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시간날개
강민한과 그렇게 헤어진 뒤 1주일이 지났다
내가 나의 잘못을 알았을 땐 그가 이미 떠난 뒤였다
그리고 나의 실수를 사과 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은 일 이었다
“휴”
“아침부터 왠 한숨이야”
“응? 아무 것도 아니야”
“너 이번 주가 우리 사무실에 나오는 거 마지막이지?”
“아 벌써 한달이 넘었구나 .. 내일모레쯤 한번 더 나오면 될 것 같아”
시간은 빠르고 세월은 느리다
난 벌써 내 나이 27살이 2개월 밖에 남지 않았고
난 아직 27년 밖에 살지 않았다
“우리 오늘 한지유기자 송별회 하자”
“송별회는 무슨 .. 됐네요”
“한지유기자 송별회 할 생각인데 오늘 시간 되는 사람 손들어봐요”
프리준 식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손을 들었고 그렇게 하여 나의 송별회가
급 결정 되었다
퇴근을 한 뒤 모두들 함께 송별회 장소로 이동하였다
우선 1차로 선정 된 곳은 음주가무를 할 수 있는 주점 이었다
모두들 노래방 기계보다 술에 더 집착하였다
전부터 느낀 거지만 프리준 식구들은 술을 참 잘 마셨다
“한기자님 한잔 받으세요”
“아 네 ”
모두들 돌아가며 나에게 한잔씩 술을 따라주었다
취기가 조금씩 오르니 모두들 분위기를 타고 있었다
“한기자님 노래 한곡 하세요”
“네? 아니요 노래못해요”
“에이 빼지 마시고 한 곡 부르세요”
“냅둬봐 술 취하면 춤까지 출 사람이 한지유야”
얌전히 술을 마시고 있던 신은준이 말하였다
좋아 내가 불러준다
근데 나 정말 음치인데.. 맨 정신으로는 못 부르겠다
난 맥주 한잔을 들이키고 무대 앞으로 나갔다
“아아 마이크 테스트 여러분들 그 동안 감사 드렸고요 음 .. 자주 놀러 올께요
감사합니다 “
내가 부른 첫 곡은 나의 노래방 18번곡 쿨 - 슬퍼지려하기전에 였다
친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신은준을 제외한 프리준 식구들은 무대 앞으로 나와서 분위기를 이끌어 주었다
(오 나를 바라보는 그대 눈빛 말하지 않아도
우리의 마지막을 난 준비 하려해
오 나의 사랑을 속여 가며 웃음지려 한 건
뒤돌아 흘릴 눈물 눈물 때문이야)
귀여운 율동과 어울려 나는 열심히 노래를 불렀다
한번 잡은 마이크는 절대 놓치 않는다는 나의 노래방신념을 지켜가며
말해줘, 오 가니, 내 남자친구에게 등 대다수의 댄스곡을 불렀다
“자 그럼 이제 마이크를 넘기겠습니다 누구에게로 갈까요 간다 간다 뿅”
이미 분위기에 술에 취해버린 나와 프리준 식구들은 즐거운 송별회를 즐기고 있었다
내가 지명 한 사람은 프리준 대표 신은준 이었다
“당첨 신은준 앞으로 나오세요”
“노래는 무슨”
“비싼 척 마시고 나오시지 노래를 못하면 장가를 못가요 아 미운사람 ~
자 다같이, 노래를 못하면 장가를 못가요 아 미운사람“
“나 노래 부르는 거 보고 뻑 가지마라”
자신만만하게 무대로 나와 부른 노래는 유재하에 사랑하기 때문에 였다
(처음 느낀 그대 눈빛은
혼자만의 오해였던가요
해맑은 미소로 나를 바보로 만들었소
내곁을 떠나가던 날
가슴에 품었던분홍빛의
수많은 추억들이 푸르게 바래졌소
어제는 떠난 그대를 잊지못하는 내가 미웠죠
하지만 이제 깨달아요 그대 만의 나였음을
다시 돌아온 그대위해 내 모든 것 드릴테요
우리 이대로 영원히 헤어지지 않으리
나 오직 그대만을 사랑하기 때문에)
“한언니 우리 대표님 너무 노래 잘 부르죠?”
은혜씨는 맨날 술만 취하면 나보고 언니래..
“나쁘지 않네”
“나쁘지 않네 정도가 아니라 휼륭한거죠”
솔직히 그의 목소리는 예상보다 더 감미로웠다
노래를 마친 뒤 그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나는 그를 빤히 쳐다 보았다
“뭘 그렇게 봐”
“응? 아니야 아니야”
“나 노래 부르는 모습보고 완전 반했구만”
“웃기셔 착각은 자유라지만 너무 자유로우시다”
“하기사 반할 만도해 이해해”
“너도 참 ..”
