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 싸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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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한 진짜 이거 개X끼네? (X=새)
김형민 뭐야? 야...!!
박진한 미친놈... 네가 그러니까 친구가 없는 거야. 알아?
김형민 내가 친구가 있는지 없는지 네가 어찌 알아? 18!! 오늘 처음 나
랑 채팅하는 놈이...
박진한 너 같이 싸가지 없는 놈은... 척보면 안다... 메에~~~~~~~~롱...
김형민 이게 정말... 너 죽을래?
박진한 비융신~~~ 나가 뒤져라....(참고로 이 아이디는 내꺼 아니니까
폭탄 메일 보내도 소용없어!! 쿠카카카~~~~~! 약 오르징???)
나 간다잉~~
김형민 야!!! 너 거기 서지 못해!
## 박진한 님이 퇴장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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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거... 진짜 미친 놈 아냐? 방을 만들자마자 들어오더니 욕만
하고..."
형민은 아직도 화가 나는지 숨을 몰아쉬며 씩씩댔다. 통신을 한지 몇달
안되 자칭 초보라고 하며 채팅방을 기웃거렸는데 오늘처럼 기분 나쁜
적은 처음이었다. 컴퓨터 곁에 놓인 답배갑에 손을 뻗어 한개피를 뽑아
입에 물고 한동안 모니터만 바라보다 담배불을 붙였다.
"휴~ 내가 다시 채팅을 하면 성을 간다."
형민은 신경질적으로 컴퓨터를 꺼버리고는 컴퓨터 책상 위에 다리를 올
려 놓고 편안한 자세로 담배를 몇모금 빨아댔다. 한동안 멍청히 깜깜해
진 모니터를 바라보던 형민은 천천히 허리를 숙여 컴퓨터 스위치에 손
을 갖다대고는 머뭇거렸다.
"안돼지. 사내 놈이 방금 한 말을 어길수는... 하지만..."
어느새 다시는 통신을 안하겠다는 마음은 저멀리로 사라지고 결국은 컴
퓨터의 스위치를 켜고 말았다.
"에라 모르겠다. 내일부터 난 '이'씨다. 아버지가 알면 쫓겨나겠지만...
후후후."
형민은 요새들어 자신이, 흔히들 말하는 '네티즌'이 되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중이었다. 사실 근래 들어서는 밤을 새면서 통신을 하기 일쑤
였고 거기에 따라 낮에는 비몽사몽간에 학교 생활을 하고는 했다. 같은
과에 다니는 친구들도 몇몇이 그런 부류였는데 그들 중 대부분은 채팅
을 하느라 밤을 새었고 일부는 최근에 인기있는 컴퓨터 게임을 인터넷
상에서 다른 사람들과 하느라 그런 것이었다.
"어디... 이번에는 다른 방에 한번 들어가 볼까?"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모니터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어느새
벽에 걸린 시계에서 새벽 5시를 알리는 종이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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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또 통신하다가 밤샜지? 꾸벅꾸벅 조는 꼴을 보니..."
빈 강의실에서 책상에 엎드려 졸고 있는 형민을 보고 상규가 다가와 말
을 건냈다. 형민은 졸린 눈을 비비며 고개를 들고 상규에게 얘기했다.
"으... 응. 상규구나."
"훗... 늦게 배운 도둑놈이 밤새는 줄 모른다더니... 어때? 요새도 주로
채팅하니? 허긴 통신을 처음 시작하면 대부분 채팅을 하지. 나처럼 진정한
'네티즌'이 되면 안 그러지만... 하하하."
"잘났다. 잘났어. 그나저나... 어제는 채팅하다가 이상한 놈 때문에 열이
받아서..."
상규는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떡이고는 형민이 앞에 놓인 의자에 걸터
앉았다.
"누가 다짜고짜 욕을 했나 보군. 훗... 원래 그런거다. 그런 놈들은 대부
분 빌린 아이디에... 어쨌든... 너도 이제 채팅은 그만하고 인터넷도 좀
해봐. 괜찮은 싸이트가 얼마나 많은데..."
