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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마스터(2)-"악몽이 찍은 사진"-下

윤빛거진 |2003.07.03 20:44
조회 347 |추천 0

연우는 남편을 출근시키자마자 서둘러 집을 나섰다. 아이가 죽고 외출하는 일은 거의 없었는데 연우는 오랜만에 밖의 구경을 하는 셈이었다.
하지만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겁고 두려웠다.
혁준이 알려준 약도는 생각보다 쉬었다. 혁준의 집은 가정집 같았다.
아담한 크기의 정원이 있었는데 그대로 내팽겨둔 것 같은지 풀만이 무성하고 아주 보기 흉했다. 예쁘게 꾸민다면 그런대로 봐줄만 햇을 것이다.
그의 집은 2층으로 되어있었다. 페인트가 벗겨져 집은 보기 흉했지만 색칠만 다시 해도 그런대로 꽤 괜찮은 집이 될 것이다.
1층은 사무실인듯 했다.
아주 허름하게 <고스트 마스터>라고 적혀 있었다.
2층은 가정집인 것 같다.
1층에 노크를 하니 네하고 대답이 들렸다. 연우는 크게 호흡을 하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혁준이 기다렸다는 듯이 일어섰다.


"오늘 오실줄 알았습니다."

"전 뭔가에 홀린 것 같아요.이런 일은 있을 수가 없어요."

연우는 혁준이 가리키는 의자에 앉았다.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책상에 컴퓨터 한대가 고작이었다. 이 남자는 아주 게으르거나 도통 주위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생긴건 그럭저럭 제법 봐줄만한데 감각은 순 낡아빠진듯했다.
연우는 핸드백에서 사진을 꺼냈다. 연우의 손이 떨렸다. 혁준은 그 사진을 받아들었다.그리고는 사진을 꺼내봤다. 민우의 새아버지와 영혼이 된 민우의 사진이 비틀린채로 찍혀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죠? 이런 일은 불가능해요."

"지금부터 제 말을 들으셔야합니다. 이건 조작도 아니고 거짓말도 아닙니다. "

"무슨 말이죠?"

"민우는 새아버지 때문에 죽었습니다. 저에겐 어떤 특별한 능력이 있습니

다. 2년 전에 사고가 있었는데 그 사고후에 저에겐 어떤 능력이 생겼습니

다.영혼을 볼 수가 있게 됐죠."

"그건 말도 안돼요."

"그런 반응은 당연합니다. 저라도 그렇게 말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사

실입니다. 사실 사고전에 전 민우에 대해 알지 못했습니다. 사고 후에 영

혼으로 민우가 절 찾아왔습니다.그리고 사실을 얘기해주더군요. 남편은

다른 사 람의 차로 사고를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감쪽같이 넘어간 겁니

다. 하나 더 알려주더군요. 남편의 아내도 사고로 꾸며 죽였다더군요. 혹

시 남편은상처하지 않았습니까?"

"상처한 건 맞아요. 하지만 그럴 수는 없어요. 그건 말도 안돼요.

당신 말이 맞으면 나한테 민우을 보여줘요. 그럼 간단하잖아요. 영혼이라

도 좋아요. 한번만 볼 수 있게 해줘요. 꼭 해줘야 할 말이 있어요.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을 못해줬어요. 그날 사고가 있던 날 아침에

전 민우한테 화를 냈어요. 그날 따라 애가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해서

혼을 냈어요. 그리고 억지로 학교에 보냈어요. 너같은 아이는 내 아이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그애한테 마지막으로 한 말이라는 게 엄

마라는 사람이 한 말이라는 게 바로 그거였어요. 그 애 말을 들었더라면

그런 사고는 나지 않았을텐데.........."

연우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혁준도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때야 혁준은
민우가 한 구석에서 울고 있는 엄마를 보고 있다는 걸 알았다. 아이의 얼굴은 슬픔으로 가득찼지만 눈물을 흘릴수는 없었다. 그것이 더 마음이 아팠다.

