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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엔 시조부 제사 다녀왔네요.

며늘... |2003.05.19 12:45
조회 1,709 |추천 0

시조부님 제사 다녀왔어요.

할일 별로 없다, 넌 적당히 들어가서 쉬어라....

말이 쉽지.

어르신들 일하고 계시는데 들어가서 쉴 수 있겠어요? 바늘방석이지.

썩 좋은 상태가 아닌 몸 이끌고 시골 가는 동안 배가 조금씩 울리더라구요.

시골 도착했을땐 정말이지 쓰러지고 싶은 맘 굴뚝.

 

시모,백모,작은 어머님 , 형님 부엌에서 지지고 볶고 하는데 차마 쉴 수가 없어,

바로 옷 갈아입고 부엌으로 들어갔어요.

서서 밥하는 거랑, 탕끓이고, 생선 굽는거 들여다보다 백모님이 막와서 그런거 하지 말고 조금 쉬었다 나오라 억지로 등떠밀어 쪽방들어가 혼자 아픈배 움켜쥐고 누워있는데,

한 오분 누워있었나?

먹고싶지도 않은 낙지삶아놨다고 다들 나와서 먹으라대요.

백부님이랑 아주버님이 힘없는 사람들이 낙지 먹으면 기운이 쑥 솓는다고, 얼마나 나를 찾아대는지.

할 수 없이 나가서 서너젓가락 집어먹고...

먹는 동안 초장 가져와라, 기름장 가져와라얼마나 주문도 많은지...

별로 먹고싶은 생각도 없고해서 부엌나가 잔신부름 했죠.

배 움켜잡고 어기적 걷는거 보신 형님이 부엌귀퉁이라도 앉아서 쉬라하더군요.

다들 마루에 앉아계시니 방으로 몰래 들어가기는 불가능한 일이었거든요.

 

다들 낙지 드셨는지 좀 지나니 조용해지대요.

근데 울 도련님...(휴가나와 일욜날 부대복귄데 울 아버님 강원도까지 가야될 도련님도 끌러 시부 제사오셨더군요)

형수 아빠가 커피 달래요....

커피 끓여 대령해주고, 다시 부엌으로 들어와 쪼그려 앉아 잔일 거들고.

 

정말이지 시부 시모 너무 하시대요.

본인들이 앞장서서 쉬라하면 다른 사람들도 걍 쉬라 해줄건데 한마디도 안하시대요.

차라리 옆에서 작은 어머님이나 백모님이 더 쉬라 그러시지.

좌우간 쪼그려 앉아서 잔일 한게 힘들었나봐요.

음식냄새 질려서 저녁은 한입도 안들어가지,

과일 내간다고 과일 깍는데 방으로 들여보낼 과일깍고 부엌에 쪼그리고 앉아 참외반쪽 먹은게 전부예요.

다들 식사하고 과일먹는다고 히히낙락 대던 그 즘에 갑자기 뭔가가 쫙 흐르는 느낌이 들대요.

억지로 시모한테 가 그랬죠.

어머니 뭐가 흘러요. 저 패드좀 사러 다녀올께요.

랑이 불러 나가려는데 배움켜쥐고 나가는 저보며 울 시부,

어디가냐? 들어올때 담배좀 사와라. 배아프냐?

그러고 끝이더군요.

밥은 좀 먹었는지, 배는 많이 아픈지는 안중에도 없고.

 

패드 사러 왔다갔다하는 동안 배는 더 아파오고.

좌우간 다녀와서 설거지하려는데 형님이 극구 말리시더라구요.

저도 모르겠다 싶은 심정으로 작은 방에 들어가 배깔고 누워버렸구요.

백모님, 형님 들어와서 몸괜찮냐고 챙겨주는 동안 울 시댁 식구 그 누구하나 괜찮냐고 물어봐 주는 사람 없대요.

당연 들어와보는 사람도 없구요.

 

새벽 다섯시예요.

산소가신다고 다들 일어나시대요.

저도 일어났죠.

작은 어머님들이랑 백모님은 어딜 가셨는지 아무도 안보이시대요.