형민은 입을 쫙 벌리고 하품을 하고는 심드렁하게 물었다.
"괜찮은 싸이트? 어떤...?"
상규는 씨익 한번 웃고는 의자를 바싹 끌어 당기며 대답했다.
"야한 싸이트도 많고 희한한 싸이트도 많지. 참, 그러고 보니 '저주 싸이
트'라는 곳 아니? 거기, 무척 재미있다."
"'저주 싸이트'?"
"응... 인덱스에 '저주666'이라고 치면 나오는데... 하여간 거기 한번
가봐. 재미있을 테니..."
"그래? 이따가 집에 가서 한번 들어가 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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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민은 집에 돌아오자 마자 습관처럼 컴퓨터 앞에 붙어 앉아 통신을 하
기 시작했다. 몇시간 동안 채팅을 하다가 밤이 늦어 채팅방에서 사람들
이 하나, 둘 빠져 나가 흥미가 없어지자 낮에 학교에서 상규가 말한
'저주 싸이트'로 들어 가기로 마음 먹었다.
"도대체 여기가 어떤 싸이트인데 재미가 있다고 하는 거지?"
인덱스에 '저주666'을 치자 잠시 후 음산한 음악이 나오면서 온통 피빛
의 초기화면이 떴다.
"어디보자... 공포 소설에다가 시체 사진들... 으... 끔찍하군. 몸이
저렇게 반동가리가 날 수도 있네? 또... 귀신 보는 법이라... 하여간
희한하긴 하군. 꽤 재미있는데? 오싹하기도 하고..."
시간이 가는 줄 모르며 '저주 싸이트'의 이곳, 저곳을 둘러보던 형민은
'이벤트'라고 씌여진 곳에 무심코 클릭을 했다. 그러자 커다란 해골 마크
와 함께 붉은 글씨가 보였다.
['저주 싸이트'를 즐겨 방문하시는 분들에게 감사의 뜻으로 한가지 이벤
트를 마련했습니다. 금번 이벤트는 오늘 하루뿐이며 아래 빈 칸을 성실
하게 작성하시면 추후 추첨을 통해 '저주 싸이트'에서 마련한 멋진 선물
을 드리겠습니다.]
"훗... 사람들 끌려고 별 짓을 다하는 구만. 하긴... 재미삼아 한번 해볼
까?"
형민은 스크롤 바를 내려 빈칸 하나하나 마다 채워 넣기 시작했다.
"첫번째 질문은... 음... '저주를 내리고 싶은 사람'이라... 누가 좋을까?
음... 아, 그래. 어제 채팅할 때 나한테 욕만하고 도망간 놈... 그런 놈은
다신 통신을 못하게 손모가지를 부러뜨려 버려야되. 후후후. 그리고... 다
음 질문은... '여지껏 보지 못한 것 중에서 가장 보고 싶은 것?' 흠... 뭘
까... 아, 그래. 사람 죽는걸 한번도 보지 못했으니... 그것도 끔찍하게 죽
는... 헤헤헤. 또 '제일 가보고 싶은 곳?' 글쎄... 아, 맞다... 거기..."
한껏 재미있다는 듯이 히죽거리며 질문에 대한 답을 작성한 후 전송을
하고는 크게 기지개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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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의 자식은 왜 안오는 거야? 약속 시간이 1시간이나 지났는데..."
PC방에서 컴퓨터 게임을 신나게 하던 형민이 시계를 바라보며 중얼거렸
다. 그때 문이 삐긋이 열리더니 양손에 기브스를 한 상규가 시무룩한 표
정으로 들어왔다. 형민은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며 물었다.
"너... 손이 왜그래? 다쳤어?"
상규는 형민이 곁에 앉으며 고개를 푹 숙이고는 들릴락 말락한 작은 목
소리로 대답했다.
"참나... 재수가 없으려니까... 어제 약속이 있어 밤새 술을 먹고 오늘
새벽에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다가 택시 안에서 잠깐 잠이 들었거든?"
"그런데?"