"지금 민우가 여기 와 있어요."

"어디요?"

'연우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부탁이에요. 한번만 볼 수 있게 해줘요. 아니면 한번만이라도 만져볼

수 있게라도 해줘요."

혁준은 민우를 보고 어머니를 포옹해드리라고 말했다. 서로 보진 못해도
서로 만져볼 순 없지만 말이다. 민우는 아주 천천히 엄마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떨리는 손으로 엄마를 끌어안았다.

"지금 당신을 안고 있어요."

" 날 용서해줘. 민우야. 엄마가 잘못했어. 너한테 화내고 너같은 아이를

둔 걸 후회한다고 했지만 엄만 한번도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

어. 엄만 죽을 때까지 널 사랑해...........이상해요. 정말 이게 거짓이

라고 해도 가슴속이 따뜻해지는 것 같아요. 정말 우리 민우가 옆에 있는

것처럼요."


"민우가 전해달라는군요. 엄마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있대

요. 자신도 엄마를 미워한적이 없대요. 엄마가 더 이상은 자신 때문에

울지 않았으면 좋겠대요.아버지가 죽고 나서 엄마가 양파를 까면서 울었

던 걸 기억한대요. 아버지 때문에 울면서도 항상 양파때문에 운다고 말했

다는군요. 그리곤 항상 자신 앞에서 엄마는 웃었대요."

연우는 믿기지 않는다는듯 혁준을 쳐다봤다.
연우는 한차례 울고 나서 뜨거운 커피를 마셧다.

"민우는 아직도 여기 있나요?"

"네. 당신을 보고 있어요."

" 당신말을 믿어야할지 모르겠지만 날 용서한다는 말을 믿고 싶어요.하지

만 어떻게 그런 사진이 찍혔는지 알고 싶어요"

"귀신이 사람의 정신에 영향을 끼쳐 꾸는 악몽인 경우는 사진을 찍으면

그 사람을 괴롭히고 있는 영혼의 모습이 사진에 같이 찍힌답니다. 그래

서 민우의 사진이 같이 찍힌 겁니다. 귀신이 자신의 악몽에 나오지 않길

바란다면 그 사진에 나온 귀신의 모습을 긁어없애면 됩니다. 하지만 당

신 남편을 위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길 바랍니다."

"정말 놀라운 얘기군요. 믿을 수가 없어요. 남편은 정말 자상하고 좋은

사람이에요. 그 사람과 결혼을 하기로 한 것도 실은 그 자상함과 무엇보

다 민우에게 잘 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런 사람이 그런 짓을 저질렀다는

건 믿을 수가 없어요.그게 사실이라면 도대체 난 어떻게 해야하죠?"

"다른 건 몰라도 어린아이를 죽인 건 절대로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

도 자기 자식을요. 그에게 댓가를 치르게 해야죠. 그를 쥐구멍으로 몰아

서 더 이상 도망갈 수 없게 만들어야죠. 제가 시키는 대로 하실 수 있겠

습니까?"

연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주위를 둘러봤다.

"그애는 지금 어디있죠?"

"바로 당신옆에서 당신을 보고 웃고 있습니다."

연우는 다시 울먹거렸다.

"그렇군요. 제 옆에서 있군요. 내 아이가 바로 내 옆에 있군요......"

연우는 그렇게 말하고 허공으로 손을 뻗었다.



공원벤취는 한적했다.

재원은 기다리고 있는 혁준을 보고 의예인듯 다가섰다.

"웬일이야? 이런 곳에 날 다 불러내고."

"네 도움이 필요해. 너 잘아는 경찰이 있다고 했지?"

"응. 우리 일이라는 게 경찰과 관련될 경우도 있거든. 부고기사도 남들보다 빠르게 올리는 게 중요하거든. 뒤통수를 칠 수는 없으니까. "

"그 경찰의 도움이 필요해. 아주 파렴치한 놈이 있으니까. 죄가를 치러야

하는 놈이."

