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맘으로만 끙끙거리다 너무 답답해서 여러분의 조언을 듣고자 여기에 글을 올리게 되었네요.
저는 서른 한 살 여자입니다. 한 달 전 우연히 어떤 남자를 알게 되었습니다.
나이는 30대 중반이고 외국계투자금융회사에서 인수합병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하네요.
처음 만난 날, 저에게 자기의 인연임을 확신한다면서 급속도로 제 마음을 무장해제시키고
저를 만난 게 꿈같다며 온갖 꿀바른 말로 교란시키는 것으로 시작해
며칠 동안은 바쁜 틈 쪼개서 매일 두 세시간씩 만났는데요..
그 이후 프로젝트때문에 바쁘다는 이유로
일주일에 한 번 보기도 어렵습니다. 자주 못보는 건 그렇다치고
하루에 한 두번 자기 일 끝나고 새벽녘에 오는 문자가 다입니다.
제가 이 사람과의 관계에 확신이 있거나,
문자 한 두개라도 제게 믿음을 주면 그까짓거 아무것도 아닐텐데
아직 알아가는 단계인 지금 마치 백만년된 조강지처에게 대하듯, 너무 느슨하게 대하는 것 같네요.
흔히들 말하는 '공들이는 과정'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고 할까요?
문자가 와도 기껏해야 날씨가 좋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류의 나이트 웨이터같은 문자만 보냅니다. ㅠㅠ
정말 관심있는 사람이면 문자 하나를 보내도
상대방 마음이 꽉 차고 훈훈해지게 보내지 않을까요?
뭐랄까. 그래서인지 이 관계는 진전 없이 그저 머무르고만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철저히 저 혼자인 느낌. 어떻게 해야 더 현명한 행동인지 하루에 수십 번 고민합니다. ㅠㅠ
제가 먼저 한 두번 전화했을 때 너무 바빠서 전화를 황급히 끊는 바람에
전화도 함부로 못하고, 시간이 벌써 한 달째 이런식으로 흘러가니
나름 자존심 상해 먼저 연락하는게 꺼려집니다.
그 사람이 너무 바쁘다고 하니 믿어줘야는 하겠지만
어쩐지 유부남 아닐까 의심하게 되고
늘 겉도는 문자를 빼놓지 않고 매일 보내는 통에 더 다가서지도 멀어지지도 못하고
바보처럼 고민만 하고 있네요.
어제는 너무 답답해서 전화로 이런 점들을 얘기했더니
바쁜 틈쪼개서 화장실가서 문자보내고 하는건데
그걸 이해 못해주냐고 엄청 서운해하네요.
본인은 노력 많이 하는건데 나의 기준이 높아서 그런거라며
그렇게 높은 기준을 갖고 있으면 자기가 충족시켜주기 어렵겠다 합니다.
덧붙여 개인의 생각을 상대에게 무조건 강요하면
안되는거라고 훈계까지 하더군요. ㅠㅠ 서럽습니다.
보통 만난지 얼마 안되는 동안은 상대방에게 궁금한 것도 많고,
알고 싶은 것도 많은 게 당연한거 아닌가요?
아직 이 사람이랑 서로에 대해 많이 아는 것도 아닌데
이 사람은 더 이상 알고픈게 없나봅니다.
제가 '저의 일상이 궁금하지 않으세요?'라고 하면 서로 마음맞는게 중요하지
그런 인지적 정보가 중요하냐고 흥분합니다. 이 남자 속을 알 수가 없습니다.
저는 한 번 마음 주면 정말 푹 빠지는 성격이라서 더 무섭네요. 이제 그만두어야 하는 걸까요?
그 남자, 제가 온전히 자기 여자가 됐다고 생각해서 마음을 놓고 있는 걸까요?
어쩌면 다른 여자가 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왜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 접근해서 이렇게 마음을 들쑤셔 놓는지 원망스럽습니다. 머리가 아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