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대학을 졸업하고 아주 작은 건설회사에 입사한 사회초년생입니다.
경제가 어렵다는 말들이 늘 저와는 무관하게 느껴졌는데...
정말 취업하기 힘들더군요.
제가 능력이 많이 부족한 탓도 크죠.
대학 졸업장만 갖고 있다고 알아주는 세상이 지나간지가 언젠데...
언제까지 놀고 있을수만은 없는 집안 형편과 분위기가 절 다급하게 만들었죠.
하여간 현실을 받아들이고 일단 취직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이곳 (작은 건설회사)에 입사를 했습니다.
사무실에는 주로 사장과 저 둘만있고,
각 현장에는 담당 소장(이사라고 부름)들이 있어, 수시로 전화가 오거나 방문을 합니다.
제가 하는 일은 공사가 시작하고 끝날 때 관련서류를 작성하고-공무부에서 하는 일들-
그 밖에 사장이 할 수 없는 일들...
또는 사장이 하기 싫은 일들은 모조리 제가 다 합니다.
커피도 타고, 청소도 하고, 전화도 받고, 은행도 가고, 동사무소도 가고....
사실 처음에 입사할때 이런 일을 하게 될 줄 전혀 모른건 아니예요.
하지만 시간이 갈 수록 그런 일들을 하는 제가 너무 한심스럽습니다.
나름데로 중상위 대학을 나왔다고 말하면서 제가 하는 일을 보세요.
친구들을 만나면 저희 회사나 제가 하는 일에 대해서 당당하게 말 할 수 없습니다.
빽으로 들어갔던, 실력으로 들어갔던 친구들은 모두 대기업에 들어가거나...전공을 살려 연봉을 많이 받고, 직장에서 대우도 좋고, 복리후생도 끝내주더군요.
제가 하는 일에 대해서는 그래도 참을만 합니다.
손님이 오면 사장이 직접 차를 타기 뭐할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제가 받는 대우를 생각하면 참을 수가 없습니다.
사장이나 소장들이 저를 "미스~0"라고 부릅니다.
아직도 그런 회사가 있나요?
"미스~0, 여기 커피 좀~" 이라고 할때...제 기분이 어떤줄 아십니까?
정말 어느 다방에 취직한 것같은 그런 더럽운 기분이 듭니다.
한번은 공휴일날 손님이 온다고 사무실에 나오라더군요.
기가막혔죠.
그래도 회사일이니까 제가 나와서 중요하게 할일이 있나부다 싶어서 나왔습니다.
근데...제가 한일이 먼줄아십니까?
중요한 손님을 위해 커피를 대령하는 일이였습니다.
너무나 제가 비참하더군요.
"밥먹었냐?" "임마, 정신 나갔냐?"등의 말투들...
건설쪽은 거칠다는거 알아요.
하지만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정말 얼마나 깜짝깜짝 놀라는지...
아직도 적응이 안됩니다.
더 문제인 것은 저를 그렇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미 미움이 너무 커져버렸다는 겁니다.
이렇게 누군가를 미워하면서 하루종일 보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힘듭니다.
좋게 생각하려고 자꾸 마음을 고쳐먹어도 다시 금세 미워져버립니다.
그만 두고 싶은 마음이 하루에도 몇번 아니 수십번씩 듭니다.
그런 마음을 부모님께 비추었더니 좀 싫어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그정도 끊기도 없다고...
동생이 아직 졸업도 않해서 집안도 어렵고...
다 제가 능력이 없어서 이런거겠죠?
그렇게 생각하니까 정말 더 우울해지고...
자꾸 자신감이 상실됩니다.
화장도 하기 싫고, 사람만나기도 싫습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곳이 없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