"무슨 일인데? 네가 죄값을 치러야하는 범죄자를 안다는 거야?

무슨 일인지 말해...그래야 내가 도와주지. 단 이치에 맞아야해. 엉뚱한

경우라면 나도 도움은 못줘. 경찰이 미치지 않는 이상은 동조하지 않을

테니까."

갑자기 혁준이 아부의 미소를 띄우며 재원을 쳐다봤다.

"그러니까 내가 너한테 도움을 청하는 거지........"

재원은 어이없는듯 보다가 눈을 흘겼다.




저녁식사를 하고 연우는 과일을 깍아냈다. 차도 맛있게 타서 내놨다.

"이젠 좀 괜찮은 거야?"

여전히 다정한 남편이다. 믿고 싶지 않다.

"당신한테 할 얘기가 있어. 이번에 민우가 죽은 일로 느낀 게 많아. 그래

서 전남편의 재산을 고아원에 기부하고 싶어. 우린 그게 아니더라도 잘

살 수 있을 거에요. 당신도 벌고 있고요."

새남편 영준은 놀라서 과일을 떨어뜨렸다.

"당신 정말 충격을 많이 받았나봐."

"미안해요. 하지만 당신 정말 날 사랑하는거 맞지? 당신 전부인도 그랫

을 거야. 정말 자상하고 좋은 사람이니까."

"죽은 아내 얘긴 하고 싶지 않아. "

갑자기 영준의 얼굴이 험악해졌다. 연우는 의심스러운듯 영준을 쳐다봤

다.

"미안해. 당신이 아내 얘길 꺼내는 걸 아주 싫어한다는 걸 알면서도

또 얘길 꺼내서."

"괜찮아. 내가 좀 예민해서 그래. 그리고 재산문제는 좀더 생각해보자.당

장 급한 문제는 아니잖아."

"아니. 그렇지 않아. 모레쯤 가서 이 문젤 해결하고 싶어. 죽은 남편과

아이가 생각나서 안되겟어. 당신한텐 미안해. 정말 괜찮은 거지."

"물론 괜찮지. 걱정하지마. 난 당신만 있으면 돼......."

영준은 웃어보였다. 하지만 연우가 보지 못했을 때 그의 표정은 무섭게

변했다. 마치 뭔가를 결정해야하는 사람 같았다.



"아빠. 아줌만 괜찮을까요?"

"용기있는 사람같았어. 그리고 무엇보다 민우를 사랑하고."

"응 우리엄마 같아. "

"넌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은 된 것 같구나."

"생각보다 귀신은 무섭지 않아. "

"그건 네가 좋은 귀신만 봤기 때문이야. 그리고 너 처음엔 매일 비명지르

고 울고불고 했었잖아."

"그건 아빠도 마찬가지잖아."

"난 적어도 울고불고하진 않았지.정말 무서운 건 악귀야. 나쁜 짓만 하다 죽은 사람은 죽어서도 악귀가 된대. 그리고 그들한텐 정말 무서운 힘이 있대. 인간을 해칠수도 있고 같은 영혼들까지도 해친대."

"그런 악귀가 우릴 찾아올 일은 없을 거야."

"맞아. 귀신을 상대로 싸우는 건 정말 곤란하거든.자, 이제 우리도 슬슬

준비해야겠다. 나 혼자 갈테니까 넌 숙제나하고 있어."

"알았어요. 혼자선 심심한데."

"그럼 민우 불러서 놀아. 같이 오락이라도 하던가 텔레비젼이라도 보던가............"

"좋은 생각이야."



영준은 고풍스런 아내 취향의 목걸이를 다시 꺼내봤다. 오늘은 일요일이다. 오늘은 아내를 데리고 특별히 야외로 놀러갈 생각이었다. 선물로 놀래켜주고 등산을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하루를 투자할 생각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연우는 좋아했다.

"정말 예뻐요. 고마워요.무슨 날이에요? 선물도 주고 등산도 가자고 하니?"

