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봄 서울로 취직이 되어 서울생활을 시작한 20대 후반에 접어드는 남자입니다.
그리 공부를 잘했던 것도 아니고...
집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대학도 집 근처에 있는 국립대에 지원해서..
지방 4년제 졸업하고 직장생활마저 지방에서 하려고 하였으나..
지방는 일할 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 있고 그마저도 서울과 임금을 비롯한 수준차이가 크더군요..
그래서 평생 집밥만 먹다가 드디어 27살의 나이에 서울로 상경하여... ㅠㅠ
나홀로 서울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다행이 지하철 역이 그리 멀지 않은 서울 변두리 주택 옥탑방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부모님 농사지어 버신 돈 꼭 갚겠노라 다짐하고 돈을 받아 방을 계약했습니다...
그리 좋은 집은 아니었고 옥탑방이니 대략 어떤 상황인지 짐작은 하실수 있겠죠~
방에 창문이 두개 있는데, 한쪽 창문이 고장이 나있었습니다.
게다 반투명 창문이라 답답하기도 해서 투명 창문으로 바꿨지요...
투명 창문으로 바꾼날 저녁엔가... 어떤 아주머니 한분이 제 옥탑방을 찾아오셨습니다.
"새로 이사오셨나본데..."부터 시작하는 아주머니의 말씀은...
제가 이번에 투명창을 단 쪽 맞은편에 사는 아주머니였는데..
자신의 집에 다 큰 딸도 있고 자신들 거실도 보이는데다가..
이제 곧 여름인데 베란다 창 열어놓고 살면 서로 보이면 민망하지 않겠냐며..
새로 단 창문을 반투명으로 바꾸던지 안보이도록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조금 기분이 안좋았습니다.
제가 그 집이나 쳐다볼 변태로 생각을 하신 것 같아서도 화가 났고..
정 보이기 싫으면 자신들이 조심하던지, 창문에 시트지를 붙이면 될 것을..
왜 저한테 와서 이러는지 화가 났지만 아줌마고 여자고 하니까 참고 그렇게 하겠다 했습니다.
그 아줌마가 사는 건물이랑 제가 사는 건물 사이에는 승용차 한대 통과할만한..
그런 작은 골목이 있습니다.
얼마전 집에 냉장고가 없어서 작은 냉장고를 하나 인터넷으로 구매했지요.
어느 화창한 토요일... 냉장고가 도착을 했고...
냉장고를 싣고 나타난 트럭은 그 좁은 골목에 잠시 정차를 했습니다.
그리고 아저씨 두분이 그 높은 저의 옥탑방까지 냉장고를 가져다주셨죠.
그런데 저희집 아래가 시끌시끌합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어떤 아저씨가 소리지르고 계셨고..
냉장고 운반해준 아저씨 한분이 황급히 내려가서 사과하고...
차를 다른 곳에 주차한뒤 다시 올라오셨습니다.
불과 5분정도밖에 안된 시간에.. 그리고 트럭 앞에 잠깐 주차하니 여기로 연락 달라며..
전화번호까지 써있었고 가전회사 이름에 대리점 전화번호까지 차에 다 써있었는데..
그런데도 그 아저씨는 화를 내시고 트럭 기사아저씨 난처한 꼴 당하는 모습에 제가 죄송스럽더라구요.
집에서 보내준 직접담근 매실원액에 물을 타서 드리니 아저씨들이 맛있다며..
흔히 있는 일이니 너무 걱정말라고 하시면서..
제가 사투리를 쓰니 고향을 물어보시며 옆동네라며 반가워하시더군요..
지난 토요일.. 날도 너무 좋고 저도 배때기에 王 한번 만들어볼까 허황된 꿈을 품고는..
윗옷을 안입고 옥탑방 앞에 나와서 팔굽혀펴기도 하고 윗몸일으키기도 하고..
암튼 쌩발광을 하며 운동을 했는데..
역시나 안하던거 하려니 힘들어서 한 30분하고 들어와서는 씻고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문밖에서 누군가 문을 두드리더라구요...
그래서 옷 안입고 있었던지라 황급히 옷 입으며 뛰어나가 문을 열었습니다..
그곳엔 지난번에 창문 가리라고 했던 아주머니와 또다른 아주머니 한분이 있었습니다..
그리구선 하시는 말씀이 본인들 집에 딸도 있고..
또 다 큰 남자가 웃통 벗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민망하니 그러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물론 제가 몸도 통통하고 볼품없는건 사실입니다만....;;;
뭐 그분들이 이런 점들을 지적하시고 화를 내는 것을 보면 제가 잘못했나봅니다..
그런데 똑같은 행동을 고향 집에서 할때는 뭐 보는 사람도 없었지만..
웃통 벗고 온 동네 싸돌아다녀도 보고 반갑게 인사해주는 곳이었는데...
그런 생활에 적응해있다보니 서울에서는 아직 그런게 적응이 되질 않네요...
그래도 출퇴근할 때 같은 건물 이 문, 저 문에서 나오는 등교하는 아이들 보고 인사해주면..
아이들도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더라구요...
동네사람들하고 인사하던 습관이 베어서..
아니 습관이 아니라 인사하는게 당연한 것이고 인사 안하는건 생각 안해봐서요..
출퇴근시간에 같은 건물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나마 인사를 하면은..
다들 잘 받아주시더라구요.. ^^;;;
이제 서울 생활 3개월 넘어 4개월이 다 되어 가는데요...
물론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났지만..
아직은 제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특별시민이 될 자질이 부족한가봅니다...
서울생활.. 많이 빡빡하고... 힘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