 속에서 저 스스로도

그 사람들의 생각에 맞추어 살아가고 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물론 이제까지 살아오는 동안

부모님께 자식으로서 할 수 있는 만큼 하려고 노력하면서 살았지만

막상 결혼을 앞두고 있었을 때...

양쪽 집안 부모님 다 환갑이 안 되셨는데...

내 부모님 환갑 때는 기껏 백만원 드릴 생각하면서

그 쪽 부모님 환갑 때는 양쪽 집안 어른들 모시고 음식 대접하고

선물 챙겨 드리고 여행 보내드릴 생각했었습니다...

그 나마 있는 형제들 그래도 맏며느리로 들어가는데

어떻게 각출하나 싶어서...

미리미리 두 분 각 오백만원씩 천만원은 몰래 갖고 있어야 겠다...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위에 말씀드린 것은 아주 일부입니다...

 

그러면서도... 애기 낳으면...

그래도 누군가는 키워줘야 제가 직장을 다닐 수 있으니

애기는 우리 부모님께 맡길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크면 언니가 봐준다고 했었으니까...

얼마나 다행인가 싶었습니다...

그래도 가족이 키워준다는 사실이...

(그런데 그 노무 집안에서는 당신들이 키워줄 것도 아니면서

무슨 손주 빼앗기는 듯... 아주 못마땅해 하더군요...

맞벌이는 하라고 하시는 주제에...)

 

한 반 년 즈음 전인가...

그런 기사도 읽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 어려운 일 생기면 (특히 돈 문제)

시댁에 연락하는 비율보다 친정(처가)에 연락하는 비율이 높다고...

 

세상 참 치사하고 더럽습니다.

 

솔직히... 처가살이, 데릴사위가 늘고 있다는 기사에도

2년 동안 두둑해진 저축통장이라는 말이 나오더군요...

시친결에 씌여진 글들... 특히 시부모님과 같이 사시는 분들의 글들과는

사뭇 대조적인 내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기사를 다 믿을 수는 없습니다...

통계의 오류라는 것도 있고...

잘못된 일반화의 오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하지만... 아직은... 피부로 와닿는 현실은

시부모님은 모시는 것이고 친정부모님께는 신세 지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친정(처가) 근처에 사는 가장 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솔직히... 애기와 반찬 등???

 

이런 현실이 너무나도 싫어서

그냥 시집가려고 모았던 돈 톡톡 다 털어서

쬐그마한 집 하나 샀다가... (전세끼고)

대출 좀 받고 그 동안 부모님 저 시집 보내려고 모아 두신 돈

잠시 빌려서 -_-;;

전세 빼 주고 들어가 삽니다....

그래도 제가 모시고 산다 말합니다 ^^*

 

직장은 그래도 안정되게 있지만

직장생활 7년 넘도록 돈 한 푼 못 모으고

빚만 4천만원 넘게 있으면서도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계속 비싼 술에 쩔어 사는 놈...

 

그리고... 주제 파악도 못하고...

아들 하나 잘 둔 줄 알고...

딸랑 이백만원 계 탄 돈으로 아들 장가 보내려고 하면서도

끝까지 남의 귀한 딸... 흠 잡지 못해 안달하면서

 

그런 거 저런 거 신경 안 쓰고...

그래도 할 도리 다 하겠다 생각했었는데...

 

부모님께서도... 시집은 벌어서 가라고 늘 말씀하셨으면서도

막상 시집 갈 때 되니까 아끼고 아끼고 아꼈던 돈을

선뜻 내미시면서... 그 집 하자는 대로 다 하라고...

게다가 그 노무 인간 집 얻을 능력도 안 되고...

그러면서도 처가살이는 그 노무 집에서 못 하게 하고...

그래서 결국 부모님 집 잠시라도 살라고 주시겠다는데...

 

그렇다고 저희 집 잘 사는 것도 아닙니다...

정말 아끼고 아껴서 남에게 아쉬운 소리 안 하는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부모님 저 못나게 키우신 것 아닙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객관적으로도 그 인간에 비해 나으면 나았지

절대 못하지 않았었습니다...

 

제가 세상 태어나 가장 잘못한 일 중 하나가

그 사람이랑, 그 집안이랑 결혼을 생각했던 것

그리고 가장 잘 한 일 중 하나가

그 사람이랑, 그 집안이랑 결혼을 안 했던 것입니다.

 

세상에... 부모님 마음은...

하나라도 더 못해줘서 안타까워 하는 마음인 줄 알았습니다...

세상에... 자식 마음 역시

조금이라도 더 못해드려서 죄송한 마음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엔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내 자식이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한 줄 알고

내 부모님이 소중하며 남의 부모님도 소중한 줄 알고

 

베품을 받으면 고마운 줄 알고

그 고마운 마음에 오히려 내 마음이 고마워지고

 

그렇게 살면 안 될까요???

 

결혼 안 하는 것 역시 부모님께 불효이지만

결혼해서 불행하게 사는 게 더 불효가 아닐까 싶네요...

 

내년엔 좀 더 살가운 딸이 되어 볼랍니다.

아직은 젊으시지만... 사람 사는 게 어디 뜻대로만 되나요...

결혼 안 하겠다 마음 먹었다가도 결혼하게 될지도 모르니...

부모님 살아계시는 한 부모님께 효도하면서 살렵니다...

 

그런데...

제가 아직 결혼을 안 해 철이 덜 들어서 그런지

제가 아무리 효도한다 효도한다 생각을 해도

아직은 부모님께 받는 사랑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랑을 할 줄 아는 부모님이 있어서

사랑을 받고 자라게 해 주셔서

최소한 기본은 되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셔서

부모님께 감사합니다.

 

외람되지만... 한 말씀 더 드리면

세상에 사랑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

사람 대접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는 걸 알았습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려고

최소한의 도리는 다하려고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런 마음과 행동이 정말 어리석은 걸 알았습니다.

 

마음 고생하지 마시고...

사랑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을 사랑하시고

콩 한 쪽을 나누어 먹어도 고마워 할 줄 아는 사람과 나누어 드세요...

그렇지 않은 사람을 사랑하지 않고 콩을 나눠먹지 않는다고 해서

세상은 여러분을 그렇게 크게 욕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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