"아니. 이젠 그만 민우의 죽음에서 벗어나서 기분전환을 하자는 거야.

당신은 내가 사랑하는 아내야.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어.그리고 오늘은

특별히 조금 험한 곳을 오르게 될 거야. 그래서 정상으로 올라갔을 때 더

욱 기분이 좋지."

"고마워요."

연우는 감사의 표현을 했다.
산새는 매우 험했다. 더욱이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제대로 등산로도 만들어지지 않은 산이었다.

"이런 곳을 어떻게 알았어요?"

"친구들과 와봤다가 알았어."

어느 정도 올랐을 때였다. 사람들은 눈에 뜨지 않았다.

부드럽던 남편의 얼굴이 갑자기 험악해졌다.

"당신 표정이 왜 그래요? 이상해요."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그건 사실이야. 당신을 정말 좋아

하게 됐어. 당신은 아름답고 세련됐고 착하니까."

"그런데...갑자기 왜그래?"

"당신과는 정말 잘 살아볼 생각이었어. 좋은 남편으로서 앞으로 아이도

낳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당신이 망쳤어.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거든. 당신

남편의 돈이 말이야."

"무슨 소리야? 당신 괜찮다고 했잖아. 나만 있으면 괜찮다고 했잖아."

"당신만으론 안돼. 물론 당신 아이도 귀여웠지. 하지만 역시 돈 때문에

용납할 수가 없었어. 돈없인 당신도 그 귀여운 아이도 용납할 수 없어."

"당신이지. 그 뺑소니운전사가.....'

"똑똑하군. 그래. 나야. 물론 나도 마음이 아팠어. 내가 그렇게 애정을

쏟은 아인 없었으니까."

"당신 용서할 수 없어."

연우는 비명을 질렀다. 그건 마치 절규와도 같았다.

"내가 내 아이를 죽인 거야. 내 행복을 위해서 내 아이를 죽였어."

"그렇게 괴로워하지 않아도 돼. 당신도 곧 아이 곁으로 가게 될 테니

까. 당신은 이곳에서 사고를 당해 죽게 되는 거야. 산새가 험하니까 자

연스럽게 죽게 된 거야. 아이를 잃은 충격에 무리한 산행을 하다가 죽은

거야."

그리고 영준이 다가왔다. 그는 거칠게 뿌리치는 연우를 밀치려고 했다.
연우는 비명을 질렀고 그를 뿌리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힘이 부쳤다. 영준이 목을 조여오자 온몸의 힘이 사그러드는 것 같았다. 옴짝달싹 할 수 없었다. 이러다 정말 죽는 게 아닌가 했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의 도움은 기대하지 못할 것 같다. 산길에서 사람을 놓치는 건 아주 흔한 일이다. 혁준의 도움을 기대하기엔 이곳은 너무 거친 산이다.
이젠 정말 민우곁으로 가는구나 싶었다.

<민우야. 내가 네 곁으로 갈게. 너 외롭지 않게 엄마가 갈게........"

그때였다. 환상이 들린듯 했다.

<언젠가 엄마를 만나긴 하겠지만 지금은 아니야.....>

그때 갑자기 남편이 자신을 놓았다. 그리고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 괜찮으십니까....?"

걱정스런 혁준의 눈길이 보였다. 재원은 서둘러 연우를 주물렀다.
연우의 눈에 눈물이 흘렀다.

"걱정하지 마세요. 경찰이 당신 남편을 잡았어요."

"내 아이가 하는 말이 들렸어요. 엄만 아직 올때가 아니라고 했어요."

"맞아요. 지금은 당신 아이를 만날 때가 아니에요. 하지만 항상 당신과

함께 있을 거에요. 당신의 아이니까요."

혁준이 대답했다.



혁준과 재원은 경찰서의 휴게실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
조금 후에 김형사가 다가왔다.

"이젠 다 끝났으니 두분은 우선은 돌아가셔도 될 것 같은데요."

