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 올해 첫발령받은 신규 중학교 교사입니다.
결혼하려면 한참 남았는데 왜 이리 중매해주시겠다는 분들이 많은지..
제가 혼자라면 젊은 날의 특권이라 생각하고 좋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 처음부터 당당히 애인이 있다고 밝혔는데도 그러십니다.
같은 학교 선생님들부터 교무실 왔다갔다 하시는 보험아주머니, 우유배달 아주머니 등등 ㅠㅠ
오늘도 모 공기업에 다닌다는 사람을 소개해주시겠다는 말씀에
'애인 있어요.'라고 단호히 말했지만
'그 정도 조건이면 괜찮잖아요.'라는 소리,
저 그 말에 '제 애인은 훨씬 좋은 사람이에요.'라고 딱 잘랐습니다.
그러나 애인이 있다고 하면, 뭐하는 사람이냐, 집안이 좋냐 등등을 물어보시죠.
단지 그것만으로 제 옆에 있는 보석같은 사람을 판단하고 자기가 소개해주는 사람을 한 번 만나봐라고 하십니다.
제 남자친구, 그리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지 못했고,
올해 같이 시험 봤지만 저만 합격하고 지금은 육군 장교로 있습니다.
그래도 저랑 얼른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적은 월급 가지고도 한달에 100만원씩 꼬박꼬박 적금들고 있고 세상 그 누구보다 제게 헌신적입니다.
학교에서 만나서 매일매일을 자는 시간만 빼놓고 늘 같이 있었던 만큼 이 사람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사실 제가 시험에 붙을 수 있었던 것도 이 사람이 물심양면으로 저를 도와주었기 때문이었어요.
나 혼자 합격했을 때에도 자기 힘든 거 하나도 드러내지 않고 제 뒷바라지 해준 좋은 사람이에요.
제게는 세상에 둘도 없이 좋은 사람인데,
단지 '조건'만 보고 이 사람을 판단하고 우리 사랑을 가늠하는 게 너무 싫습니다.
좋은 사람 소개시켜주겠다는 그 말이 세상 누구보다 소중한 내 사람을 모욕하는 것 같아서 너무 싫습니다.
이 나이에 무슨 순수한 사랑을 찾냐고,
결혼이 사랑만 가지고 되냐고,
그 분들이 인생 선배로서 결혼생활 하시면서 느낀 것이 그런 것이라고 네가 아직 뭘 모른다고 그러시지만요,
제가 큰 욕심이나 있는 사람이라면 모르지만
저는 그냥 좋은 사람이랑 오순도순 사는 걸 바라는 거지
근사한 집에 살고 사고 싶은 거 마음대로 사면서 사는 그런 삶 꿈꾸는 게 아니거든요.
사람이 누구나 못해본 거에 미련 갖는게 당연하죠.
그분들은 젊은 시절 조건 따져 결혼하지 않은 것 후회하신다지만,
제 생각은 그래요.
그분들이 돈많은 사람과 결혼했다면 젊은 시절 순수했던 사랑에 대해 미련 갖지 않으셨을까요?
어차피 인생은 선택이고, 기회비용이 있는 게 당연하잖아요.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전 사랑이고 지금 내 사람이에요.
이 사람이 앞으로 또 시험을 붙든 안붙든 성실한 사람이라 나 어렵게 할 사람 아니라는 거 확신해요.
나도 직업이 있고 일정한 수입이 있는데 우리 둘이 열심히 살면,
크게 부자는 못되더라도 굶지 않고 애기 이쁘게 키우면서 웃으며 살 수 있지는 않나요?
저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바라지 않는데...
생각해주시는 마음들 알지만,
우리 사랑을, 내 소중한 사람을 무시하는 중매해주겠단 소리,
정말 듣고 싶지 않아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