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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아들녀석을 보다 문득 ..

며느리.. |2007.07.17 04:03
조회 714 |추천 0

그냥 며칠뒤 이사를 앞두고 잠도 잘 안오고 시친결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읽고 있답니다,

저는 결혼 3년차에 15개월짜리 아들녀석이 하나 있는 29살 평범한 아줌마랍니다 ,

신랑은 종손이고, 아래로 올해 결혼한 시누가 하나 있고

시할아버님, 할머님, 시작은할아버님 시작은아버님들 ..꽤 많은 식구들이 북적대는 집안

맏며느리이기도 하구요 ^ ^

 

오늘 이사준비로 부산스레 종일 짐을 꾸렸답니다,

짐이 두곳으로 나누어서 가게 된터라 ...  일부는 직접 짐을 꾸려야해서요,

작년 끝날무렵부터 지금까지 신랑의 실직으로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었던지라

그래도 긴 터널의 끝이라 생각하니 걱정되는 부분도 있지만 한편으론 마음이 뭐랄까

새로이 시작하는 기분처럼 상쾌하기도 하고 그런상태였답니다,

신랑에게 아이를 맡겨두고 이사짐을 정리했는데 대충 정리가 끝난 저녁무렵에

일손 덜어준다고 신랑이 박스몇개옮기는 사이 고틈을 못참고 15개월짜리 말썽꾸러기

아드님이 차곡차곡 쌓아둔 칼라박스 모서리에 이마를 박아버렸네요..

깊은 상처는 아니지만 모서리에 찍혀 그 연한 피부에 빨갛게 피가 오르며 우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화가나 신랑에게 큰소리를 치고 얼른 아이를 얼러 약 바르고 밴드 붙여주고 ..

아이는 금새 울음그치고 언제그랬냐는듯 또 개구지게 뛰어다니다 잠들었지만

잠든후에도 한참을 밴드붙여놓은 이마를 보면서 안쓰러워 매만지고 또 매만지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재워놓고 부엌과 거실을 대충 정리하고서 시친결에 와 글을 읽고 있네요 ..

 

시친결을 보다보면 참 나쁘고 이기적이다 싶은 시어머님들. 시아버님들도 많고,

상식의 선에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싶은 시댁들도 많고, 그렇네요..

 

그런데 자꾸 자꾸 읽다보니 .. 문득 그런생각이 들더라구요,

우리 시어머님도 .. 신랑을 이렇게 키우셨겠구나 , 내가 내자식 보듬듯 보듬어가면서 ..

우리 엄마도..  아니 모든 부모님들이 다 ..  이렇게 가슴조려가며 안쓰러워하며 애닳아하면서

자식 키워내신거구나 싶은 생각 ..

모르던 사실도 아니고 알고있는 사실인데도 .. 이렇게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건 또

새삼스러울정도로 생소하게 .. 마치 그런 사실을 처음 안것마냥 느껴지네요 ..

조금만 양보하면 조금만 이해하면 얼마든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수 있을텐데 ..

자식 덕보려고 키우는거 아니라고 ..자식 키우는동안 효도는 다 받는거라고 ..  

어른들 하시는 말씀처럼 .. 행동또한 딱 그만큼이면 좋으련만 ..

 

그동안 시댁 잘곳없다는 이유로 결혼하고 한번도 못자고 왔는데 ..

사실 방두칸에 비좁은 부엌만 있는 집에 사셔서 결혼전에 인사드리러 간날도

신랑손에 잘곳없어 미안하다며 여관비 쥐어주셨던지라  ;

이번에 이사가면 차로 한시간이면 갈수있던 거리에서 네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로 가게되어

첫손주라고 그렇게 이뻐하시는데 자주 뵐수 없을것 같아 시집간 시누방에서 하루 재워달라고

졸라서 자고 왔는데 ..  저녁에 아이 재워놓고 통닭시켜 맥주 먹자며 두분 우리 부부 불러서는

너희 어려운 형편에 집값이라도 조금 보태지 못하는 못난 부모라 미안하다 하시고..

신랑은 다행히 자리를 잡아 몇개월 교육을 받으러 혼자가게되니 ..

친정집에 아들녀석과 둘이 가게 된것도 너무 미안해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고,

사돈어른들께 정말 면목없다면서 곱게 키워 시집보내놨더니 아이까지 데리고 친정살이 하러오는

딸 보면 얼마나 마음이 상하실지 ..걱정이라고 ..니가 고생이 되더라도 조금만 이해를 해달라고..

그간 힘들었으니 이제 좋은날만 있을꺼라 하시고 ..

추석엔 먼 거리 애 데리고 행여나 올생각하지말고 친정에서 몸이라도 편히 지내라고 그러시고 ..

다음날 아침 어머님이 부엌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나 깰까 걱정되서 방문 살짝 닫아놓고 가시는걸

보고 ..  그렇게 어머님이 차려놓은 밥상에 앉아 밥 먹고 일어나면서 ..

그동안 힘들때마다 고개를 들던 서운한 감정들이 조금 누그러지더라구요 ..

말한마디에 그만큼 누그러진 마음이 오늘 아들놈 다친 이마를 보면서 또 한번 녹네요 ..

이렇게 쉬운데 ..  가족들과의 관계로 마음이 많이 다치신 분들 모두 .. 얼른 치유되심 좋겠어요 ..

 

앞으로는 양가 부모님들 대할때 .. 내 자식이 나에게 하는거다 .. 라고 한번씩 되새김질하면서

마음가짐을 고쳐먹기로 신랑과 이야기를 했답니다 ..

결국 모두들 부모님께는 자식이고 조부모님께는 손녀,손주이고, 또 내 아이들에게는 부모이니 ..^ ^

 

모두들 좋은일만 가득하세요 .

저도 오늘부터 새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 더 열심히 살도록 노력해야겠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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