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대 초반의 직딩입니다.
저는 회사에 가기 위해 마을버스를 타고 항상 창동역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는데요ㅡ 항상 인천방향 맨 끝칸에서 8시 20분쯤 탑니다.
오늘은 좀 늦어져서 30분쯤에 지하철을 타게됐어요.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제가 키가 작은데다가 사람도 엄청 많은 탓에 여차하면 발이 뜰지도 모르겠더라구요 ㅠ
왜 그런상황 있잖아요 - 사람이 너무 많아서 뻘쭘하게 서로 마주보기도 하는 상황? ㅋ
제 바로 뒤 대각선방향엔 키가 좀 크신 남자분이 손잡도 아닌 그 위에 봉을 잡고 계시고, 그 옆엔 왠 아줌마? 가 신문을 쫙 펼치고 자리를 엄청 차지하면서 보고 계시더군요.
그래도 기분좋은 아침이기도 하고, 원채 남한테 싫은 소리도 잘 못해요 제가.. 좀 비굴해요..ㅠ
어디 손잡을 데도 없어서 가방을 끌어안고 팔을 가슴팍에 모아 움찔거리고 있었죠.
1호선이 좀 많이 덜컹대잖아요.
근데 녹천인지 월계인지에서 여학생 둘이 타는 거에요. 한눈에 봐도 일명 날라리라 불리는 ..
두학생 모두 교복을 입었는데 화장까지 곱게 했더라구요 ;; 키고 크구요.
한학생은 웨이브진 머리를 약간 흘러내리게 올림머리로 묶고 한학생은 뱅스타일이라고 하나요? 그런 앞머리에 긴생머리였어요.
저는 화장도 잘 안하고 나이에 비해 키도 작고 얼굴도 어려보여서.. 너무 부럽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그 시골에서 막 상경한 듯한 움츠린 자세로 위로 올려다보며 감탄하고 있었더랬죠.
사람들이 다음역에서 또 타고 내리는 사람없이 밀려들기만 하는 상황.
그 여학생들도 밀리면서 "아 좋나 신발 인간 열라 마너. 야 그냥 학겨 제끼까" 이런 얘기와 함께 욕을 남발하시대요..
여러번 지하철이 덜컹거리고 저는 손잡이도 없이 몇번을 자빠질 뻔하며 간신히 버티고 서있는데 제가 어쩌다가 그 여학생들 쪽으로 기우뚱 했네요.
"아 조카...ㅡㅡ^ 좋나 쳐미네..!!!!"
무서웠어요 진짜 ㅠ 옆에 있던 다른 학생이 거따 대고 "쟤 아까부터 우리 계속 갈구던데" 이러는거에요 저한테도 다 들리게..
그뒤로 눈도 안마주치고 기우뚱해서 되도록 그여학생들쪽으론 안 기울게 최대한 조심하던 끝에!!
덜컹덜컹덜컹!!! 지하철이 오도방정을 떠시고.. 처음보다 자리 여유는 생겼지만 손잡이는 역시...ㅠ
그러다가 그만 뒤로 몸이 제껴졌네요 ㅠ 근데 안자빠졌어요!
누군가 저를 몸으로 받쳐주고 팔하나를 잡아줬더라구요.
얼른 정신상태 수습하고 쪽팔림 무릎서고 그분쪽으로 돌아 "고맙습니다" 했습니다. 대각선 뒷쪽 그분이시더라구요^^
그 상황에 옆에 여학생들 또 "ㅈㄹ을 한다 ㅋㅋㅋㅋㅋㅋ" 이러구요 ㅠ
"아까부터듣자듣자하니입에걸레를쳐물었나어린년들이생긴것도 걸레같이생긴년들이 니들 눈엔 어른들도 안보여? 어른들 계신대서 처음부터 끝까지 욕이네."
제 머리위에서 초스피드로 나오는 목소리. 네~ 그 분이셨습니다. 보니까 얼굴은 제또래고 대학생같았어요.
그분은 제가 더 어리다고 생각하셨겠지만..
그 여학생들 챙피했는지 "아 신발.. 야 학교 제껴" 이러더니 다음역에서 바로 내렸습니다~
아, 정말 숨통이 탁 트이는 지상낙원인 듯 했지요.
"저기요, 제 앞으로 서세요 불편해 보이시는데"
"아..아..아...아니에요.. 괘...괜..괜찮아요..^^;;"
"그러다 아까처럼 또 넘어지지 마시고 그냥 여기 서세요." 하더니 제 팔을 끄시네요..어머머..
그래서 할수 없이 그분 앞에 서서.. 그래도 잡을 데 없는데..=0=
그분도 눈치채셨는지 갑자기 "야 내릴때 다됐잖아. 일어나지?" 이러는거에요.
몰랐는데 일행이 있으셨네요 (여자분이었어요. ㅎ)
"아이고? 알았다! 일어난다!" 하시더니 키가 훤칠~ 늘씬~하신 여자분이 일어났ㅇㅓ요.
"앉으세요" 하시길래 전 여자분이 무서워 또 주저했죠.ㅠ
"앉으라잖아요." 하시길래 얼른 앉았습니다..흑..
두분은 계속 티격태격하시더라구요, 오래된 친구인듯, 아니면 아주 편안한 애인인듯.
그러고는 두정거장쯤 후에 내리셨어요.
전 내릴 데 지났는데...ㅠㅠ
무튼 여러모로 그 분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네요.
회사에 왔는데 자꾸 생각이 나면서 웃음짓게 되네요 ㅎ
왠지 몇 번 볼 수도 있을 듯한데 그 여자분이 애인이면 어쩌죠 ㅠ
아아아아 어차피 전 용기도 없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