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무래도 미쳐가는 것 같아요 -_-
상담이라기보단 너무 답답한 마음에 이런데나 털어놔 봅니다.
얘기가 좀 길어요. 이제부터 스크롤 눈치없이 얇아질겁니다.
큰 맘 먹고 끝까지 읽어주실 분, 미리 간식 준비해 주세요.. (저 칼로리에 양 많은 걸로)
후우 - 헤어진 지 2년 가까이 지났습니다.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직장 생활 시작한 이후까지 만났으니 참 오래도 만났죠.
정확히 말하면 쭈욱 - 사귄 건 아니고 1년 못 만나서 제가 헤어지자고 했고 그는 군대를 갔어요.
그가 복무 중인동안 전 다른 남자를 만나서 네 달 정도 사겨봤지만 그가 생각나서 다시 헤어졌구요.
그가 제대한 후에 다시 만나서 사귀기 시작했었으니 띄엄 띄엄 4년 정도를 만난 셈이네요.
그런 그에게 제가 재작년에 또 헤어지자고 했구요;; (이제부터 욕 먹을 각오, 약간 되어있습니다 -_-)
우유부단하고, 저한테 쉽게 리드당하고, 제가 잘못했어도 그가 먼저 미안했다고 사과하며
화 한번 제대로 내지 못하는 그의 성격에 질려 제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이유도 참..
저, 이쁘냐구요? 전혀 아니구요 -_- 과에서 남친 만나서 사귀기 시작할 때부터
제 친한 친구들조차 그가 아깝다고 서슴없이(못된 것들;;) 말할 정도였구요..
저, 이쁜 애들과 있으면 다소 부끄러운 외모와 옷은 그럭저럭 들어가는 몸매입니다.
근데, 그런 저와 사귄 전 남친은..
제 핸폰에 남친 사진보고 친척 여동생이 탐난다며 저 몰래 번호까지 따간 정도였습니다;;
키 181 정도에 몸무게 70 안팎, 외모 뿐 아니라 옷차림도 꾸밀 줄 아는 애였죠.
간지나는 거.. 대단히 신경썼고, 애들이랑 아침까지 밤 새서 술 마셔도 한 시간 반 거리에 있는
집까지 가서 꼭 씻고 옷 바꿔입고 섭 들어갔구요 -_- 잘 웃고.. 뭐, 이쁘장한 나름 킹카였어요.
더 속상한 건 뭐였는지 아세요? 외모 뿐 아니라 제가 성격도 딸렸다는 겁니다 -_-
솔직히 말하면, 전 대학교 들어와서 연애란 걸 첨 해보면서도 제법 콧대높게 굴었습니다.
제가 낮잠 잔다고 일방적으로 영화 약속 취소하기 전까지 그 남자, 묵묵히 3시간 기다려 줬었구요,
밤에 난데없이 개가 죽었다고 울면서 전화햇더니 시키지도 않았는데
출근 전 아침 7시 일산에서부터 서초동까지 위안 마중(?)나와서 괜찮냐며 물으며 딱 5분 만났구요,
일하고 있는데 퇴근 전부터 회사 근처 전철역에 와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전 남친에게
일하는데 신경쓰인다고, 회식 할지도 모르니 그냥 집에가라며 전 차가운 소리도 했었구요..
50일, 100일 혼자 챙기는 남자친구.. 지나가다 제 생각나서 샀다는 모자,
칭찬은 못해줄 망정 '너 참 대단하다..' 이 한마디로 넘어갔구요.
제가 나이값 못하고 동방신기 좋아한다니까 어디서 싸인 CD를 구해왔더군요 -_-
도대체 이해안되죠? 네에 - 저도 물어봤었습니다
너같은 애가 왜 날 좋아하냐고.. 아님 나의 어디가 좋냐고..
