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은근히 시집살이시키는 시댁

우울한 신혼 |2007.03.08 20:52
조회 3,115 |추천 0

이제 결혼한지 4개월도 안 됐습니다. 그런데 오늘도 신랑이랑 다퉜네요.

신랑에게는 불만 전혀 없습니다. 연애도 오래 했고 살면 살수록 더 좋은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시댁입니다. 시댁 문제 아니면 다툴 일이 없네요.

저희는 결혼하자 마자 신랑이 지방에 가있어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습니다. 저 역시 주중에는 일을 하구요. 퇴근은 항상 저녁 10시경에 하구요. 이러니 주말은 저에게 유일하게 신랑 볼 수 있는 날, 일주일에 한 번 늦잠 자고 쉴 수 있는 날입니다. 평일에 미뤄둔 집안일도 하는 날이구요.

저희 어떻게 사는지 뻔히 아시면서 주말마다 시댁오기를 은근히 종용하십니다. 일주일에 2-3번은 전화드리는데 끝나는 레퍼토리가 한결같습니다. 한 주만 거르면 얼굴 까먹겠구나, 너무 보고싶다, 별일 없으면 와라, 이러시니 전화하기도 싫어집니다. 신랑한테 하소연하면 네가 너무 보고싶어서 그러는건데 이해하랍니다. 그러면 서운한 생각에 싸우게 되죠.

심지어는 안녕히 계세요, 이러면서 인사하고 나오는데 인사말이 또 언제 올 거니 이러십니다. 전 숨이 헉 막히죠.

며칠 전 저희집에 오셔서는 별일 없으면 주말마다 와서 저녁 먹고 가라, 거리도 가까운데 드라이브 삼아 다니면 되지 이러시네요. 여러분, 시댁 가는 길이 진정 드라이브가 될 수 있단 말입니까.

주말에는 전화 드렸더니 너 밥 해 먹기 힘들지, 와서 한끼 먹고 가라 그러셔서 저녁 준비 다했다고 그러고 안갔습니다. 신랑한테 얘기했더니 엄마가 너 힘들까봐 너 생각해서 그러는 거랍니다. 시댁가서 밥한끼 먹고 오는 게 더 편한가요, 내 집에서 내가 한밥 먹는게 더 편한가요.

시댁이랑은 워낙 지방이 달라서 음식 먹는 게 고역입니다. 가서 입맛에 안 맞아 겨우 먹는 시늉만 할 때도 있구요. 한 번도 너는  뭐 잘 먹니라는 말은 안 하십니다. 도대체 이 맛있는 거 왜 안 먹는지 이해 못하겠단 식입니다. 그렇다고 시댁식구들이 먹성이 좋은 것도 아닙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식들은 거의 그런 걸 무슨 맛으로 먹냐는 반응이구요. 그러니 저만 식성 까다로운 까칠한 며느리 되 갑니다.

하도 갈때마다 반찬 주신다는거 먹을 사람 없어서 버리는 것도 싫어서 저 먹을거 많아서 안 주셔도 된다니까 웃으시며 비수 꽂으십니다. 넌 혼자 있으면서 너 혼자 맨날 뭘 그렇게 맛있는 거 해 먹니....

일요일 저녁 11시에 전화드렸더니 뭐 사왔다고 택시타고 와서 먹고가면 안되겠냐더군요. 어이가 없습니다.

무슨 날이거나 약간의 건수만 생기면 이핑계, 저 핑계 다대서 오라고 하시고 저는 또 저대로 다 가는 건 아니지만 스트레스 받습니다. 일이 없으면 없는대로 무조건 보고싶답니다.

이럴거면 끼고 살지 그 아들 결혼 왜 시켰는지 모르겠습니다. 성인들인데 이제 독립된  한 가정의 가장인데 그냥 저희끼리 좀 잘 살게 내버려두면 안 되는 걸까요.

그 와중에 또 애기 타령까지 하십니다. 심지어는 올해 애기 낳으면 삼재가 그냥 넘어간답니다.  시댁 식구에 저까지 삼재 든 사람이 총 넷이라면서요. 애기가 무슨 삼재 액막이용 부적입니까.

2월이 4준데 설까지 쳐서 삼주를 시댁식구랑 보냈더라구요. 저번주 안가고 이번주 일있어서 못 간다 했더니 바로 며느리 봤다는 기분도 안 난답니다. 그것도 시어머니 친구들 말이라며 빙빙 돌려서요.

시댁에서 저에게 뭘 바라는 걸까요. 신랑이랑은 신혼같은 신혼도 없이 주중에 떨어져 지내며 돈이나 벌어서 모으고 주말에는 시댁 쫒아다니며 그 와중에 피곤을 무릅쓰고 애기까지 가지라는 건가요.

신랑에게 하소연 하다보면 잘 들어주던 신랑도 꽃노래도 한두번이라고 자기 식구 싫은 소리하는거 듣기 싫겠지요. 다투게 됩니다. 우리 문제가 아니니 다투면서도 답이 안 나옵니다. 문제는 지금도 신랑은 너무 좋은데 신랑이랑은 별도로 이러다가 시댁때문에 이혼하지라는 생각이 든다는 겁니다. 물론 신랑을 생각하면 어림없는 소리지만 그게 언제까지 갈 지 자신이 없네요. 차라리 대놓고 제 마음을 다 얘기해버릴까라는 생각도 하지만  남 앞에서는 죽어도 싫은 소리 안 나옵니다.

이거 말고도 4개월 남짓에 사건이 많았구요. 쓰다보니 두서없이 길어졌네요.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