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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도 저같이 하실 건가요?

이딴게 니... |2007.08.30 22:28
조회 389 |추천 0

대학교 3학년 때 만났지요..

 

처음부터 '잘못된 만남'이었습니다.

 

제가 먼저 끌렸습니다. 먼저 만나자고 했고, 먼저 사귀고 싶다는 표현을 했습니다.

 

그러고도 약간의 다혈질인 저는 너무나 느긋하고 항상 소극적인 그 사람이 아쉬웠습니다.

 

외모가 잘 생겼고 못 생겼고를 떠나 100% 저의 이상형이었기에 끌렸고,

 

그 아쉬움이 제 그리움을 배가시켰어요..

 

정열적인 저(솔직히 말하면 감정이 자주 바뀌고 .. 다혈질이에요..)에 비해 항상 똑같아보이는 그 사람이 죽을만큼 갖고 싶었어요.

 

어쨌든.. 그렇게 우리는 일년, 이년 만났습니다.

 

남들이 보면 혀를 찼죠.. 어쩌면 아직까지도 그렇게 좋아할 수가 있냐고..

 

맞아요. 정말 처음에만 조금 힘들었지 이 사람의 마음에 불을 켠 후에는 정말,, 열애를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점점 실망했습니다. 아니, 처음부터 느꼈던 이 사람의 단점을 확인했습니다.

 

유약해보이는 외모만큼 의지도 유약했고(뭔가를 이루고자 하는 성취감이 과연 있는 사람일까 의심이 갈 정도로..) 그러면서도 집착은 의처증이었죠..

 

그 때가 대학다닐 때였는데,, 이상하게도 시험기간만 되면 전에 사귀던 남자가 누구였느니

 

스킨십을 어느 정도 했냐느니.. 별 말도 안 되는 걸로 새벽 3시, 4시까지 싸우곤 했습니다.

 

자꾸만 반복되는 불화와 제 스케줄에 지장이 가는 만남을 더이상 지속하기 싫어 헤어지자는 말 대신 계속 짜증만 내게 되더군요..

 

그렇게 그냥 쭈욱 만났습니다.. 제 불만은 숨긴 채..

 

그러다가 제가 먼저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했습니다.

 

솔직히,, 취직하면 눈 높아진다는 말 맞습니다. 대학교때 집에서 용돈 받고 과외 알바나 뛰면서 버는 돈이랑 취직해서 버는 돈, 그 때 먹는 음식, 사는 물건,, 완전 질이 다릅니다.

 

그래도 저는 나름대로 월급 받을 때마다 고가는 아니어도 이 친구가 원하는 물건들도 선물하고

 

자주 못 만나니까 전화도 자주 하고.. 나름 노력을 했습니다.

 

'나는 아직 학생인데 얘가 먼저 취직하니까 부끄럽다' 는 이런 열등감 느끼게 하기 싫었습니다.

 

그러나 나름대로 노력하는 저에게 물론 잘 해주었지만.. 집착은 여전하더군요..

 

하여튼간에,, 직장을 옮기고 좀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여유가 생겼지만..

 

어차피 지난 2-3년 동안 만나기만 하면 싸웠던 관계,, 자주 만나면 더 싸우지요..

 

또 틈만 나면 싸우기 시작했어요. 이번엔 정말 헤어진다 다짐에 또 다짐을 하고 연락을 일주일 정도 끊은 상태에서..

 

다른 남자를 만났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쉽게 다른 남자를 만날 수 있냐고 비난할 수 있다는 거 알지만요,, 이별을 이미 2년 이상 생각해온 사이에서 큰 싸움이 나 진.짜.로. 헤어졌다고 느껴진 경우,, 그게 그다지 슬픈 것만은 아니라는 거 아실 겁니다.

 

그 남자를 잘 만나고 있는 동안 또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유약한 그 외모만큼 유약한 의지만큼 ... 매달리더군요.. 감정을 하도 자극하는 바람에 같이 차나 마시자고 만나서 단호하지 못한 태도로.. 다신 만나기 싫다고 말했습니다. 

 

당연히 그 친구는 제가 입으로만 그렇게 말하는 줄 알았을 수 있지요..

