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경주에 안강이라는 동네에 삽니다.
저는 태어나서부터 계속 안강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안강의 길은 골목골목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네도 촌동네에다가 30여년을 살았는데 빠삭하죠..길가다가 보면 대부분 선후배에 동네 어르신이고..
안강에는 사람들이 길을 잃는 경우가 자주 일어납니다. 제 주위만 하더라도 저, 엄마, 아버지, 남동생,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동네 사시는 일가친지분까지..
물론 치매 아니냐고 물어보실 분도, 네비 찍으면 되지 않느냐는 분도, 길치 아니냐는 분도 계시겠지만,
30년을 살았고, 제가 경험했던 중학교때('90~93년)에는 네비도 없었고, 어디가도 길은 정말 잘 찾습니다.
암튼 학교 마치고 시장안에 오락실을 갔다오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더군요. 가도가도 길이 안나오는 겁니다. 오락실도 맨날 다니던 곳이었는데도 길은 아는데, 길이 안나오더군요.. 가도가도 그자리였습니다. 그때가 오후 3시~4시쯤 되었을 겁니다. 정말 환장하겠더군요. 분명 우리집으로 갈려면 이길로 가야 되는데 반대방향인 형산강쪽으로 나오고 근계리 뒷산 나오고..
할머니랑 어머니 종종 말씀 하셨는데, 안강시장에서 길 잃는 사람 종종 있다고 그러더군요. 갑자기 그생각도 나고 무섭기도 무섭고.. 그랬습니다. 그당시 제 친구중에 한놈이 근계뒷산(아까 말했죠)에서 넙적발이(무슨 동물같은 겁니다. 사람 홀리는.. 실제 있는지는 모르고..)에게 홀려서 한몇일 고생한적이 있었습니다. 그 생각도 나고 오만 생각이 나더군요..
길 물어볼수도 있었겠죠..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 길로 가면 되는지 아는데 그길로 가면 엉뚱한 곳이 나오는데 어쩔수가 없더군요..
한 1시간 넘게 헤메다가 동네사람 만나서 동네사람 따라 집에 도착했습니다.
할머니는 옛날 6.25때 여기 전쟁 심하게 했는데(안강전투로 검색하면 나오실 겁니다) 그때문인지 안강시장에 사람 홀리는게 있다고 하더군요. 아버지도 어릴때 산에 나무하러 가면 해골같은거 많이 봤고 워커 주워서 신고 옷 주워서 입고 그랬다고 그러셨구요..
그냥 우스겟소리로 들었는데, 제가 당해보니 알겠더군요.. 사람 홀리는 뭐가 있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