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스물 다섯살 이구요 모 대학 건축과 휴학중입니다.
요즘 하는 일은 전기 설비 업인데요. 고등학교 졸업하고부터 삼춘 일 도와드리다보니
전공 이랑은 상관없이 어느새 ' 알바 = 전기설비 ' 가 되어 버렸죠;;;
요즘 나가는 현장은 청량리쪽에 있는 kist 인데요..
다들 아시죠?? 국립 과학 기술 연구원..
우리나라의 수재들이 모여있는 곳이죠..
오늘 너무 당황스러운 일이 있어서 한마디 적어봅니다..
오늘 날씨가 너무 더웠어요. 일은 밀리고...
일도 힘들고... 거기다가 데나우시(작업이 잘못되어 다시 하는것을 말합니다..;;;;) 난 일이 있어서
쉴수 있었던 주말을 못쉬게 되었다죠....
그 실험실 쓰는 교수(공사 발주자)님이 자꾸 이랬다 저랬다 해서..
같은 일을 몇번을 다시 했는지 모릅니다..
아무튼 각 업종 시공하시는 분들마다 짜증이 엄청 나있는 상태였는데....
오늘 정말 어이없는 일이 생겼습니다..
때는 저녁 여섯시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더랬습니다...
헌데 거기 경비일 하시는 분이 지나가시면서 그러시더라구요.
옆에 연구실에서 당신들이 허락도 안받고 물 떠다 먹었냐고...
그 연구실 교수님이 신고해서 신고가 접수됐으니까 이따가 안전팀으로 와서 해명하라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저와 같이 일하는 제 친구와 저희 회사 사장님은 계속 일만 했거든요
나중에 알고보니
인테리어 하시는 아저씨께서 그쪽 사람들에게 허락을 받고서 물을 떠다 드셨다는 겁니다..
먹으라고 해놓고서 신고하는건 어떤 처사인가요??
많이 떠봐야 1.5리터짜리 한통입니다..
여기 연구소는 어디 물을떠다 먹을만한 장소도 없습니다..
아침에 준비해간 얼음물 다 먹으면 정말 미칩니다...
그 박사님 왜 그런 처사를 했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물이 아까워서 그랬을까요??
그 신고 한번으로 어쩌면 다시는 이곳에 일을하러 못들어올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가볍게 보이겠죠.
안보이는 곳에서 더럽고 힘든 일을 하시는 분들이...
하지만 지금 당신들이 당연한듯이 쓰고있는 장비에 전기가 들어오게 하려고..
저와 제 친구는 온갖 먼지를 먹어가며 온몸이 먼지덩어리가 되어가면서 천장을 기어다니고
설비 하시는 분들은 몸에 그렇게 않좋다는 유리면 먼지 먹어가면서 환풍기와 수도를..
인테리어 하시는 분들은 일일히 타일 바닥을 까고서 다시 바르고..
석고 먼지 뒤집어쓰고 벽을 세우시고...
어느것 하나 쉽게 되는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물 한컵 때문에 신고라뇨...
물론 돈받고 하는 일이니 당연한 겁니다..
하지만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것 아닙니까?? 물이라는 것은..
그리고 꼭 돈받고 일하는 곳의 일이 아니더라도
어디좀 어떻게 해주세요 하면 성심 성의껏 해드립니다.
저희 회사의 이름과 제 친구, 그리고 저를 걸고서
그거 돈 안받아서 못해요
이런적 절대 없습니다....
그런데 물 한잔 때문에 이럴수 있는겁니까...
키스트에서 연구하시는 박사님이면 사회적 지위도 상당하신분 아닙니까??
너무 각박하네요.....
이곳은 처음이지만 이렇게 까다로운 환경에서 일해본적이 없네요...
다른사람 눈치를 엄청 봐야 합니다..
일하면서 더러워지는 옷들. 눌려서 엉망이 된 머리..
연장 쓰는 소리가 조금이라도 나면..
바로 컴플레인이 들어오는거죠..
후.. 걱정이 되네요...
내일 그분 안전팀에 가서 정말 무릎꿇고 사죄하셔야 할지도 모릅니다..
설마 이런일로 출입정지 당하지는 않겠지만...
혹시 모르는 거니까요...
요즘들어 점점 더 각박해져 가는것 같네요...
무얼 바라는게 아니예요.
그저.. 마음의 여유를 조금 더 가졌으면 합니다....
그저.. 이해해 주시는 분들이 있었으면 하네요...
답답한 마음에 잠도 안오고 몇자 주저리 주저리 적어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내일도 엄청 덥겠죠?? 죽었다..ㅡ.ㅜ
모두들, 내일도 화이팅 하자구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