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사랑하니까..
민섭과 저녁까지 해결하고 보니 벌써 8시가 넘었다.
"민섭씨.. 저 들어가봐야할것 같아요. "
"아.. 너무 늦었죠. 부모님 걱정하시겠네."
". . . . .. . . 부모님.. 돌아가셨어요"
"아.. 그래요? 미안해요. 그것도 모르고."
"앞으론 조심하세요."
부드러운 리우에게.. 한번도 만족스러워하는 민섭.
리우를 집까지 바래다 주고.. 한참을 그녀의 집을 처다봤다.
집안에 불이 켜지는걸 보니.. 그녀가 집에 있다는게 실감이 된다.
[띠리리리~~~]
"정민섭입니다."
"정검사.. 나야. 도현이.."
"어. 도현아! 언제왔어?"
"자세한건 나중에.. 지금 좀 만나자."
"그래.. 어디야?"
"몇년만이냐?"
"그래.. 꼬박 삼년만이네.."
"삼년은.. 아참. 결혼했지? 그때가언제야.. 오년전쯤이겠네.. 약혼한다고 들은것 같아."
"어.. 그래."
"하하하 신부 이름도 못물어봤다.. 제수씨 이름 뭐야?"
"미안.. 나 파혼했어."
"어? 파혼? 아니 왜? 너그때 엄청 좋아했잖아. 어릴적부터 함께 자라온 동생같은 사람이라고."
"으응.. 그렇게 됐어. 민섭이 넌 어때?"
"응.. 안그래도 자랑좀 하려구.. 나.. 오늘부터 만나는 여자 생겼어."
"그래? 잘됐네.. 뭐하는 사람이야?"
"응.. 스튜어디스.. 엄청 이뻐.. 그리고 지적이고.. "
"너네 어머니 좋아하시겠다."
"아마 꺼뻑하실것 같아.. . 좀있어봐.. 마음문 열게되면.. 널 제일 먼저 소개해줄테니까."
"그래.. 고맙다."
오랜만에 만난 두사람.. 밤이 깊도록 술잔을 기울였다.
리우를 잊지못하고있는 도현
리우를 사랑하려는 민섭
지금 서로가 같은 사람에게 가슴앓이 할줄은. 서로 알지 못했다..
"민.. 도...현?"
이란이의 말에.. 멍해져버린 리우는..
그대로 풀썩 주저 앉았다..
"보고싶데.. 니가.. 보고싶다네.."
애써 아무렇지 않은척 말하는 이란..
연예인이라 다행이다.. 리우앞에서.. 연기연습할수도 있고..
". . . . 언제.. 전화왔었어? "
'아까 너 나가구나서.. 바로."
"받았니?"
"아니.. 그냥 뒀어.. "
"지워버려.. 그리고.. 그런사람 안산다고 그러고.."
"응..그래.."
평소때같으면 왜그러냐고 따져물을 이란이지만.. 오늘만큼은 그냥 지워버렸다.
벽을 사이에 두고 누운 두사람..
리우는.. 베개가 젖도록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이란이도 마찬가지다.
리우가 말 안해도 알것 같다.
숨죽이며 우는 리우를 보면.. 두사람이 얼마나 애틋하였는가를..
그리고.. 도현이가 가슴에 새겨뒀던 사람이 리우라는걸.. 알것만 같다.
두사람이 헤어진건 궁금하지 않다.
단지.. 도현이가슴에 묻어둔사람이 리우라는게 이란이는.. 슬플 뿐이다.
오늘 아침은.. 이란이가 먼저 일어났다.
새벽촬영도 촬영이지만. 어제밤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기때문이다.
얼굴도 푸석하고.
'오늘 코디네이터 꾀나 힘들겠군.'
이란은 거울을 보며 혼잣말을 한다.
[편지왔어요~~]
한참 분장하고있는 이란에게 문자가 왔다.
[집전화바꿨어. 준범오빠한테 말해줘. - 리우 -]
일어나자 마자 전화번호부터 바꾼모양이다.
[지금거신번호는 없는번호입니다.]
리우에게 다시 전화를 해보니.. 전화번호가 결번이라고 한다.
한숨쉬는 도현은.. 어디론가 전화를 돌린다.
'정리우씨 전화번호 다시 추적해줘요. 이번엔 집주소랑 그리고 휴대폰도'
"사무실은 마음에 드니?"
환하게 미소짓는 혜란에게.. 도현은 인상을 구긴다
"리우.. 다시 찾아주세요"
"도현아."
"어머니가 시킨대로.. 일년동안 다른 여자랑 연애도 했어요.
그리고 이년동안 외국나가 생활도 했고요.
친한친구들 연락도 다끊고.. 리우도 오년동안 모른척 했어요.
그래도 안돼요. 그래도 안지워져요. 그래도"
'짝'
도현의 뺨을 후려친 혜란은.. 자신의 손을 보며 당황한다.
"미안하다. 나도모르게."
"이유. 뭐에요? 갑자기 몰락한 집안때문에? 아님... 아버지의 죄책감때문에?"
"도현아! 리우도 널 받아들이기 힘들거야!"