그랬더니 이 남자, 자길 이렇게 대하는 여자 처음이라는 드라마 대사같은 말을 내뱉더이다 -_-
중학교 때부터 여자를 만나왔는데, 그 여자들은 다 잘해줬었나봐요. 전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암튼 전 연애에 있어서 눈치는 정말 빨랐지만 쿨한 척 하느라
걔가 일부러 질투심 유발하려고 전 여친 만난다고 할 때조차
'그래, 잼있게 놀고 내 안부 전해줘' 속에 없는 말 너무 뱉어댔구요.
'날 좋아하긴 하니'라고 물으면 '싫진 않아' 정말 재수없게 굴었구요.
남친이 같이 찍은 사진은 핸폰 메인에 놓는 게 소원이라고 했는데
그 부탁 한번도 안 들어줬습니다. 커플링.. 한번 잃어버렸고 찾아도 잘 하고 다니지도 않았습니다.
그의 생일, 친구들이랑 놀다가 까먹었구요, 크리스마스.. 전 친구들이랑 같이 보낸다고
제가 1, 2주일 전부터 너무 공포해주시는 바람에 남친도 그 날 싱글 친구들이랑 놀았습니다.
사랑한다는 말 한번도 안해봤고, 스킨쉽에 인색했고, 걔가 절 데려다주는 것 조차 꺼려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연애에 서투르기도 했지만 정말 고맙고 미안하고, 정말 좋아하면서도
그 놈의 '자존심' 때문에 제 맘도 표현못하고 그렇게 사귀다 헤어진 것 같습니다.
자존심.. 사실 저 보통 이상입니다.
어쩌다보니 과에서 수석, 입바른 소리 해대는.. 교수님들이 이뻐하는 살짝 재수없으면서도
똑똑하면서도 꽤나 이성적이고 도도한 이미지 포지셔닝이 저를 그렇게 만들었네요 -_-
재작년 초여름, 두번째로 헤어지고 과 모임에서 다시 만나게 됐을 때 전 어색했지만
후배들 앞에서 걔가 '내가 정말 좋아했던 애야'라고 절 소개시키는 데 그 '과거형 문장'에 좀 짠했구요..
제가 그 날 술이 너무 취했는데 무릎 베개 해주고 찬 바람 쐬어주느라 같이 나와있다가
걔가 '우리.. 정말 다시 사귀면 안될까'라고 할 때 마지막으로 튕겼습니다. 그건 아닌 것 같다며..
언제까지나 제 옆에 있어줄 것 같았나봐요.. 헤어진 이후에 그의 동네 친구들로부터 전화도 받았어요.
걔가 너무 힘들어한다며 다시 만나주면 안되겠느냐고.. 전 얘네들이 오바한다 싶었죠.
근데 그 이후, 재작년 가을즈음에 보다 못한 그의 주변 애들이
그에게 여자애 한 명을 소개시켜줬고 그 이후 둘이 여태까지 잘 사귀고 있습니다.
전 남친의 여친, 싸이 사진보니까 어리고 이쁜 애더군요.
일촌평 히스토리만 엿봐도 저보다 애교 많고(전 애교가 無 상태니, 저보다 없을 수가 없죠;;)
남친한테 애정 표현 잘하고, 보고싶다 사랑한다 부러울 정도로 너무 알콩달콩 지내요.
제가 알기론 둘이 사귄이 얼마 안돼서 여친이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간 것 같은데
전 남친, 민망할정도로 아주 잘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마 1년이 넘었을거예요.
끝..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문제는 저, 그 남자 못 잊고 있다는 겁니다.
그 이후 제게 좋아한다, 만나자 하는 남자 너댓은 있었지만
전 남친보다 능력있어도, 유머가 있어도 전혀 관심이 가질 않습니다. 소개팅 물론 싫구요..
졸업 전부터 직장 생활 시작해 전 나름대로 안정됐어도 동종 업계 남자들 속물 같아서 싫고,
밖에서 비춰지는(?) 성격은 도도해도, 실제론 털털하고 쏘주 잘 빠는 성격덕에
주위에 친구 남자애들은 정말 많은 편입니다. 직업 상 파티도 많이 다니고 새 사람들도 많이 사겨요.