부엌나가보니 형님 혼자 쌀씻고 계시구요.

형님이 밥하고 탕끓이는 동안 전 반찬들 꺼내 열심히 접시에 옮겨담았죠.

방에는 큰 상도 펴놓고 반찬옮기고, 수저젓가락 놓고.

산소 다녀오시면 바로 드실수 있게 뎁힐 음식은 전기 후라이팬에서 일차로 보온만 시켜놓고.

 

열심히 준비해서 아침상 봐드리고,

역시나 음식냄새에 밥은 안 넘어가고.

커피 준비해서 드리고 세수하고나니 여덟시 조금 넘대요.

여전히 배는 아프고.

근데 정말이지 참을만 하니까 아프단 소리 차마 못하겠더라구요.

 

아홉시 조금 넘겨 시골에서 나오는 동안 차안에서 암말도 안했어요.

울 시부 입맛없냐 소리한마디 안해주신게 서운하고,

울 시모 부엌같이 있으면서 아들 고생시킨다소리만 하고 저 힘들지 않냐소리 안해준게 서운하고,

울 도련님 커피믹스에 물만 끓여 먹음 되는 커피 굳이 찾아와 커피주세요한게 서운하고,

울 랑이 배 많이 아파? 한마디 던진게 서운하고.

 

좌우간 제 심사가 뒤틀려서 배아프단 생각 말곤 암것도 안나더라구요.

그렇게 무안 왔어요.

 

배는 계속 뭉치는데 그래도 조금은 참을만 했기에 열심히 참았어요.

배깔고 누워있음 괜찮길래.

그러다 밤이 되고,

랑이가 영화한편 보고 자자는 거 몸상태 별로라고 먼저 들어가 누웠는데,

왜 이렇게 심하게 뭉치는지.

첨엔 혼자서 숨 고르게 쉬어가며 열심히 참았어요.

조금 지나니 눈물이 나대요.

숨이 점점 거세지고.

오빠한테 전화를 했어요.(친정오빠가 산부인과 하시거든요)

나 배가 너무 아프다고, 바로 누울수가 없다고.

바로 병원가라더군요.

랑이불렀죠.

병원가자고. 그 시간이 12시거의 된 시간.

 

서운하대요, 랑이 한마디 말이.

아프면 진작 말하지 지금 말했다고.

이시간에 병원가자 그런다고.

정말이지 서러움에 복받쳐오르더군요.

내가 지금 왜 이렇게 아픈데.

내 몸상태 안좋아 그 전날 링겔까지 맞고 시골가서 쪼그려 앉아 일하고와서 이런데,

다 잘난 고씨집안 고집땜에 이렇게 아픈건데.

 

입원하라 그러더라구요.

조산기가 있는데 지금 5개월 막 넘어선때라 약도 쓸수가 없다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면서요.

 

좌우간 그 새벽에 가느라 암것도 준비한 상황이 아니라 어차피 약도 못쓸거면 집에서 준비해와 오늘 입원하겠다 그랬어요.

 

아침이네요.

오빠 전화왔어요.

집이라 그랬더니 놀라더군요.

그러면서 혹시 시골 다녀왔냐고, 그거땜에 그러냐고.

한숨만 푹 쉬고 할말없어하면서 꼼짝말고 누워있으래요.

글구 시댁엔 시골다녀와서 아프니 어쩌니 말하지 말래요.

 

저 봐서 오늘 입원할려구요.

길어야 하루이틀이겠지만 아무생각없이 병원서 푹 쉬다 올래요.

이럴때 정말 친정식구가 가까이 있었음 좋겠단 생각 들어요.

친정엄마도 걱정하실까봐 전화 못하겠어요.

저 시골 다녀와야된다 그랬더니 울 엄마 무지 안좋아하셨거든요.

임신한애기 힘들게 시골 제사까지 데려간다고.

참고로 울엄만 울 올케들 조부조모님 제사 한번도 데려간 적없어요.

뭐하러 데려가냐고, 바쁜 아이들.

 

정말 시자가 싫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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