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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길로...

은하철도 |2003.05.24 05:27
조회 177 |추천 0



아버지의 길로...




때로는 아버지의 길이 그립다

선술집 골목의 하수도에 머리를 박고

세상을 토하듯 구토하던 슬픈 소리가

아버지가 된 지금 그렇듯 그리워 진다



오늘밤은 아버지의 어깨를 짚고

유행가를 목청 돋구어 부르며

그 선술집 골목의 아낙네를 찾아

김치 한조각에 세상을 마시련다



아버지는...

유행가 가사를 끝까지 따라 부르지 못했다

혀꼬부라진 노랫소리는

중간 정도에서 헛돌았다

그토록 답답하였던 아버지의 노래는

내가 아버지가 되어서야 알아 들을 수 있었다



가자. 아버지의 길로...

빈 하늘을 향하여 두 주먹을 쳐 올리고

휘적거리는 발걸음으로 애달픔을 밟으며

절대로 울지 않았던 아버지의 길을 가자



내가 따라간 아버지의 길로

술취한 걸음으로 내 아들이 쫓아 오면

슬픔은 눈물로 흘리는 것이 아니라

냄새나는 시궁창에

머리를 박고 토하는 것인 줄 알 것이다



글 / 은하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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