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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대장을 위해 거짓말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너무 웃기네여..ㅋㅋ

엉뚱하기 ... |2007.06.04 18:04
조회 373 |추천 0

오랜만에 군대 얘기나  해 볼까여?군 생활 중 가장 아찔했던 순간이면서도 또한 가장 재밌었

 

던 일이기도 합니다.ㅋㅋㅋ

 

그럼 시작하죠. 제가 군복무 했던 곳은 바로 강원도 철원의 G.O.P 즉, 휴전선 155마일 중 일부

 

입니다. 그곳의 겨울 날씨가 어떤지는 다들 짐작하시겠지만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지역이랍

 

니다. 그래서 겨울철에 야간 경계근무를 설 때는 방한복을 따로 줍니다. 스키파카랑 방한화,

 

방한모 등이 그것이죠. 이 스키파카는 야간근무자를 위한 복장이기 때문에 근무 인원에 맞게

 

나오고 근무가 없는 사람들은 입지 않습니다. 즉, 계급장이나 이름표는 없겠죠? 근데 한 번은

 

제가 야간근무를 서다가 잠깐 들어와서 쉬는 타임이었는데 그 때 작전장교(계급:소령)가 갑자

 

기 시찰을 왔더군여. 그 시간에 소대장(계급:중위)은 각 초소를 돌며 병사들을 점검하고 다녀

 

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소대장은 깊은 잠에 빠져 있었죠. 즉, 소대장이 잠들어 있다는

 

 걸 작전장교가 알게 되면 어케 될까여? 소대 전체가 난리 납니다. 더구나 예전 소대장은 순찰

 

일지에 다른 사람을 시켜서 거짓 싸인한 걸 들켜서 군장 싸고 산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온 적이

 

있거든여. 대충 작전장교의 성격도 짐작이 가시져? 어쨌거나 작전장교가 들어오자마자 소대장

 

의 행방을 묻더군여. 그래서 제가 대충 시치미를 떼서 내보낸 뒤 상황실에 있던 후임병에게

 

연락했습니다. "빨리 소대장 깨워! 작전장교 떴다." 작전장교가 떴다는 말은 우리 소대에 비상

 

이 걸렸다는 소리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소대장은 약 1분 후 옷도 제대로 못 입은 상태로 내

 

려왔습니다. 그리고 저한테 작전장교의 행방을 물은 후 제가 입고 있던 스키파카를 벗어 달라

 

고 하더군여. 글구 어디든 숨어 있다가 교대시간 되면 좀 늦어도 좋으니까 천천히 나가라고

 

했습니다. 그 때 당시 제가 소대 최고 선임병이었기 때문에 제가 늦게 나간다고 욕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구여. 그게 소대장이 저한테 옷을 빌린 이유이기도 했죠. 그래서 저는 시킨 대로

 

작전장교가 안 올 만한 곳, 실외 세면장에 숨어 있었습니다. 형광등은 소등한 채로.. 참고로

 

실외 세면장의 크기가 어느 정도냐면여. 공사현장 가 보면 컨테이너 박스 하나 가져다 놓고

 

사무실로 쓰면서 감독하잖아여.. 그 컨테이너 박스 정도의 크기입니다. 글구 안에는 욕조 비

 

슷한 용도로 쓰는 구조물이 하나 있구여. 어쨌거나 거기 잠시 숨어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소대장과 작전장교의 목소리가 들리더군여. 그러더니 점점 가까워지면서 둘 다 함께 제가

 

숨어 있는 세면장 안으로 들어오는 겁니다.  그 순간 저는'헉!!~ 큰일났네? 이제 어쩌면 좋지?'

 

라고 생각하면서 '에라 모르겠다. 일단 빨리 숨자' 라고 생각하고는 욕조 비슷한 구조물에

 

들어가 몸을 숨겼습니다. 그리고 작전장교가 형광등을 점등하더니 소대장한테 "세탁기는 잘

 

작동하냐?, 환풍기는 언제 설치했어? 수도꼭지는 안 얼었어?"등의 질문을 하면서 점점 저한

 

테 다가오더군여. 제가 걸릴 확률은 100%이구여. 아무래도 제가 그 안에 있는 걸 보면 분명

 

이상하게 생각하겠죠? 그래서 전 그 안에 들어가 있는 핑계거리를 빨리 만들어야 했구여.

 

그래서 작전장교가 저를 발견할 무렵 저는 바닥을 열심히 뒤적거리며 뭔가를 찾는 척 했습

 

니다. 그런 저를 본 작전장교가 "얌마! 너 거기서 뭐해?" 그러시더군여. 그래서 제가 애써서

 

침착한 표정으로 "잃어버린 물건 좀 찾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거기서 뭘 찾아?" 그러시더

 

군여. 여기서 뭘 찾는지 말해야 할 때 굉장히 조심해야 합니다. 왜냐면 고등학생이 담배를

 

가지면 안 되듯이 군인들도 가지면 안 될 물건이 있는데 그런 물건 얘기하면 안 되겠죠? 글

 

구 중요한 군수 보급품을 얘기해도 안 됩니다.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뜻이 되니까여. 또한

 

눈에 쉽게 띄는 물건이라도 안 되겠죠? 그래서 뭐가 좋을까 생각하다가 (생각할 시간이 1초

 

도 채 안 되긴 했지만여.ㅋㅋ) 예전에 고참이 저 휴가 복귀할 때 라이타 부싯돌을 사다 달라

 

고 한 적이 있어서 그 때 봤는데 떨어뜨리면 찾기 힘들게 생겼더군여. 그래서 작전장교한테

 

"라이타 부싯돌 찾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이건 아무리 봐도 말이 안 되는 소리

 

라는 생각밖에 안 들더군여. 어디가 틀렸을까요? 작전장교가 들어오기 전에 저는 형광등을

 

소등한 채로 있었구 그것을 점등한 사람은 작전장교였죠? 근데 전 작전장교가 들어오기 전

 

부터 계속 라이타 부싯돌을 찾고 있었다는 뜻이 되는데 안 그래도 찾기 힘든 물건을 형광등

 

까지 소등한 채로 찾고 있었다는 뜻이 되어 버린 겁니다. 당연히 누가 봐도 이상한 소리로

 

들릴 거예여ㅋㅋ.. 작전장교 역시 제 대답을 듣더니 "이런 미X X, 웃기고 있네!"하더니

 

밖으로 나가더군여. 글구 소대장은 불안초조한 표정이었다가 나중에 보니 억지로 웃음을 참는

 

표정이었구여. 전 그 날 군장 메고 산꼭대기까지 올라가는 줄 알았는데 하나님께서 그래도

 

지켜 주셨는지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근데 이 일을 알게 된 제 후임병 중 한 녀석은 배꼽을

 

쥐고 웃으면서 "그러길래 왜 이상한 데 숨어 있다가 걸립니까?" 라고 하구 저랑 같이 근무

 

서던 후임병은 "차라리 얼굴 좀 씻으러 왔다고 했으면 더 좋았을 걸 그랬습니다." 라고 했는

 

데여.. 그 말을 듣는 순간 전 뭔가에 세게 얻어맞은 듯한 느낌... 왜 진작에 그 생각을 못 했

 

을까 싶더군여. 하지만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랬다면 추억거리가 별로 안 남았을 것 같군여.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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