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얼마나 긴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하는지 답답하고 암울한 마음에 이 글을 써 봅니다. 여기서 어떤 말들이 오고 갈 지는 모르겠습니다. 그저 답답한 심정이라도 알리고 싶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올해 59세가 되실 분입니다. 안타깝게도 2년전에 어이없는 죽음을 당하셔서 나이가 57세에서 멈춰버렸습니다.
지난 2005년 6월 11일 어머니께서는 다니시던 조그만 공장에서 동료의 일을 도와주다가 손가락 세개가 절단당하는 사고를 입으셨습니다. 급히 근처의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 치료를 받으시고 광주에 있는 산재지정병원인 ㄷ 병원(수지접합수술전문이랍니다.)으로 이송하여 봉합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도착하고도 한참을 대기했다고 합니다. 다른 환자의 수술이 있어서 기다리라는 거였답니다. 그동안 어머니곁에는 우리 가족대신 공장의 사장님이 같이 지키고 계셨습니다. 그러는 동안 간호사가 사장님께 수술동의서와 입원신청서 등 서류를 몇 가지 가져다 주고는 싸인을 하라고 했답니다. 가족이 안왔으니 기다리자고 했더니 동의서가 없으면 수술할 수 없다고했고 그래서 싸인을 해주고 어머니는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늦게 출발한 까닭에 수술이 시작되고 조금 후에 병원에 도착하였고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지났을까? 11시 30분이 넘어 갈 무렵 갑자기 환자의 상태가 안 좋아졌다고 수술을 중단하고 열을 내리는 조치를 시작했답니다. 밖에 있는 가족은 아무도 모른 상태였고 11시쯤이면 수술이 끝난다고 했는데 수술이 끝나지 않자 저희 이모님께서 수술하는 곳 근처까지 가 보셨습니다. 그러자 의사가 하는 말이 환자의 체온이 떨어지지 않으니 체온을 내리고 수술을 해야한다고 했답니다. 그리고는 12시가 훨씬넘어 거의 30분이 다 되어갈 무렵 위급하다며 전남대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해 갔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1시간여에 걸친 심폐소생술에도 불구하고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정확한 사인은 후에 부검결과 "악성고열"로 추정(?)된다고 하였습니다.
황당한 죽음 앞에 저희 가족들은 정확한 사인을 가려달라고 경찰에 신고를 했고 부검도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부검결과에 대한 재검결과가 나와 형사 사건은 일단락이 되었습니다. 물론 의사들은 무죄로 나왔습니다. 부검과 부검에 대한 재검까지 의사들과 의사협회에서 실시했으니까요.
그동안 ㄷ 병원은 어떻게 했을까요? 저희는 순진했습니다. 언론에 나오는 그 많은 사람들. 병원앞에서 농성하고 시위하는 사람들이 과격하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먼저 장례식을 치르고 찬찬히 병원과 합의를 하려고 시도를 했습니다.
그런데 병원 사람들의 태도는 우리의 생각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구체적인 금액은 말씀 드릴 수가 없지만 아무튼 병원은 늘 우리를 ㄱㅏ지고 놀았습니다. 맨 처음에는 부검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달라 하더니 그 다음은 재검결과 나올때까지 기다려 달라 . 우리가 전화를 하면 내부 조율을 거치고 있으니 조금만 시간을 달라. 그러더니 결국 형사에서 무혐의 처리가 되자 ㄷ 병원은 당장 지금까지의 태도를 바꿔 형편없는 보상금을 제시하면서 합의를 하자고 하더군요. 자기네들이 지금까지 제시해왔던 금액의 절반도 안되더군요. 그래서 우리가 병원에 한 두어 번 가서 난리를 쳤습니다. 가서 뭐라 난리를 치면 금액이 조금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며칠 지나서 전화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 가 있습니다. 결국 최;후의 통첩으로 소송을 하겠노라 이야기 하러 병원을 마지막으로 들렀습니다. 그래도 금액은 변하지를 않더군요. 물론 자기네 잘못은 전혀없다는 투로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소송하겠노라, 소송준비하라고 말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웃기는지 아십니까? 돌아와서 얼마되지 않아 그 병원 사무장이라는 사람이 문자를 보내서 자기네가 말하던 금액의 두배 정도를 합의금으로 줄테니 합의하자고 했습니다. 정말 어이가 없고 화가 나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저희는 결국 11월에 ㄷ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벌였고 지금까지 1년 반이 되었습니다.
저희 가족이나 사연을 들은 주변의 분들은 의료과실이 명백하다고 합니다.
