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놓고내린 폰 찾아주며 사례금 요구하는 택시기사들

시민 |2007.05.25 12:17
조회 16,745 |추천 0

아이쿠 헤드라인 됐네요.

리플 달아주신 분들 감사하구요..

만취 상태로 택시타서 폰 잃어버린 제 잘못이라는 리플들..

백번 맞습니다. 제 잘못이죠.

제 잘못은 인정하고, 그 택시기사 '인간'에 대해 어디다 욕이라도 좀 하고 싶어서 쓴 글입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후기 원하시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폰 뺏었습니다.

경찰에 신고했는데 역시나 위치추적이니 어쩌니 하며 일 굼뜨게 하길래 그냥 됐다고

제가 직접 찾으러 나섰죠.

택시기사한테 다시 전화해서 5만원 갖고 나갈테니까 담날 보자고 하고,

만나서 냅다 택시 타버렸습니다.

그리고 욕 바가지로 해주고 핸드폰은 뺏었습니다.

그 아저씨가 뭐라고 욕하길래 나 지금이라도 신고할 수 있다고, 경찰서 함 가고 싶냐고

저도 쌓인만큼 욕 마구 해주고 내렸죠.

 

핸드폰도 찾고 욕도 실컷 해줘서 후련하긴 했지만,

그래도 영 찝찝한 마음은 감출 수가 없네요.

 

정말.. 기분 좋게 찾았다면 좋았을것을..

 

-----------------------------------------------------------------------

 

바로 어제 있었던 일입니다.

분하고 치가 떨려서 몇자 적어봅니다..

 

신촌에서 친구들이랑 술을 마시고 만취한 상태로 택시를 탔습니다.

저희 집은 방배동이구요.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만큼 잔뜩 취한 상태였고 힘들게 힘들게 집에 왔죠.

 

아침에 눈을 떠서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찾아보니 없는 겁니다.

이곳저곳 다 뒤져도 없길래 또 어디다 떨궜나 잘 좀 챙길걸 하고 자책하며

(핸드폰을 잃어버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서..)

제 폰으로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처음엔 안받았는데 신호가 가길래 몇차례 더 걸어보니

왠 아저씨가 전화를 받더군요.

 

"여보세요"

"아 안녕하세요 저 핸드폰 잃어버린 사람인데요"

"사례금 좀 줘야 돌려줄 수 있고 받으려면 수유동 장미원 앞 우체국으로 와" (대뜸 반말입니다)

"예? 아 예..알겠습니다.. 다시 가서 연락드릴게요"

 

기분이 좀 나빠졌지만, 어쩌겠습니까. 잃어버린 제 잘못인데.

집에서 좀 많이 멀긴 하지만 그래도 내탓이오내탓이오 하며 수유역까지 갔습니다.

거기서 장미원 가는 방법을 모르겠어서, 나 왔다고 확인도 할겸 공중전화에서 제 핸드폰으로

다시 전화를 걸었죠.

 

계속 안받다가 여섯번 정도 걸으니까 받더군요.

"저 수유역 도착했는데요 장미원이 여기서 가까워요?"

"뭐? '가까워?' 라고?"

"네..? 가깝냐구요"

"아니 가까운데.. 너 방금 뭐라고 했냐고"

황당해서 잠시 말을 잃었습니다.

"'가까워요?'라고 물어봤습니다. 여기서 장미원 가려면 어떻게 가야하죠?"

"어 물어봐서 알아서 찾아와"
뚝- 뚝-

 

정말 열이 뻗치더군요 얼굴도 모르는 사람한테 반말에 무시당하고 비는 주룩주룩 오고..

그래도 잃어버린 내 잘못이다..하고 책망하며 물어물어 장미원 앞 우체국으로 찾아갔습니다.

 

도착해서 다시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신호는 갑니다.

안받습니다.

또 했습니다.

또 안받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자리에서 그렇게 한 네시간동안 오십번 걸었습니다.

 

다섯시간째쯤 되니.. 받더군요.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누르고 도착했으니 핸드폰 갖고 이리로 와달라고 했습니다.

 

얼마 후 택시 한대가 옵니다.

기다리고 있는 저를 보고 창문을 열더군요.

 

"핸드폰 받으러 왔냐?"

"네"

"돈은?"

 

지갑에서 만원 꺼내서 줬습니다.

 

"그게 다야?"

"네 돈이 이거밖에 없는데요.."

 

정말 그 당시 사정상 돈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만원도 빌려서 온거였습니다.

 

"핸드폰 받기 싫냐?"

"네?"

"돈 더 갖고 내일 여기로 다시 와"

 

창문닫고 가버리더군요.

 

앉은 자리에서 주저앉아 버릴 뻔 했습니다.

욕할 힘도 없더군요.

 

 

저 핸드폰 안찾을겁니다.

신고하려구요.

왠만하면 신고같은거 안하는데, 핸드폰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정말 그 '인간'에 대한

분노가 너무 치밀어 올라서 신고를 해야겠습니다.

 

 

오늘 회사에 와서 직장 사람들한테 이 얘기를 해줬더니

다들 분노하면서 자기도 겪었던 일이 하나씩 나오더군요.

택시기사들은 핸드폰 돈받고 찾아주는 일을 부업 정도로 생각한다더군요.

 

저 다른 사람들이 잃어버린 핸드폰 두번 찾아줬습니다.

제가 직접 가서 찾아주면서도, 폰 받은 분들이 고마워 하는 모습을 보면 왠지 기쁘고

뿌듯하더군요.

 

그런데 정말.. 이건 아니지 싶습니다.

이왕 찾아주는 거 서로 기분 좋게 찾아주면 오죽 좋습니까?

그럼 저도 기분 좋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례금을 드릴 수도 있는거죠.

 

그런데 전화 걸자마자 대뜸 사례금부터 찾질 않나, 반말 찍찍 해대질 않나,

사례금 적다고 핸드폰 안주고 그냥 가버리질 않나...

 

진짜 세상 살기 각박합니다.

 

 

모든 택시기사님들이 그런건 아니실테지요.

제가 재수없었다고 생각하겠습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