"정말 고마워요. 뭐라고 감사를 드려야할지. 상당히 황당했을텐데요"

" 같이 언제 식사나 하죠. 그거면 충분해요."

"그러죠. 뭐 어려운 것도 아닌데......"

혁준이 대신 대답했다.

"당신은 빼고요. 윤기자님. 기다릴테니까 연락주세요. 그리고 언제든지

제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주세요."

혁준은 멀쓱해졌다. 혁준은 무시하고 재원에게만 웃어보이고 김형사가
사라졌다.

"이거 너무한 거 아니야. 난 사람도 아니가 보지?"

"장난하는 거야."

"그런거 같지 않은데....."

혁준이 음흉스럽게 말했다.
재원은 혁준의 어깨를 치고는 먼저 걸어나갔다. 혁준은 웃어보이고는 그 뒤를 따라갔다.



강물이 출렁거렸다.
연우가 강물을 쳐다보고 있었고 혁준과 강후도 강물을 쳐다보고 있었다.
민우도 쳐다보고 있었다.

"이곳에 민우를 화장해서 뿌렸어요. 가장 슬픈 날이었죠. 그런데 지금은

더 슬퍼요. 전 이제 어떻게 살아야할까요? 갑자기 전혀 방향을 모르겠어요."

"저희도 그랬죠. 아내를 잃고 저희둘만 살아남았을 때요.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는데 1년이 넘게 걸렸어요. 그리고 다시 이곳에 돌아온 게 1년 전

이었죠. 그리곤 그 사무실을 열었어요. 물론 아직 돈벌이는 안되지만요.

죽은 사람들은 죽은 게 아니에요. 살아있는 사람들을 기억하고 있어요."

"그렇군요.저도 살아겠네요. 민우를 위해서 죽은 내남편을 위해서요.

민우는 지금 이곳에 있나요?"

"당분간은 이곳에서 있는대요. 아버질 만났는데 그렇게 하라고 했대요.

하지만 아주 당분간이에요. "

"다행이군요. 아버질 만났다니까, 언젠가 저도 만날 수 있겟죠. 두 사람을요."

"네. 하지만 행복한 모습으로 그 사람들을 만나야죠. 그래야만 그들도

그 만남이 기쁠 겁니다."

"민우야. 내 말을 들을 수 있다면 엄마 말을 들어주렴. 엄만 아주 씩씩하

고 건강하게 열심히 살거야. 그래서 아주 떳떳하게 널 만나러 갈게."

민우는 처음으로 화사하게 웃었다.

"참 부탁이 있어요."

"뭔가요?'

"정원을 예쁘게 꾸미세요. 페인트칠도 다시 하고요. 당신 부인이 찾아와

서 그 집을 본다면 정말 슬퍼할 거에요. 여잔 느낌으로 알아요. 남편과

아이에 대해선요."

혁준이 겸연쩍은듯 웃었다.



혁준과 강후의 싸움은 계속 되었다.

"야. 씨앗도 제대로 못 뿌리니?"

"그러는 아빠는?"

재원은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는 어이가 없었다. 오늘이 다 지나도

집안가꾸는 일은 끝낼 수없을 것이다.

" 야, 너도 도와야지."

혁준이 재원을 보고 소리질렀다.

"미안. 급한 일이 있다는 연락이 왔어."

재원은 이 부자에게 잡히기 전에 얼른 이곳을 빠져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재원은 서둘러 혁준의 집을 빠져나갔다.


"야, 너 그러는 게 어딨어?"

뒤통수에 심통으로 가득찬 혁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재원은 웃으면서 그 집을 빠져나왔다. 그리곤 혁준의 집을 올려다봤다.

<현희씨 두 사람은 조금씩 살기로 한 것 같아요.하지만 역시 제 정신은 못차린 것 같아요>

그리고는 급하게 차에 올랐다. 그녀의 얼굴엔 미소가 떠올랐다.
차는 시원하게 달려나갔다.

 

다음에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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