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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이런건가요

인생이란 |2007.08.01 02:12
조회 753 |추천 0

인생이란 이런건가요

어제 친구가 입원한 병실에 다녀왔습니다. 겨우 40대 중반인데 이 친구가 글쎄 뇌경색으로 수술을 받고 반신불수가 됬네요 즉 풍을 맞고 말았습니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던 친구인데 이제 폐인이 됬습니다. 한 일년전 쯤에 다른 친구가 직장암으로 6개월 정도 투병하다 죽었는데 벌써 두번째 입니다.

아내와 자식이 모두 없는 지금 정말 저의 인생을 생각하니 이렇게 살다 가면 너무 억울해서 도저히 죽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386. 60년대 초반에 태어난 저는 그 당시에 모든 세대가 다 그랬지만 형제 많은 집의 육남매중 네째로 태어났습니다. 시대가 시대인지라 부모의 모든 지원은 큰형 작은형에게 집중되고 나머지 자식은 모두 찬밥 신세였지요 막내 정도만 다시 지원을 받고요 세째(누나)와 저만  대학을 못갔습니다. 중학교를 마치자 기술을 배우라고 아버님이 공고에 보냈지요 나름대로 공부를 잘했기에 당시에 수재들만 간다는 K공고에 특차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고교 3년은 집의 돈 한 푼 안쓰고 오히려 용돈까지 벌면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리고 고교 졸업하자마자 하사관으로 군대에 갔습니다. 5년동안을 근무했습니다. 군에서 받은 월급은 정말 한 푼도 쓰지않고 집으로 모두 보냈지요, 5년 후 제대하고 돌아와 보니 제가 번 돈으로 형님들 결혼하고 동생 대학 보내셨더군요 그리고 저는 다시 취직을 해야했습니다.

국내 굴지의 기업에 기능공으로 취업해서  다시 직장을 다녔습니다. 그런데 영 마뜩찮은 것이 중학교 때 저보다 공부를 못했을 것 같은 사람들이 단지 대학을 나왔다는 것 하나가지고 제 월급의 2배를 더 타고(보너스 있는 달은 4배지요)영 사람을 개무시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야간 대학이라도 가려고 공부를 햇습니다.

(그런데 왜그런지 모르겠습니다. 부모님은 맹렬히 반대하시는 것입니다. 큰형 작은형 모두 부모님이 공부시키셨고, 막내는 내가 번 돈으로 공부시켰는데 정작 내가 공부하겠다는 데 맹렬히 반대를 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큰 형 작은형이 잘되면 너는 저절로 잘될테니 열심히 큰형 작은형 뒷바라지만 하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결론적으로 그 때 큰형 작은형은 대졸사원으로 기업체에 다녔는데 사실 월급장이 형편에 썩 넉넉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부모님의 도움에 한 50%는 저의 월급이었습니다.  제가 대학다니면 큰형 작은형 못 도와 줄까봐 부모님이 그러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동급생 보다 한 7년정도 늦었지요(군대빼면 4년) 대학 졸업해봐야 기업체 취직은 어려워 나이 제한이 없는 사대로 갔습니다. 그래서 교사가 되었습니다.

교사가 된 후 열심히 했습니다. 결혼도 하고, 집도 장만하고, 자식도 낳아서 키우고, 학교내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도 확보했고요  정말 말그대로 앞만보고 달려왔습니다.  47년의 세월을 남들 다 부리던 게으름 한 번 못부리고 피곤하게 달려왔습니다.

이제 불혹의 나이를 넘겼습니다만 아직도 저의 인생은 고달픕니다. 우선 집을 사면서 진 빛을 갚아야 하고 하나 해준 것 없는 부모이지만 부모님의 노후도 어느 정도는 책임져야 합니다.  혼자 버는 외벌이 가장인지라 가족들의 생계가 모두 저에게 달려있고요 지금 중학생인 두 아들이  자립할 때까지 열심히 뒷바라지도 해야 합니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지금까지 쌓아놓은 것이 있어서(의도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성실하게 하니까 자연히 쌓이더라고요) 나름대로 승진 준비도 해야합니다. 아직도 12,3년은 더 뛰어야 합니다. 아파도 안되고, 꾀를 부려도 안되고 사고를 당해도 안됩니다.

한 해에 천만명이 간다는 해외여행도 지금까지 한 번 다녀오지 못했습니다. 30만원만 내면 간다는 중국

 2박 3일도 못갔습니다. 그저 아이들 등쌀에 여름이면 한 2박 3일 교외로 나가서 적당히 바람만 쐬고 왔지요. 방학 때 마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부하직원들이 너무 부럽습니다.

어떨 때는 다 때려치고 저도 제 인생을 찾고싶습니다. 저도 제가 하고 싶은일 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그런데 너무 멍에가 무겁습니다. 왜이렇게 제 인생은 남 뒷치닥꺼리만 도맡아 해야하는 인생인지 30살까지는 부모님 때문에 형제들 뒤치닥거리  결혼 후에는 아내와 자식들 뒷바라지, 그러다  이제 그 뒷바라지 다 끝나면 나이 60 .

건강하면 다행이지만 친구들 처럼 잘못되면 그냥 끝나는 거고 친구들 같진 않지만 비리비리하게 살면 그냥 그냥 힘든 노년기 연명만 하는 거고    

이 세상의 모든 남자들이 다 저같이 산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또 저처럼 책임감 갖고 평범하게 사는 것이 좋은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억울합니다. 인생을 즐기면서 사는 친구들은 도대체 어떤 축복을 받았기에 그럴까?   전생에 너무나도 좋은 인생을 살았기에 이생에서의 생은 고난의 연속일까요? 부모와 형제 아내와 자식은 나에게 과연 어떤 존재일까요

한 번 가출하고 싶습니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한 일년정도만 모든 소식을 끊고  내 마음대로 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쓸데없는 생각하는 40대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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