우리들은 2차로 향하고 있었다
2차는 포장마차였다
본격적으로 술 파티를 열 모양이다
한잔 한잔 한병 두잔 두잔 두병
나도 꽤나 술을 잘 마셨고 내 앞자리에 있는 신은준은 술을 물 마시 듯 마셨다
“신은준..”
“왜”
“있잖아..”
“뭐가”
“강민한씨 말이야”
“민한이 형은 또 왜”
“강민한씨는 어떤 사람이야?”
“나 빼고 둘 이서 만나는 사이면서 그걸 왜 나 한테 물어”
“뭐야 .. 아직도 삐졌어? 강민한씨 말이야 .. 엄청 차가운 사람이지?”
신은준은 소주 한잔을 비운 뒤 말했다
“눈에 보이는 모습만 보고 사람 판단하면 안되지”
나 또한 소주 한잔을 비운 뒤 말했다
“그럼 어쩌냐 눈에 보이는게 전부인데”
“흠... 민한이 형은 생각보다 차갑지도 않아 그리고 상처를 많이 받은 사람이라서
어쩔때보면 안됐을때도 있고 .. 마음이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데 완전 보일러야 보일러“
“보일러 좋아하시네 고장난 보일러도 아니고 그게 머야“
“그런데 갑자기 민한이 형은 왜?”
“음 .. 내가 왜 그러냐면 실수를 했어”
“실수? 민한이 형 한테?”
“응 내가 강민한씨 한테”
“술 먹고 또 오바이트했냐?”
“어허 날 멀로 보고 .. 그런거 아니예요 자 마시자 짠”
“무슨 실수 길래 그래? 사과 하고 싶으면 전화하면 되잖아”
“전화? 내가 바보냐 당연 전화 할 줄 알지”
“그럼 하면 되지 왜 안해”
“무..서워”
“뭐?”
“무섭다고”
“뭐가”
“강민한씨가 내 목소리 듣고선 누구냐고 물을까봐 무서워”
“.........”
“차라리 화내면 좋을 텐데 얼음처럼 차가워 질까봐 무섭네”
“그럼 이제 민한이 형 말고 나에 대해서도 좀 궁금해 해주라”
신은준은 빈 소주병에 숟가락을 꼽고서 나에게 줬다
“자 이건 마이크야 이제 나 인터뷰 좀 해주라 한기자님”
“아아아 1,2,3 네 한기자입니다 신은준씨 인터뷰를 하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되?”
“응 잘하고 있어 이제 나한테 묻고 싶은 거 다 물어봐”
“음 .. 신은준씨는 진짜 자신이 봐도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것 같아요?”
“확신합니다”
“이제껏 사귄 여자친구는 몇 명입니까?”
“4명입니다”
“뭐야 거짓말하면 안되지 인터뷰 중에”
“거짓말 아니야 진짜 4명이야”
“너 여자 많은거 다 알아”
“여자 많다고 다 사귀냐 아는 여자야 엄청나게 많치 근데 나 쉬운 남자 아니예요
아무랑은 안사겨요“
“이건 확인 된 바가 없으니 패스! 넘어가, 태어난 곳은?
“호주 멜버른”
“오 외국 물 좀 먹으셨네 그럼 지금 나이는?”
“27살”
“아버지가 의사라고 들었는데 맞습니까”
“내 뒷조사 하고 다니냐 어머니도 의사셔”
“집안 빵빵 하시고 그럼 넌 왜 의사 안했어?”
“..........”
“아 공부를 못했구나”
“내 얘기 재미없다 그만하자 이제 니 얘기 하자”
신은준은 소주병 마이크를 빼앗고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네 신은준 기자입니다 안녕하세요 한지유씨”
“네네 반갑습니다 한지유입니다”
“한지유씨 몸무게는?”
“죽을래?”
“자 그럼 패스 다음 질문은 내 첫인상은?”
“시한폭탄”
“야 너무 한거 아니야?”
“필름끊긴 나의 술 버릇을 알았으니
언제 펑 하고 얘기 할 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였어 “
“아 .. 난 또.. 그럼 지금까지 사귄 이성은 몇명?”
“3명”
“에이.. 한지유 능력 부족이네 ”
“능력부족이 아니라 내가 순정파라서 그런거야”
“이번 질문도 확인 된 바 없으니 패스”
“이제 질문 다 했어?”
“민한이 형 지금도 만나고 싶어?”
“.........”
“형 여기로 지금 올꺼야”
“무슨말이야? 강민한씨가 여기에 왜 와”
“내가 아까 전화했어 니가 전화를 못하니까 내가 대신 했어”
“성의는 고마운데 쓸데 없는 짓 했네 나 먼저가야겠다”
아직 강민한의 얼굴을 볼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나는 그와 마주치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뒤를 돌아봤을 땐 이미 강민한이 걸어 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