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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바이러스

생과부신혼... |2003.06.16 16:03
조회 631 |추천 0

저번주 금욜날 생과부 신혼일기 올린 새댁임돠..

 

이쁜 울신랑(직업군인) 요즘 훈련기간입니다..

지난 토요일 늦게라도 올수 있음 온다고 하더군여...

(혼인신고 하고 주소지 같이 등록해야 군인관사가 나오거든요..)

그렇게 토욜 하루죙일 신랑을 눈빠지게 기다려도 오지 않구..

3시경 전화가 울립니다..점심 먹었어? 오락중이야..끊어..뚝~~~

짧은 볼멘 소리로 그렇게 끊고 나니까 속좁게 군 제가 너무 싫더군여..

 

낼모레가 친정아빠 생신이어서 신랑 오면 같이 친정좀 가려고 했는데..

이것저것 많이 기대했는데 암것도 못하니까 괜히 심술이 났었나봐여..

그래두 울시엄마 아빠 생신이라구 돈 부쳐주시더라구여..

돈이 없어서 많이 부치지는 못한다면서 알고서는 그냥 못 넘어간다구..

우산 그려져있는 티..아놀드파마(울시엄마가 이 상표가 젤루 좋은줄 아십니다.)

꼭 엄마아빠꺼 여름티 사드리라구...^^

 

그래두 어쩌겠습니까? 신랑이 보구싶은데..서운한 걸...

그럭저럭 밀린 tv 를 보구 오락을 하구 저녁 7시께가 되어가더군여..

전화가 또 띠리릭 옵니다. "저녁 먹었어?" "안먹었어........."

심술맞게도 전화를 받는 제가 머가 이쁜지 신랑은 "밤 늦게 먹으면 살찌니까

얼른 먹어" 하더군여...그 소리가 머가 듣기가 싫었든지 "안먹을꺼야.."

"그래두 좀이라두 먹어..배고프잖어..있다가 전화할게..." "됐어..잘꺼야..넌 일이나 해.."

하곤 전화를 끊어버렸어여..

오락하던 시동생은 눈치를 보더니 맥주 한잔 하고 자자고 하더군여..

만사가 귀찮고 짜증 나고 대답도 하기 싫어서 그냥 묵묵부답으로 멍하니 tv 만 바라보고 있었어여..

그랬더니 시동생은 좋으면 손가락 한개 펴구 싫음 두개를 펴라구 하더군여..

근데 손가락 두개 펴는 것도 너무 귀찮더군여..

(실은 비두 오구 센치해져서 괜히 빗소리에 맥주 한잔이 그리웠어여..ㅋㅋ)

시동생은 얼른 나가서 맥주 캔 서너개를 사와서 캔하나를 건네주데요..

암말없이 침대에 누운채로 tv 를 보면서 마시려니 영 힘들더군여..

시동생한테 '빨대'하고 작게 얘기하니 후다닥 주방으로 가 굵은 빨대하나를 떡하니 갖다주더군여..

숨두 안쉬고 빨대로 맥주를 마셨습니다..

보구 싶어도 못 보는 신랑,, 내 눈치 보며 사는 시동생..

그저 저에게 머가 미안한지 늘 고맙단 소리만 하는 시엄마...

갑자기 모든 환경이 너무 싫더군여..

아무래도 우울증 초기인가 보네요..

 

맥주를 한잔 마시고 나니 그래도 많이 신경이 무뎌지대요..

샤워도 안하고 세수도 안하고 머리도 안감고 하루종일을

신랑 기다리다 지쳐서인지 얼굴이 캥하더군여..

 

갑자기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가 납디다..

둥둥둥 둥둥둥~~

시동생 잽싸게 누구냐며 뛰어나갔지만 아무대답없이 그저

둥둥둥 둥둥둥~~

시동생이 누구냐며 짜증섞인 말투로 문을 따주는데..

전 침대에 누워서 '신랑인거 같은데...에이 설마..이시간에..'시간이 10시가 넘었더라구여..

ㅋㅋㅋㅋ

근데 울이쁜 신랑이 정말루 왔더라구여..

울마누라 보구싶어서 도망왔다, 3시간 걸렸다, 주절주절...^^

전 맘에도 없는 일케 왔다가 비상 걸리면 어쩔거냐며 눈을 흘겼습니다.

훈련기간이라 잠도 못자 피곤할텐데 이시간에 잠이나 한잠 더 자지 머하러 왔냐며...

아까 낮에 글케 전화끊은 미안한 맘에 정말 제가 신랑한테 얼굴을 제대로 볼수가 없더군여..

 

신랑 오자마자 씻으라고 목욕탕에 밀어넣구 저와 시동생은 부리나케 집청소를 했습니다.

한밤중에 청소기 돌리고 빨래걷어다 개키구 과일이며 맥주며 사다가 시원하게 냉장고에 준비해놓구..

꼬질꼬질한 저, 머리두 감구 양치두 하구 세수도 했습니다...반짝반짝 ^^

 

비가 튀건말건 창문을 열어놓구 빗소리 들으며 그렇게 셋이서 지난 토요일밤을

행복하게 보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밀려드는 괴로움...

요즘 하계휴가 계획잡는 시즌이지요..

그러면 추석까지 연결되거든요...

울회사 설,추석이면 좋아라하고 연휴잡아 작업하는 회사입니다.

내년설까지는 통합작업땜에 명절이 없는 셈이지요..

대신 밤샘 작업 끝나면 대체휴무 주지만 명색이 그래도 추석인데..며느리인데..

괜한 걱정이 앞섭니다.

 

추석때 못 쉬고 계속 일해야하거든요..

저야 직장을 그만두구 싶지만 울시엄마 여자두 사회에서 인정받으면 올라갈수 있을때까지 올라가라고..

애들은 시엄마가 키워줄테니 걱정말라는 개방된 사고방식의 시엄마입니다. 젊을때 벌어야지 애 생기면

돈 벌 틈이 없다며 직장 다니길 원하고여..그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하지만..

여건이 영~~ 시원치않네요..

아직 추석때 못 간다는 말씀을 못 드렸지만..어케 해야할지..

내년 설도 그런데..이런 됀장할 넘의 회사..

글타구 밑에 것들이 '선배님 그냥 쉬세요..저희가 할게요..'라고 말하는 싹싹한 후배직원도 없으니..

되려 '저희는 그때 꼭 쉬어야해요. 저 일 못해요..' 일케 얘기하니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죠..

글타구 회사에 저 결혼했으니 밤샘작업은 빼주세요..라고 말도 못하겠고..

 

솔직히 추석때 시댁가서 일안하고 회사서 밤샘 작업하는게 훨 좋지요..

하지만 맘이 편하지 않으니..ㅜㅜ;;;

요즘 죽을 맛입니다..

암것도 모르는 시엄마는 추석때 신랑차 나보구 운전하고 오라구 하는데..

 

신랑한테 추석때 시댁에 못 내려간다고 슬쩍 얘기 꺼냈더니 왜그러냐구 묻더군여..

통합작업땜에 내년 설때까지는 힘들거 같다구 했더니 암말 없습니다.

미리 신랑이 시엄마한테 말이라도 해주면 맘이라도 편할텐데...

결혼전 시댁에 놀러갔는데 때마침 제사가 있어서 추운 겨울날 일해봐서 압니다.

정말 서러웠는데..ㅜㅜ;;

 

어케해야하나요??

회사를 그만둬야하는지...

아님 시엄마한테 직접 얘기를 해야하는지..신랑이 얘길 해야하는지..

추석 올라면 아직도 멀었는데..제 맘은 벌써 추석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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