"그런데... 온 몸이 으실으실 추워 눈을 떠보니까 내가 도로 한가운데 누
워 있더라고. 차들이 쌩쌩 달리는 차도 위에 말이야. 깜짝 놀라 막 일어
서려는데 트럭 한대가 느닷없이 내게 달려 오더니 양손을 짓뭉개고는
그냥 달아나 버리는 거야. 하도 어이가 없어서..."
형민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침을 꿀꺽 삼켰다.
"그... 래서 부러진 거야? 양손... 다?"
"응. 휴~ 내가 그동안 너무 나쁜 짓을 많이 해서 벌을 받은 건지... 원.
아뭏든 이제부터는 착하게 살아야지. 장난도 안 치고..."
"장난이라니?"
상규는 부러진 팔이 몹시 아파 얼굴을 찡그린 채 미안한 듯 얘기했다.
"사실... 엊그저께... 통신에서 너한테 욕하고 나간 사람이 바로 나야.
친구 아이디로 접속했다가 네가 있길래... 그냥... 재미삼아..."
"뭐라고? 세상에..."
형민은 문득 섬뜩한 느낌이 들어 몸을 한번 부르르 떨었다.
'설... 마. 내가 어제 그 싸이트에 쓴 것 때문에...?'
상규는 형민의 안색을 살펴 보다가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너... 갑자기 왜그래? 멍해져 가지고..."
"응? 아... 아냐... 자... 잠깐만."
형민은 '혹시'하는 마음에 재빨리 손을 놀려 '저주 싸이트'로 들어가
'이벤트'란을 클릭했다.
[모처럼 실시한 저희 '저주 싸이트'의 '이벤트'에 참여해 주신 네티즌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본래 추첨을 통해 선물을 드리기로 했으나
방침을 바꿔 참여하신 모든 분들에게 선물을 드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저
희 들이 준비한 선물이란... 작성해 주신 답변 그대로 저희들이 해드리는
것입니다. 즐거운 통신이 되시기를 빌며...
-저주 싸이트 운영진 올림-]
'이... 이런... 말도 안돼는 일이... 아... 아무리 그래도 상규가 다친 건
우연이겠지...'
그때 갑자기 문 밖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형민은 엉
겹결에 밖으로 뛰어 나갔다. PC방 앞 도로에는 사람들이 빙 둘러 모여
수군대고 있었다.
"세상에... 저리도 끔찍할 수가... 어떻게 된 거예요?"
"모르겠어요. 조금 전에 저 앞 건물 신축 공사장 꼭대기에서 떨어졌다고
하던데..."
"전기 공사를 하다가 감전됐나 본데... 쯧쯧쯧... 죽어도 저렇게 죽으면..
.."
형민은 이상한 예감에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보았다. 도로 한가
운데에 어떤 사람이 온 몸이 새까맣게 그을린 채로 두 눈을 부릅뜨고
죽어 있었다. 그의 주위에는 붉은 피가 흥건히 고여 있었고 거의 찢어져
너덜거리는 그의 머리는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짓이겨져 있었다.
더우기 살이 타는 비릿한 노린내가 코끝으로 풍겨왔다. 형민은 입에 손
을 대고는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구역질을 간신히 참으며 그곳을 빠져
나와 도로 위에 허탈한 듯 털썩 주저 앉았다.
"우연이 아냐... 진짜로... 내가 그 싸이트에 쓴 대로 이루어 지고 있잖
아... 그... 그런데... 마지막 질문이... 뭐였지?"
방금 너무도 끔찍한 광경을 목격한 충격 때문인지 도통 생각이 나지를
않았다.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꺼내 한대 피워 물고 몇모금 빨다가 갑자
기 가슴이 답답해져 옴을 느끼며 잔뜩 겁에 질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 그래... 제일 가보고 싶은 곳... 이... 이런... 젠장... 하고
많은 곳중에... 하... 하필이면... '지... 옥'이라고 쓰다니... 그...
그런데... 가슴이... 왜 이러지? 숨... 숨을 쉴 수가 없어... 허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