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눈에 봐도 중환자로 보이는 여인. 얼굴에 붕대를 감고 병실에 누워있는 이 여인에게 또 다른 여인이 다가간다. 침대로 올라가 환자위에 올라탄 이 여인이 손에 쥔 것은 주사바늘. 잠시 후 주사바늘을 쥔 손이 서서히 올라가고 환자의 온 몸은 피투성이가 되고 만다.
이 끔직한 살해 장면이 벌어진 곳은 남양주 종합촬영소에 위치한 공포영화 <두사람이다>(감독 오기환/ 제작 모가비 픽쳐스)의 세트장. 살해 장면만으로도 충격적인데 두 인물의 관계를 듣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휩싸인다. 살인자는 다름 아닌 자신의 친 언니를 살해했기 때문.

결혼식 날 정혼자에게 떠밀려 결혼식장에서 추락한 가인(윤진서)의 첫째 고모 지선(조선주)은 무사히 수술을 마친 후 중환자실로 옮겨지게 된다. 이 소식을 들은 가인은 지선을 보기 위해 남자친구 현중(이기우)과 병실로 향하지만 잠겨있는 병실 문을 통해 막내 고모 정선(서유정)이 지선을 주사바늘로 무참히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인기 만화가 강경옥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두사람이다>는 <선물> <작업의 정석>을 통해 ‘충무로의 이야기꾼’으로 등극한 오기환 감독의 세 번째 영화. 탄탄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자신의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 중 누군가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기막힌 상황을 통해 공포를 끌어내려한다.

호러퀸에 도전하는 윤진서는 촬영 전부터 펜싱 전공 지망생인 캐릭터를 위해 펜싱 수업을 받았고, 와이어 액션을 비롯한 많은 액션을 소화하기 위해 액션스쿨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받기도 했다. 눈앞에서 막내 고모가 첫째 고모를 살해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는, 감정 몰입이 필요한 신의 촬영을 앞둔 윤진서는 촬영장에 몰려든 많은 취재진들로 인해 다소 난처한 기색이 역력해보였다. 또한 처음으로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 서유정은 온몸에 피를 뒤집어쓰고 친 언니를 살해하는 장면을 무엇에 홀린 듯한 무표정한 모습으로 연기해 카메라 세례를 한 몸에 받았다.

이밖에도 이기우, 박기웅 등 충무로의 기대주들이 출연한 <두사람이다>는 기존 공포영화와 달리 우리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혹은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통해 현실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공포를 그릴 계획. 현재 36회차 촬영을 진행하고 있으며 총 43회차의 촬영을 6월 초에 마무리 짓고 후반작업을 거쳐 오는 8월 초 ‘두 사람’의 정체를 공개할 예정이다.
오기환 감독 인터뷰
장르를 넘나들며 연출을 하고 있다.처음부터 장르별로 해보려했다. <선물>을 끝내고 무협을 하고 싶었는데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아 유 레디> 등이 흥행에 실패했을 때라 투자가 안됐다. 울음을 주기위해 <선물>을 했고, 액션을 하고 싶어 무협을 준비했는데 실패했고, 웃음을 주기위해 <작업의 정석>을 했다. 그리고 지금 공포를 연출하고 있고. 다음에는 에로 아니면 액션을 할 거다. 왜 감독은 같은 장르만 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는지 모르겠다.
<두사람이다>는 만화가 원작이다.
원작 만화처럼 찍으면 ‘전설의 고향’이 된다. 그렇게 가지 않으려고 30%만 원작에서 따왔다. 저주와 그 저주의 근원으로 이야기를 풀면 쉽다. 하지만 이유를 알 수 없이 벌어지는 일들이 세상에는 많지 않나. 그것에 집중하며 각색을 했다.
<두사람이다>에서 공포의 주안점은 무엇인가.
기존 공포들은 사다코를 비롯해 사람과 귀신에 집중한다. <두사람이다>는 제목 자체가 근원적이다. 두 사람이 만나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람이 만나는 사회의 최소 단위가 두 사람 아닌가. 사람과 사람사이에 어떤 근원적인 공포가 있는가, 그 배경에 집중했다.
그 주안점을 이끌어내기 위해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은.
공포를 이끌어내는 장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본다. 스토리로 인해 관객이 그 인물에 동화될 수 있다면 그것이 좋은 영화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