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분양권에 당첨됐을 때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분양권을 돌려줄 의무가 없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19민사부(최재형 부장판사)는 평소 알고 지내던 박모(여)씨의 명의를 빌려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신청을 했던 하모(여)씨가 분양권을 돌려받지 못하자 박씨와 분양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분양권 소송에서 "분양권을 돌려줄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명의 대여로 분양계약이 이뤄진다면 '부정한 방법으로 주택을 공급받게 하거나 공급받을 수 없다'고 규정한 당시의 구 주택건설촉진법을 위반한 것으로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범죄행위에 해당할 뿐 아니라 법에 따라 주택공급을 신청할 수 있는 지위가 무효화 되거나 이미 체결된 주택의 공급 계약이 취소될 수도 있다"며 이같이 판시했다.
또 "대가에 대한 구체적 약정 없이 명의를 빌려 분양신청을 하고 당첨될 경우 분양권을 넘겨받기로 한 것은 증여에 유사한 계약에 해당하고 민법은 증여의 의사가 서면에 표시되지 않을 경우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피고가 분양계약을 체결해버려 원고에게 명의대여 약정을 해제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약정 자체가 종료됐다"고 덧붙였다.
하씨는 2002년 4월 성남시 분당구에 신축되는 주상복합아파트에 분양신청을 하면서 당첨될 경우 분양권을 넘겨받기로 하고 박씨의 명의를 빌렸고 분양권에 당첨된 후 박씨가 명의변경에 대한 대가 등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했다.
박씨는 결국 분양권을 넘겨주지 않겠다며 분양계약을 체결한 뒤 소유권 이전등기까지 마쳤고 하씨는 분양권을 돌려받으려 소송을 냈다가 1심에서도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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