"아뇨. 어머니가 아니 아버지가 그때 리우에게 무릎꿇고 사죄했다면.. 안그랬을거에요"
"너희 아버지 충분히 죄책감가지셨어. 리우가족이 살던집 아직도 빈집으로 그대로 뒀다
안에 물건들 하나도 안치웠다고. 리우가 그때 우리한테 뭐라고했는줄 아니?
살인자라고 했어. 지네 아빠 죽인것도.. 그리고 지네엄마 죽인것도 우리탓이라고
난리를 쳤었다고."
"사실대로 말하세요.. 정사장님이 가지고계셨던 호텔이 탐이 나셨던거잖아요.
동업해서 아버지는 그룹회장으로 다 누리시고 정사장님은 호텔하나만 달라고 해서
두분 각자 길 걸으시면 되셨을거잖아요 그게 뭐가 어려워서 그지경을 만드셨어요?"
절규하는 도현에게.. 혜란은.. 고개를 떨굴수밖에 없었다.
당시 문화그룹의 호텔은 최고의 이익사업이였고.. 호텔을 맡고있던 정이사도 더없는 오른팔이였다.
정이사가 문화호텔가지고 따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그 규모가 점점 커지자.. 문화그룹내분이 일어났던것이다.
그 과정에서.. 민회장은 정당한 방법이 아닌것으로 정사장을 내몰고 호텔경영권까지 다시
가지고오면서.. 정사장내외가 자살을 해버린것이다.
정사장의 유언장에는.. 민회장의 배신에 대한 절규가 담겨있었고..
약혼 후 유학을 떠난지 반년도 채 되지않았던 리우와 도현이를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만들었다.
"다시 찾아서.. 결혼할겁니다. 그때 약혼식할때 맹세했던대로. 평생. 행복하게 해줄겁니다."
"니가 그래봣자 리우가 힘들어져.. 그앤.. 이미 널 지웠다고."
"반대만 하지 마세요. 전.. 리우없이는 안됩니다."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도현..
밖에서 숨죽이며 듣고있던 민회장과 마주쳤다
"도현아.."
"죄송해요. 두분.. 용서가 안되네요.."
분노어린 눈으로 민회장을 응시하는 도현을 보고.. 민회장은 고개를 떨구었다.
오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도현이 상처는 그대로이다.
"리우씨.. 정민섭입니다."
"네.. 안그래도.. 전화하려고했어요."
"네? 정말요? 무슨일로.."
"민섭씨먼저 말씀하세요. 전화하신건 민섭씨잖아요."
"하하하 그런가요? 오늘저녁 어때요? 나.. 소개해주고싶은사람 있는데."
"그것말고.. 우리 둘만 만나면 안될까요.. "
"하하하 좋죠.. 그게 더 좋네요. 제가 데릴러갈께요.. 음.. 7시정도."
"네.. 그래요.. 나중에 뵈요.."
뜻밖의 리우의 전화에.. 기분좋은 민섭..
그사이.. 도현이의 전화가 세통이나 왔었다.
"왜?"
"어.. 민섭아.. 나랑 오늘 술한잔 할래?"
"미안하다.. 나오늘 선약있어.. 그녀랑 데이트.."
날아갈것같은 기분을 겨우 억누르고 말하는 민섭..
조금 서운한 기분이 들기는 하지만.. 정말 맘에 드는 사람이 생겼으니 봐줘야할 노릇이다.
"그래.. 담에 보자"
'응 그래. 내가 소개해줄께."
"그래.."
힘없이 전화를 끊는 도현은..
혼자서.. 양주를 들이켰다.
리우야...
아무말없이 소주만 한병 들이킨 리우를 보고. 민섭은 안절부절 못한다.
"무슨 일 있어요 리우씨?"
"네.. 있어요. 민섭씨.. 사랑해본적 있어요?"
혀가 꼬일대로 꼬인 리우는..
민섭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를 물어본다.
"하하하 글쎄요.. 가슴아린 사랑은 한번도 안해봤어요.. "
이렇다할 연애한번 안해본 민섭은.. 그저 부끄럽기만 하다.
"나말에요.. 약혼한적있어요.. 유학도 같이 갔었구.. "
"그래요..."
뜻밖의 말에.. 민섭은 진지하게 귀를 열어두었다.
"그 지울수 없다는 사람?"
"네.. 그래요.. 지울수 없는사람.. 우리 엄마 아빠가.. 돌아가시기전에..마지막으로 적은
편지에.. 그사람의 부모님이 들어가있었어요.. "
"네? 그게 무슨.."
"그사람들한테 내가 침뱉았어요. 더럽다고. 가까이 오지도 말라고..
나쁜사람들이에요.. 착한 우리 부모님 가슴 후려판...
나쁜사람들... 그래서.. 그사람도 버렸어요. 우리 부모를 버린 그사람의 부모처럼..
나도 그사람.. 버렸어요.. 민섭씨가.. 도와줘요.. 그사람.. 내가슴에서도 버릴수있게.."
흡... 흡... 흑...
민섭은 엉엉우는 리우를 그냥 꼭 안아버렸다.
아무말 없이.. 꼭 안아줬다..
"그사람들.. 나쁘네요.. 리우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