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심심할때나 시간죽일때나 들어와 이런얘기들이 있구나 하던 곳인데,
제가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될줄은 몰랐네요.
답답한 마음에...조금 힘이라도 얻고싶어요.
지난 가을...더위가 가실때부터 만났던 사람이 있습니다.
매일같이 집앞으로 찾아와 하루라도 안보면 안되겠다고
매일 하루 마무리를 함께 하고 싶다고 졸라대던 사람이었어요.
착한 얼굴에 착한 마음을 가진 건강한 사람이예요.
참...그러고 보면 좋은 기억도 많네요.
처음으로 제 목에 걸어줬던 목걸이,
손잡고 걸었던 수목원, 한적한 곳에서의 첫키스,
음악 소리가 좋았던 헤이리 까페에서의 고백,
땀흘리는 모습에 설레했던 산행,
함께 갔던 교외 작은 펜션, 그날밤...
저희는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고, 서로 부모님들께도 인사도 드렸던 사이였어요.
함께 신혼을 보낼 집을 보러 다니기도 했었구요. 약혼자였지요.
이렇게 봄이 지나가고 여름이 될때쯤이면 신혼생활을 보내고 있을줄 알았습니다.
하지만...그는 자꾸 뭔가 망설이는듯 했어요.
둘다 적지 않은 나이였기 때문에 저는 결혼을 서두르고 싶었지만, 그는 그렇지 않더군요.
기약을 주지 않는 모습에 저는 점점 지쳐갔고,
확신이 없었던 저는 그를 사랑하게 된 마음은 제쳐두고,
더 마음이 깊어졌다가는 다칠것이 두려워 이별을 말했지요.
그는...며칠만 시간을 달라 했어요. 그게...삼월 초의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이별을 말하고, 그는 나흘 후 저를 찾아왔어요.
그러자고 하더이다. 너무나 차가워진 목소리로, 얼굴로, 헤어지자고요.
하룻밤만 함께 보내고 싶었어요. 저는...이별을 말한 주제에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그는...저를 안는 팔이..몸짓이 너무나 차갑더군요...
며칠만에 너무나 변해버린 그가...믿을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그를 보내고 일주일 후...저는 임신을 알게됐어요.
그를 잡으려 했습니다. 아기가 생겼다고, 다시 생각하자고, 잘지내자고, 다시 시작하자고..
하지만 그는 그사이, 다른 여자가 생겼대요.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대요. 저는 믿지 않았습니다.
저에게서 이별을 듣고, 한번 실수로 자버린 여자래요.
그는...그녀에 대한 책임감때문에 그녀를 놓을수 없대요.
책임감...책임감이라니요. 저에게보다 더한 책임감이 어디있을까요.
그때부터 그렇게...여태까지...세달간...저는 그를 놓을 수 없었고, 그는 저에게서 도망하려 했어요.
그동안 뱃속의 아가는 커갔지요...
저는 믿지 않았습니다. 저를 떨치려고 거짓말하는거라고 생각했어요.
눈이 뒤집혔어요. 온방법을 동원해 그의 핸드폰 메세지를 추적했습니다.
가관이더군요. 정말...
그 여자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XXX씨 아시죠? 했을때, 한치도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답하더군요.
제가 말했지요.
우리는 오랜 연인이고, 결혼을 약속한 사이이며, 양가로부터도 인정받았고, 난 임신을 한 몸이다...
제 이야기를 들은 그 여자는 의외로 자기는 그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헤어지려 생각하고 있었다더군요.
그여자...어차피 헤어지려던 참이었다고 단숨에 헤어지겠다더군요.
나와의 관계랑은 상관없이 헤어지려 했었대요.
나와의 관계는 몰랐던 일이긴 하지만... 오히려 이렇게 알게된게 다행이라고
오히려 그렇게 버려질뻔 했던 절 걱정해주는 척까지 하더군요.
그여자 한번 당황한 기색도 없이 너무나 담담하게.
오히려 제가 더 당황스러웠지만...저는 안도했습니다.
그여자가 헤어져주면, 그가 다시 나에게 돌아올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날밤 제 전화를 받은 후 그여자는 말한대로 그를 모질게 차버렸고,
저는 다시 그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그는 돌아오지 않더군요.
계속해서 그의 메세지를 저는 모니터링하고 있었어요.
그는...그녀에게 매달리더군요...
나에게는...미안하다는 말...사랑한다는 말...진심어린 말 따뜻하게 한번...안했던 사람이...
그여자에게는 그렇게 뜨겁게...
널 놓치면...살수 없다고...너에게 어떻게 속죄해야겠냐고...
내가 아니라...그여자에게 미안하다 하네요...
그 메세지를...저는 다 보고있을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절대 그를 다시 만나지 않겠다고 저에게 약속했던 그여자가
자정이 넘은 시간에 그사람에게... 메세지를 보냈더군요. 만나자고...
밤을 같이 보냈나봅니다...
다음날 아침에야 메세지를 확인한 저는 눈이 뒤집혔습니다.
그 여자에게 다시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아이 아빠될 사람이라고, 임신한 나를 봐서라도 이러면 안된다고.
그여자, 냅따 전화오더군요.
제가 메세지를 보고있는걸 모르는 채로, 딱잡아떼면서
더러운 상황에 연관되기 싫은 사람이니 저에게 연락하지 말라고 소리소리를 지르더군요.
그게 바로 사흘 전의 일입니다.
그날 이후...너무나 충격이 컸던 저는 결국 그저께 아이를 놓쳤습니다.
더이상 임신이 안될지도 모른다더군요. 자궁이 약해서...그래서 아이 일부러 떼지 않았던건데...
한번도 미안하단말 안턴 그사람이...그제서야...속죄한다 하더군요.
위자료로 오천만원을 받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그여자만은 만나지 말아달라고 소원했습니다.
마지막 자존심이었습니다.
나는 이렇게 불행해졌는데 이렇게 몸과 마음을 다 다치고 아이까지 죽이고 만신창이가 됐는데
그 사람은 이런 나를 돈으로 떼어내고서라도... 함께있고 싶은 여자와 사랑하게 된다는게...
난 참을 수 없었습니다. 너무나 억울했습니다.
그러겠다고 하더군요.
자기는 그여자를 만나고 싶어도...그여자가 자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어차피 못만날 사이라더군요.
그리고나서, 그는 돌아갔습니다. 열한시가 넘은 시간에요.
저는 퇴원하고, 그 다음날 아침에...그러니까 어제 아침에...다시 그의 메세지를 확인했습니다.
이럴수가...저를 만나고 속죄한다던 사람이 그시간에 그년을 만났더군요.
자정 넘은...열두시에 그년을 만나...새벽녘에야 그년과 헤어졌더군요.
제가 아이를 잃고...
버려졌다는 비참함과 아이에 대한 미안함으로...
눈물로 밤을 새우던 시간에...
그들은 시시덕거리면서...향락의 밤을 보내고 있었나봅니다.
배신감에 몸을 떨고 있습니다.
저는 어쩌면 좋을까요.
돈으로도...무엇으로도 되받을수 없습니다.
어쩌면 좋을까요...아무일도 할수없고 먹을수도 없습니다.
제가...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보란듯이 더 멋있는 남자에게 시집가서...행복하게 살꺼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