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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인생을 보고와서

걀라리 |2007.09.27 17:45
조회 242 |추천 0


 

영화를 보면서 내내 '돌아가서 친구에게 안부 전화 자주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직장, 가정, 교회 일로 바빠 흩어져 사는 친구를 자주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전화안부도 자주 못하는 내가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학시절 록밴드 '활화산'을 결성하여 활동한 4명의 친구 중에 한 명이 갑자기 죽으면서 3명은

다시 모였고 죽은 친구의 아들(장근석 분)과 의기투합하여 과거의 록밴드를 부활시킨다.

백수 기영(정진영 분)과 성욱(김윤석 분)은 조직에서 성공한 커리어를 쌓지 못하고 명퇴한 실패한 샐러리맨들이고, 혁수(김상호 분)는 교육적 현실을 도피하기 위한 조기유학의 피해자이다.

 

영화 속 세 남자는 오늘날 고개 숙인 한국 남자들의 대표적 자화상인것 같아 보였습니다.

조기퇴직, 조기유학 등 한국의 다소 비정상적인 사회적 환경의 최대피해자들인 이들은 접을 수밖에 없었던 과거의 꿈에 재도전하면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내용...

 

한결같이 이기적으로 그려진 영화 속의 여자(아내)들은 남자(남편)들을 더욱 왜소하게 만들고 코너에 몰아 넣습니다.

남편의 수입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좋다는 고액과외를 다 시키려드는 성욱의 부인,

조기 유학 보내 놓았더니 바람나 이혼하자는 혁수의 부인,

백수 기영을 늘 못땅해하며 구박하는 그의 아내는 다소 과장되기는 하였으나

오늘날 대한민국의 남자와 그들의 냉혹한 현실 사이의 괴리로 인한 상처에 고추가루를 뿌리는 것 같습니다.

 

가정이 남자의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할 때 남자의 마음은 결국 가정을 떠나기 마련입니다.

영화 속 남자들은 록밴드의 재결성이라는 비현실적 탈출구가 있었지만

대다수 한국 남성들의 탈출구는 무엇일까?

종교, 술, 운동, 여자?

 

절친한 친구와 공유할 수 있는 특기(연주)가 있는 영화속 3명의 남자들은 어쩌면 행복한 축에

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40대와 50대에게는 음악을 통해 아련한 추억을 모락모락 살려주는 영화이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이 영화가 요즈음 고개숙인 아빠를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되어줄지 모르겠습니다.

대다수의 평범한 남자들은 대한민국의 엄연한 현실 앞에서 좌절하고 왜소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이 모습이 한 시대의 자화상으로 끊났으면 좋으련만, 왜소해지는 남자들의 행진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이제 남자들은 '가정의 경제는 내가 혼자 책임진다'라거나 '가정과 자식을 위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은 포기한다'라는 구시대적 케치프레이즈와 슈퍼맨의 환상을 버려야할 지 모릅니다.

남자도 외로울 때 울고, 힘들 땐 도움을 구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드려지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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