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개월째 입니다.
아직은 깨소금 볶는 재미로 지냅니다.
신랑은 장남이지만, 시부모님과는 100m 거리에 분가해서 살고 있습니다.
시부모님도 솔직히 유별나시고 아들 잘 난 맛에 사시는 분이시라 시집살이가 혹독할 뻔 했는데 (먼저 결혼한 동서는 시집살이 좀 했음), 제 신랑이 결혼후 사고친게 들통이 나서(카드빚 수천만원) 저한테 죄인처럼(?) 생각하시고 절 잘 챙겨 주십니다. 그렇지만, 저 시댁에 잘 하려고 노력하고 가까이 사니까 자주자주 들러고, 돈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말라며 열심히 살겠다고 항상 어머님께 말씀드립니다.
그래서인지 시댁 식구들 전부 편하게 지내고 좋은데,
수원에 사시는 시누이에게는 마음이 열리지가 않습니다.
우리 랑이랑 1살 차이나는 누님이신데 첫 만남부터 꼬이기 시작하더니 자꾸만 형님이 싫어 지기만 하네요.
제가 형님을 처음 뵌 것은 결혼하기 전입니다.
설에 가서 눈수술을 받기로 해서 상견례 다음날 우리 랑이랑 금요일날 일을 마치고 기차로 서울로 갔습니다. 저희는 둘 다 대구근처에 살고 있거든요.
잠은 설에 사는 저희 오빠 집에서 자기로 하고...
그래서 울 올케는 시누 신랑감 온다고 음식 준비하고 난리가 났지요.
그런데, 기차 타고 가면서 수원 자기 누나집에 가서 자기로 했다네요. 엥?
화가 무척 났지만 그래도 어쩝니까?
수원에서 내리기로 하고 가는데 그 기차가 수원에 정차하지를 않는 것이었오요.
그래서 속으로 잘 됐다 생각하고 누나집에 전화를 하니까 전철타고 오라는 거였습니다.
엄청 열 받데요. 영등포 도착하니까 밤 10시 반 가까이 되었더라구요.
전철타고 수원에 갔습니다.
그런데, 그날이 발렌타인데이 라서 그런지 11시가 넘었는데 택시승강장에 줄이 50m나 서 있더라구요.
40분을 기다려서 택시 잡아 누나 댁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12시가 넘은 시간, 하루 종일 근무하고 기차타고 4시간 걸려서 다시 전철로 40분, 택시 기다린다고 40분, 이렇게 산넘고 물건너 도착했더니 두분은 주무시고 계시더라구요.
얼마나 열 받든지? 그시간에 다시 맥주 시켜서 마시고, 잘 때는 새벽 2시 30분.
아침 7시에 일어나서 국도 없는 밥 먹고 출근시간에 눈 벌겄게 해 가지고 영등포에 있는 안과에 예약시간 딱 맞추어서 겨우 도착했습니다.
솔직히 그 다음 날에는 자동차를 가지고 내려 가기 때문에 돌아가는 길에 수원에 들렀다가 내려갈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하여튼, 그때부터 왠지 시누가 싫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덩치는 산(山)만해가지고, 목소리는 기차 화통을 삶아 먹었는지 왜 그리 큰지?
어찌되었던 결혼을 하고...
어느날 전화가 왔더군요.
자주 만날 수는 없어도, 전화라도 자주 하라고...
저희 집에 전화 안 났습니다. (솔직히 일부러)
핸폰으로 전화하면 전화요금 무지 나옵니다. 형님 말 굉장히 많거든요.
저 수다 떠는거 무척 싫어합니다.
성격 좀 무뚝뚝한 편이거든요.
전화 자주 안한다고 난리입니다.
우리는 수천만원, 아니 우리가 아니지. 자기 동생은 수천만원 빚을 자기 올케한테 떠 넘기고 있는데 말입니다. 솔직히 누님네는 좀 잘사는 편입니다.
사건은 어제 일어났습니다.
6,7,8일 연휴라서 5일날 밤에 애 셋 데리고 친정에 내려 온 것입니다.
2주전에 저희 시모랑 시동생 부부 누님댁에 다녀 왔는데 말입니다.
시어머님도 귀찮게 왜 내려오냐고 화를 내시더군요.
그래도 자식이 온다니까 음식 바리바리 해 놓으셨더군요.
어제 현충일날 아침 10시까지 아침 먹어러 시댁으로 오라고 하더군요.
갔습니다. 아침부터 포식 했습니다.
며느리로서 상치우고 설겆이를 해야 되잖아요.
상 들고 나오니까 우리
형님 : 난 이집(자기 친정) 살림 잘 모르니까 내가 설겆이 할테니까 니가 상 치워라.
새댁(나) : (잉?) 호호, 언니 저도 어머님댁 살림 아직 잘 몰라요. (활짝 웃어며)
형님 : (정색을 해 가지고) 아니, 너는 며느린데 아직 살림 모른다면 어떡하니?
새댁 : (아니, 이런.... 참아, 말아? 에라이 모르겠다) 며느리면 몇일 되지도 않했는데 살림 다 알아야
되나요?
형님 : (잉, 뭐 이런게 다 있어?) ...
설겆이 끝날 때 까지 말 한마디 안 하더군요.
나도 생까고.
열받아서 그래 시집 살림 함 알아보자 싶어 냉장고 청소 1시간 걸려서 다 해버렸습니다.
우리 어머님 살림 솜씨 0점도 아니고, -100점 입니다.
냉장고 청소를 얼마나 안했는지 쓰레기통이 따로 없습니다.
냉장고 안에 쌈장 만들어 놓은 것만 4통 들어 있습띠다. 상추 2봉지 있든데 한 한달쯤 된 것 같더군요.
고추는 섞어서 곰팡이가 쓸어 있고, 반찬들은 큰 반찬통에 쬐끔씩, 쬐끔씩...
아참, 이게 아니지!
어찌되었던 형님이 왜 이렇게 싫을까요?
주는 거 없이 밉다더니 꼭 그렇네요.
신랑 1년에 두세번 보는 시누, 그 비위도 못 맞춰주냐네요.
친정 엄마, 착한 우리 딸이 왜 그러냐네요.
저도 그래서는 안 되는 줄 알지만 그게 맘 처럼 안돼요.
어제 저희 형님도 좀 당황스러웠겠지요.
2달밖에 안된 올케가 윗시누에게 달라더니까.
잉잉, 착한 며느리 착한 올케가 되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