첫째, 수술동의서에 가족의 서명이 없습니다. 보호자로 따라간 사장님이 대신 싸인을 하셨습니다. 물론 아주 위급한 경우에는 가족이 아닌 사람이 수술동의서에 싸인은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과연 가족이 없이 수술을 할 정도로 위급했나요? 저희 어머니는 병원에 도착하고도 한참 동안을 다른 환자의 수술이 끝날때까지 기다렸습니다.
둘째, 수술 동의서 작성시 의사는 보이지 않았고 나중에 마취를 다 시켜놓고는 불러서 수술할 곳과 수술 시간을 대강 말해주었답니다. 반드시 수술이나 전신마취를 할 때에는 마취에 대한 부작용과 수술의 위험 등을 환자나 보호자에게 말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런 내용이 전혀없었습니다. 사장님은 전혀 들은 바 없다고 하셨습니다. 자기네들은 했답니다. 간호사가...의사는 뭐 했을까요?
셋째, 악성고열로 의심이 된다고 의사가 판단한 시간이 진료차트에는 11시 30분으로 나와있습니다. 저희가 전남대병원 응급실으로 이송한 시간이 12시 25분 경입니다. 대략 40분 정도를 이 병원에서 지낸 셈입니다. 악성고열이 의심되는 경우에 취할 조치가 대략 10여가지 정도된답니다. 하지만 악성 고열의 경우 가장 우선적으로 비상시에 사용하는 약품이 댄XXX인데 이 약은 전남대 병원에만 있습니다. ㄷ 병원의 의사들이 자기네 병원에서 한 것은 아이싱과 앰부백을 통한 산소공급 외에는 없습니다. 악성고열은 발병하는 속도가 매우 빨라 즉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거의 100% 사망에 이릅니다. 비상 약품하나 갖춰놓지 못한 병원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다고 시간을 그렇게 허비합니까?
넷째, 이미 전남대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는 동공이 열리고 복부에 경직이 된 말하자면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는 겁니다. 얼핏 응급실 당직 의사의 말을 들었는데, 죽은 사람을 뭐하러 데려왔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당연히 ㄷ 병원의 면피용밖에는 아니라는 겁니다.
그 밖에도 여러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더욱 억울한 건 아직도 이 사건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저희 어머니가 6월에 돌아가시고 제 아들, 어머니의 첫 손자가 9월 초에 태어났습니다. 8월까지만 공장에 다니시고 9월부터는 손자 키우시겠다고 그렇게 좋아하셨는데 결국 손자를 보지도 못하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인사 한 번 없이 그렇게 가셨습니다.
그런 우리 가족을 ㄷ 병원은 몇 푼 안되는 돈 가지고 거의 6개월을 장난쳤습니다. 소송이 제기된 지금껏 ㄷ 병원은 저희에게 전화한번 없습니다. 아주 질립니다. 그리고 무섭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저희는 병원의 높은 벽을 느끼며 좌절하고 있습니다. 소송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 1차 판결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인지 아십니까? 바로 의사들의 제식구 감싸기입니다. 진료결과에 대한 정확한 확인을 위해 법원에서 유명한 대형병원들에 진료차트에 대한 검토를 의뢰했지만 모두 거절해 버렸습니다. 곤란한 일에 끼어들기 싫은 겁니다. 마취진료차트 검토를 해 주면 누가 했는지는 금방 드러날테고 자기 식구를 팔았다는 비난을 살 것이 뻔하니 절대로 손대기 싫은 겁니다. 결국 재판은 현재 중단된 상태이고 저희는 게속 기다려야 합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재판이 다시 열리기를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려야합니다.
의사들이 무섭습니다. 제 사촌동생이 병원의사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녀석도 전 믿지 않습니다. 친구들 의사 있지만 안 믿습니다. 그들을...절대로 믿지 않습니다.
도대체 돈이 뭐길래. 자기네들의 숭고한 의사의 사명과 소명 의식까지 눈감고 양심까지 속여야 하는지...정말 진짜 허준이나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같은 의사는 이 땅에 더 이상 없는 것인지...
솔직히 저희 지금도 그렇고 전에도 그랬지만 소송비용이나 위자료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것 챙겨서 팔자 필 정도로 돈이 궁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저희가 원하는 건 하나입니다. 정말 제대로 된 사과를 하고 우리의 행동이, 우리의 경우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다시 일어나지 않을 반면교사가 되고 또 하나의 케이스로 남아 의료사고때문에 고통받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줄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07년 6월 24일...
아래는 CBS 노컷 뉴스에 실린 기사입니다.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544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