그렇게 숱한 남자들을 만나는 그 와중에도 심각한 연애를 안 해서
애들은 제가 눈이 너무 높다고 오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정말 아닌거죠..
지금 생각으론 정말 그 남자여야만 하나봐요. 요새 자꾸 꿈에 나오고 이유없이 우울하고..
전엔 이 정도까진 아니었고, 좋은 노래 나오면 가끔 생각날 정도였는데
제가 이직 준비하면서 외국 여행 다녀오겠다고 잠깐 쉬는 동안 더 이런가봐요.
그런데 며칠 전 과 망년회에서 그를 다시 보게 됐어요.
서로 어색해서 그 이후 서로가 있는 술자리면 누군가 먼저 피하거나 안 나오곤 했는데
그 날은 저도, 그 애도 너무 친한 친구들만 보인 자리라 빠질 수가 없었죠.
그리고 그 애랑 끝까지 술을 마시게 됐습니다. 물론 단 둘은 아니고 다섯 여섯명 정도가요.
아침까지 술을 마시다 헤어졌는데 그 애한테 문자가 왔더군요.
'오늘 반가웠다, 집에 조심히 들어가고 다음에 또 마시자~ ^^'.. 평범하죠?
근데 저한테는 평범하지 않은 거였어요. 그의 번호를 삭제하고 그와 연락을 끊은 게 일년째인데
이럴때만 미칠듯 살아나는 기억력이 입력된 이름없이 온 그의 문자 번호를 단번에 알아챈거죠.
그래서 저도 평범하게 '그래, 이렇게 편하게 지내니 얼마나 좋아, 조심히 가' 대강 이렇게 보냈어요.
거기까지였으면 좋았을것을,
걔가 '보내는 김에 웃는 표시라도 보내주지.. 나 지금 속이 너무 안 좋아 -_ㅜ' 이렇게 답장을 보냈어요.
(네에 - 저 웃는 이모티콘조차 무지 아껴쓰는 얼음처녀입니다;;)
게다가 얘 또 사귈 때 발휘되던 특유의 모성본능 자극해주셔서 저 좀 급혼란스러운거죠.
속으로.. 도대체 얜 멀 바라는거지..
암튼 추가 답장받고 머리가 복잡해진 상태에서 때마침 제 핸폰 배터리가 나가버렸어요 -_-;;
답장 못했고, 그 이후로도 서로 연락 없었습니다. 근데 결론적으로 걔가 제 맘을 휘저어 버렸네요.
지금 그 애의 여친이랑 싸워서 남친을 되찾아오겠다, 걔한테 실은 무지 좋아했더라고 고백하겠다..
저는 뭐.. 이렇게 연애에 적극적인 성격 아니구요 -_- 그냥 답답한 마음에 털어놓는거예요..
반성의 시간.. 뭐 요 정도라고 해두면 좋을 것 같아요.
아, 근데 걔가 다시 사귀자고 하면요? 앞뒤 안 가리고 당장 사귀고 싶어요.
그리고 후회 안하게 잘해주고 싶습니다. 그가 그토록 보고싶다던 제 고등학교 때 친구들한테
다 소개시켜줄거고, 사랑한다고(아님 사랑했다고) 말하면서 안아주고도 싶습니다.
근데 그럴 가능성, 이거 뭐.. 줄기세포 올 1월 안에 상용화 되는 것보다 어렵지 않겠어요? -_- 그냥..
제가 그 때 못했던 거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 비슷한 사람 만나더라도 절대 같은 실수 안 하려구요.
후우 - 근데 아직도 연애하기 싫은 거 보면, 다 잊을 때까지 좀 걸릴 것 같습니다.
위로받을 자격 없지만, 너무 뒤늦은 후회지만 그냥 위로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