 

그래서 저는 아예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너와 헤어진 사이에 다른 사람을 만났다.

 

그랬더니.. 제 네이트온, 싸이월드, 다음메일.. 모든 걸 비밀번호를 어떻게 알아냈는지(다 각각 다른데도 불구하고) 그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다신 저를 만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더군요..

 

딱 그 때가 제가 지금의 직장으로 옮길 때였습니다.

 

한창 불안한 제가 당시 만나던 그 남자분이 .. 면접보러 가는 날, 새벽에 일어나서 그날 새로운 뉴스 검색도 해보고 이것저것 고민하고 있던 중에 문자가 왔더군요..

 

"00씨한테 실망이네요. 앞으로 잘 사세요 다신 연락할 생각하지 말고요"

 

도대체 무슨 일인지, 새벽부터 전화통 잡고 씨름한 결과 알게 됐죠.

 

마치 아직도 자기와 저와 사귀고 있는 중이고, 제가 바람을 피워서 그 사람과 양다리를 걸친 것처럼.. 그리고 지난 2년간 우리가 서로 좋아했기에 했던 행동들을 일일이 증언하면서 저의 자존심을 땅바닥에 떨어뜨렸습니다. 제가 그날 .. 정말 가고 싶었던 회사 최종면접일인 걸 알면서도.. 잘 되길 빌어주기는 커녕.. 다른 남자를 이용해 저를 무참히 긁었습니다.

 

솔직히 그날 아침.. 저는 죽어버릴까도 생각했습니다.

 

수치는 둘 째 치고 이렇게 이 사람과 계속 엮이다가는 평생 불행한 일만 생길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인간이라는 존재가 왜 이렇게까지 어리석고 막무가내일까요..

 

그 많은 세월을, 그 많은 양의 눈물을 흘리고 분을 삭히며 보낸 그 시간이 마치 없었던 것처럼

 

제가 원했던 그 회사에 우여곡절 끝에 들어가고 나서..

 

다시 연락을 해온 그 인간에게..

 

무슨 정이 남아있다고 다시 만난 걸까요..

 

전.. 정말 그 때로 돌아가면 다시는 만나지 않을 겁니다.. 꼴도 보기 싫다고 이름도 듣기 싫다고.. 다시는 연락하지 말아달라고 정중하게 말했을 겁니다.

 

갖은 부탁과 애원으로 결국 다시 만났습니다. 만나고 나서도 수도 없이 다시 싸우고 후회하기를 반복했죠.. 아마 수백번은 될 겁니다.

 

그러다가 그 인간이 취직을 했습니다.

 

취직을 하더니 이제 저를 조금은 '덜' 괴롭히더군요..

하루가 멀다하고 만나자고 조르던 그 인간이.. 지도 사회생활 피곤한 걸 깨달았는지 주말이 되도, 휴일이 껴도 만나자는 말이 없습니다.

 

제가 어디를 가자고 애원을 하고 협박을 하고 조르고 타이르고 해도 요지부동, 어쩌다가 제 소원을 들어준다해도 가서 또 다투고.. 이런 지겨운 나날이 또 반복됐어요..

 

그러다가 올해 제 생일이었습니다.

 

지난 해에도 이 인간은 자기 배낭여행 가고 싶다고 제 생일날 그 흔해빠진 '예약문자' 하나 안 보냈던 인간인데,,

 

올해도 싸우지도 않았고 바쁘지도 않았고 전혀 아무 문제 없었는데..

 

생일 당일 전화도 문자도 없더군요,,

 

뭐 저야 더이상 바라는 것도 없고 단지 헤어지기만 바라는 상황에서 솔직히 오히려 고마웠습니다.

 

이 기회로 미련, 집착 다 버리는 거다. 나도 이제 행복해지면 되는 거다.

 

그 다음날 뻔뻔하게 다시 연락해서 자기 힘들다고 투정 부리고..

 

하여튼.. 주말에 다시 만났습니다. 다시 만난 배경은 그겁니다 내가 그깟 생일날 만나지 않았기 때문에 토라지는 그런 사람은 아니다.. 쿨 하게 보이려는 과시감이었겠죠..

