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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여자

최정민 |2009.09.06 14:20
조회 226 |추천 0

 

  

 - 다시 시작하는 여자 -


변함없는 모습이어서, 여전해서..고마웠어요.

낯설면 어떡하지,

모습이 많이 달라져서 나도 모르게 존댓말을 해 버리면 어쩌지,

괜히 덥석 만난다고 해 버린 건 아닐까,

현관문을 열고 나오기까지,

구두를 꺼내 신을 때까지도 마음이 왔다갔다 수십 번 그랬거든요.

아무 것도 바르지 않아 부스스한 곱슬머리,

타원형 안경 테,

손목을 반쯤 덮는 헐렁한 티셔츠에 운동화...


(여)“여전하네..”

(남)“그럼, 사람이 변하는 게 쉽냐?”

(여)“다행이다”

(남)“뭐가?”


그 흔한 왁스도 머리에 바르지 않은 거,

곱슬머리 맘에 안 든다면서 스트레이트파마도 하지 않은 거,

뽀뽀하기 힘들어서 안경 쓰는 거 싫다면서 라식 수술 안한 거,

여전히 운동화 끈 반듯하게 매고 나온 거...

이렇게 줄줄이 말하고 싶었지만,

그냥 웃으며 그러고 말았어요.


(여) “저절로 반말이 나와서..”

(남) “그럼, 나 만나면 뭐 존댓말이라도 하려고 그랬냐?”


그럴까봐 걱정했다고, 솔직하게 말하진 못했어요.

그냥 웃어주기만 했죠.

2년 전에도 사람 놀래 키더니, 갑자기 유학을 가게 됐다며

가기 전 날 찾아와서는 그랬거든요.

미리 얘기해봤자 힘들어할 시간만 길어질 것 같아서

지금 얘길 하는 거라면서요.

그 때 눈물도 안 나왔어요. 믿을 수가 없었으니까..

그런데 어제도 2년 만에 처음, 뜬금없이, 전화를 한 거예요.

만나는 남자친구 없으면 나오라구..

유학 가 있는 동안 연락하면

보고 싶은 마음만 커질까봐 지금 오자마자 전화를 하는 거라구..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었지만,

그 말에 2년 동안 차곡차곡 쌓여있던 그리움이..볼을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하마터면 큰 일 날 뻔 했지 뭐예요?

사실, 어제 휴대폰 바꾸려고 했었거든요.

친구랑 같이 공짜 휴대폰에 눈이 멀어 번호 이동하고, 새로운 번호 까지 받았었는데,

아무래도..1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그가 이렇게 전화할지도 모른다고..늘 꿈꾸고 있었어요..사실 나도..

그래서 다시 취소를 한 건데...그러기를 정말 잘 했지 뭐예요..




사랑이 사랑에게 말합니다.

다시 만날 사람들은 다시 만나게 된다고,

다시 만나지 못했다면 운명이 아닐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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