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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넋두리 좀 올릴께여...^^;;;

ilovepink79 |2003.04.30 19:08
조회 741 |추천 0

저는 올해 25살입니다.

지금 동거와 결혼생활의 중간쯤 있답니다...

말이 너무 애매모호하죠?^^ 하지만 그럴수밖에 없어여...

결혼식은 안했지만, 같이 산지 일년이 다 돼가고, 또 시댁이나 저희집이나 다 알고 몇년 후에 결혼식 올릴꺼라 알고 계시거든여...

 

그 사람...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올해 8살난 아이예여. 사내아이죠. 지금은 제 아이가 되었지만, 1년전만 해도 그 아이는 제게 있을 수 없는, 있어서는 안되는 장애물 같은 아이였습니다.

 

저 대학 막 졸업하고 회사생활 한 몇개월 하다가 그 사람을 만났습니다.

나이는 저보다 한 살 더 많아여. 그럼 어림잡아 언제 아이를 낳았는지 대충 아시겠죠?

처음엔 그사람 사람이 참 성실하고, 순수하길래 좋았어여. 아이가 있는지는 몰랐구여.

데이트를 계속 하고 전화로 잦은 안부를 묻기 시작할 때쯤 그 사람이 그러더군여.

할 얘기가 있다고... 아주 진지하고 심각한 말투로여...

그래서 전 웃으면서 농담으로 그랬습니다.

"뭐 숨겨둔 애가 있다구?^^후후"

그사람 아무 말 없더군여. 순간 저는 마른침을 삼켰습니다. 몇초의 침묵끝에 그사람 그러더군여.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 알았어...어떻게 알았어...어떻게 알았어...이말이 제 머릿속을 어지럽게 돌아다녔습니다.

어떻게 알았을 리 없잖아여...^^ 그저 멜로드라마에 나오는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물어봤을뿐이에여.

그날 저는 대학동창을 불러내서 아침 9시까지 술을 마셨습니다.

저 원래 학교 다닐때도 사교적인 편이라 남자친구들도 많고, 술자리도 많이 가졌었습니다.

그렇지만 아침 9시까지 술만 그렇게 마셔본 적은 없었습니다.

저 그전에 연애도 몇번 해보았습니다. 헤어짐도 그 수만큼 겪어보았구여.

하지만 여태껏 살아오면서 이런 일을 겪으리라곤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그 사람 선택을 하라며 칼자루를 저에게 쥐여줬습니다.

전 그에게 말했습니다.

"오빠는 이제껏 나에게 거짓말 했던 걸 고백해서 맘 편해질 수 있겠지만, 그럼 나는 뭐야?"

"내가 헤어지자고 하든 계속 만나자고 하든 오빠는 어차피 손해 볼 거 없는 장사를 하는거잖아!"

 

좀 중략을 하자면 저 그러고 나서 얼마 후 그사람과 그의 아이와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저 사실은 지금 이 타이핑 하는 것도 손이 불편해서 평소보다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왼손 네번째 손가락을 베여서 6바늘을 꼬맸어여.

그렇게 손가락을 다친 날도 그 사람의 아이가 소풍을 간다고 해서 아침에 김밥을 만들려다 이렇게 됐습니다.

 

왜 그런 사람을 선택했냐고...당신의 선택이니 감수하라고 말씀하시는 분들께 제가 그 사람을 선택한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전 그래도 그 상황속에서 그사람의 좋은 면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어린 나이에 그래도 다른 남자들같으면 자기 애가 생겼다고 하면 도망가고 싶고, 대뜸 지우라고부터 할텐데 자기애라고 낳아서 여지껏 키운 그 사람의 그런 면을 좋게 보고 싶었습니다.

 

전부인은 23살...저보다 2살이나 더 어리지요...

한 4년전쯤에 집을 나갔답니다.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우고 도망을 갔다네여.

그 여자분 저를 만나는 초창기에 전화를 자주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그사람이 전화번호를 바꾸면서 지금은 아예 연락두절이 됐습니다.

 

저 위에서도 밝혔듯 그 사람의 그런 면을 좋게 보고 함께 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어쩌면 동정 아닌 동정심도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어느 누구든 처음과 같을 수는 없겠지요.

저도 마찬가지니까여. 하지만 그사람 자기 입으로도 잘 모르는 사람이 자기를 보면 순진하게 생각한다고 했듯이 살아보니까 처음 이미지와 너무 다르더군여.

말도 너무 생각없이 내뱉고, 자기와 자기아들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였습니다.

그리고 점점 저한테는 상처 주는 말을 하고는 자기가 저지른 일이니 자기가 끝낸다며, 헤어지자는 말을 서슴없이 합니다. 사실 저 초창기 함께 살때 그 사람한테 미안하단 얘기 들으려고, 또 투정 부리려고 헤어지자는 얘기 했었습니다. 하지만 곧 쉽게 풀어져 그사람과 화해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인가 쉽게 하는 말로 배째라고 나오는 겁니다.

그때부턴 반대로 제가 잘못했다고 사과했습니다. 그사람이 잘못했어도여...

 

그러더니 제가 말대꾸하고, 화내니까 어느날부터 때릴려는 액션을 취하더군여.

저 그 순간 심장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정말 이런건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는데...

맞고 사는 여자들은 다 바보라고 생각만 하고 있었던 저는 그 순간 제 자신이 너무 싫어졌습니다.

 

언제 한번은 정말 심하게 싸운 날 그사람이 쌍욕을 하면서 저한테 말하길래 저도 같이 했습니다.

그랬더니 죽인다고 이를 부득부득 갈더군여.

그래서 죽이라고 했더니, 정말 목을 조르며 벽에다 밀치더군여.

그 꼴을 당하고는 절대 못 살 것 같아서 짐싸서 간다고 하니까 아침시간에 학교 등교하려는 애한테 인사를 하라고 시키더군여. 잘먹고 잘살라고 하라구...

그러더니 휑하니 아이와 함께 나갔습니다.

전 그순간부터 짐을 쌌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문이 열리면서 그 사람이 들어오더군여.

미안하다고...정말 죽을 죄를 지었다고...

 

전 이세상에서 제일 아둔한 사람이였습니다.

남의 일이라 생각하며, 아무렇지 않게 내뱉을 수 있었던 일들이 저에게 현실로 다가와 현실을 가르쳐 주었으니까여.

 

저는 완벽주의자 같은 면이 있습니다.

편지도 글씨체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20번을 다시 쓰더라도 다시 써야 하는 성격입니다.

무슨 일을 할때도 어느정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처음부터 하는 성격이라 까탈스럽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인가 의욕을 잃었습니다.

집안 일도 방을 닦더라도 몇번을 닦았는데, 지금은 모든 것이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어떤 해결책을 제시해달라고 올리는 글은 아닙니다.

그저 제목에도 썼듯이 넋두리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느낀건데, 새삼스럽게 다시 한번 저는 참 현명한 여인네는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여.

 

중간중간에 빠진 내용이 많습니다. 다 올리다 보면 읽으시는 분들과 저의 시간을 너무 많이 지체할 것 같아서여. 그래서 대략적인 내용만 올렸습니다.

앞에 쓰셨던 분들의 이야기를 보고 많은 걸 느꼈습니다.

어쩌면 저는 그나마 행복한 사람일지도 모른다구여.

행복이라는 것이 지극히 추상적이고, 개인적인 것이긴 하지만여.

 

이 세상의 모든 여자들이 행복해지는 그 순간이 멀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런 말 한다고 하여 굉장한 페미니스트는 아닙니다...^^;;;

모든 분들 행복하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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