 

주말에도 사실 어디를 가기로 했는데 오후가 다 지나도록 연락이 오지 않아 그냥 친구랑 도착해서 실컷 놀고 있을 때 연락 해서는 거기로 오겠답디다.. 오지 말랄 수도 없고 해서 오라고 했고,

 

어쨌든 이래저래 제 생일이면서도 밥 한 끼 못 먹었기에 밥좀 먹으러 갔더니 카드 한도를 다 써서 자기가 돈 못 낸답니다..

 

이제 정말 어이가 없는 블랙코미디죠..

 

그냥 제가 냈죠.. 사실 기분만 조금 상한 거 빼면 몇 만원 더 쓴다고 뭐가 다르겠습니까..

 

다음주에 저 생일 선물 사러 가자고.. 그러더라구요.

 

그러고 그 다음주가 됐고 선물을 사준다기에 백화점에 갔지요.

 

거기서 완전 비참한 저의 연애 스토리가 끝났습니다...

 

내가 갖고 싶은 건 이상하다고 딴 거 고르라고 해놓고 딴 거 골랐더니 비싸서 못 사 주고..

 

씨바 이게 코미디입니까?

 

전 솔직히 그렇습니다.

 

몇 만원이고 몇 십만원이고.. 갖고 싶으면 제가 제 돈 가지고 사면 됩니다.

솔직히.. 직장 다니는 사람한테 돈의 액수는 그다지 크게 신경쓰이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 참으로 저는... 이제 더이상 실망은 하지 않지만.. 제가 멍충이도 아니고.. 무슨 덕 보자고 그동안 사귄 것도 아니고.. 정말 비참했습니다..

 

그렇게 들떠서 몇 주간을 보내고.. 그것도 남친이라고.. 신나게 백화점에 쫓아간 제 자신이 정말 비참했습니다.

 

저도 성질 더럽지요.. 그걸 가지고 또 싸웠습니다.. 참으면 될 것을,.. 너무나 화가 나서.. 또 싸웠습니다.

 

안 그래도 지겹게 싸워왔는데.. 또 .. 다른 이유도 아니고 .. 그 사소한 '생일 선물' 문제로 또 싸웠습니다..

 

그러니까 이미 저는 지고 들어간 거지요..

 

결국 그 친구가 그러더군요..

너같이 이상한 애 처음본다. 다신 연락하지 말라고..

 

지난 4년간 .. 만약 천 번을 싸웠다면 제가 먼저 연락한 건 열 번도 안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저한테 이런 말을 먼저 하는 거..

 

아무래도 제가 그 흔해 빠졌다는 남자들의 '취직하고 발뺌하기'에 걸린 건가 봅니다.

 

제가 비록 취직은 1년 반 정도 먼저 했으면서도

 

그 알량한 사랑 지켜보겠다고 갖은 애를 다 쓰고 피곤해 죽겠는데도 어떻게든 찾아가서 만나고 했던 그 비용과 노력과 에너지가.. 허무합니다. 

 

하긴.. 제가 그렇게 안 하면 저한테 하도 지랄을 하는 통에 견디기가 힘들었으니까요..

 

솔직히 여기에 이렇게 쓰는 거 보복심리도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딴 남자 잠깐 만났을 때

 

네이버 지식인에다가 이런 내용의 글을 올렸더군요..

 

철저하게 자기 입장에서 이런 저런 사건들을 배열시키고 .. 그런 쓰레기같은 글에 저에대한 욕이 줄줄이 달렸습니다..

 

제가 몰랐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메일로 "재미있는 글이니 한 번 읽어봐ㅋ" 이라면서 링크까지 해줬습니다..

 

그런 인간이랑 계속 사귄 너가 문제 있는 여자라고 비난, 비판하셔도 어쩔 수 없습니다.

 

어차피 저란 인간은 정에 너무나 약하고 남의 애원과 부탁을 절대로 무시하지 못하는

 

너무나 못난 인간이니까요...

 

정말 공허하고 후회되는 마음에 쓰는 글이기에.. 너무나 후련합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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