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 뒤덮인 세상
너를 처음 만난 날 생각 나
그 때도 비가 내린 뒤였어..
시원한 바람 젖은 향이 좋다고
밤새 길을 걷자 조르던 너였어.
비로 뒤덮인 세상,
비로 뒤덮인 세상..
파란 하늘도 좋지만,
오늘은 왠지
젖은 땅을 걷고 싶어
비만 오면 네 생각나
창가에 흐르는 눈물,
날 대신해서 슬퍼하는 하늘이
내 마음을 아는 건지.
비로 뒤덮인 세상,
비로 뒤덮인 세상
파란 하늘도 좋지만
오늘은 왠지
젖은 땅을 걷고 싶어
지금 다시 내리는 비를 맞으면서
내게 남은 너의 흔적들
가슴 깊이 스며들고
비로 뒤덮인 세상,
비로 뒤덮인 세상
파란하늘도 좋지만,
오늘은 왠지
젖은 땅을 걷고 싶어
비로 뒤덮인 세상,
비로 뒤덮인 세상...
- 이바디(Ibadi), Story Of Us, 비로 뒤덮인 세상 -
개인적으로 비오는 날을 참 좋아하기에..
비오는 날 나가서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니
엄밀히 말하자면 빗방울이 부딪히는 소리를 좋아한다고 하는 것이 맞을지도..
빗방울이 유리창에, 나무에, 땅에.. 부딪혀 방울 조각이 되어 사라지는.. 찰나의 순간들..
그냥.. 빗소리를 제외한 나머지 잡음들은 사라진, 고요함, 적막함.. 그런 것들이 좋다.
사색하기에도..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시간.
일요일, 전국적인 비 소식이 들려온다고 하기에,
마침 듣고 있던 이바디의 '비로 뒤덮인 세상'이 생각나서.
그리고..
사람이라는 것이, 참 간사해서 오만 가지 변덕을 부리고 싶어질 때가 가끔 있다.
쓸데 없는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차마 그것을 내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
'취향'이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그것이 더욱 분명해진다. '내 취향이니까'라는 말은 개인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표현 할 수 있는 말임에 동시에 때때로 무엇을 대하는 시야를 좁게 만들어 버리는 장애물로도
작용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여서 하기 싫은 일들, 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내 취향이 아니라는 이유로 회피했던 적이
많았었는데 특히 '음악'에 있어서는 그런 일종의 고집이랄까, 해서 잘 듣지 않는 장르의 것들이 꽤 된다.
예를 들어.. R&B, Alternative Rock, HipHop, Electronica... 등등은 아직까지도 듣는 것이 고역일 정도로
회피하는 장르들. 사실 클럽을 싫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귀에 맞지 않는 음악을 듣는 것도 힘든 일인데
거기에 리듬을 맞춰서 몸까지 흔들라니..
그래도...
굳이 싫어하는 장르의 것들을 억지로 들을 필요 뭐 있나. 스트레스만 받지.. 음악은 그저 즐기면 그만인 것을..
라고 생각하는 것이 정답일 수도 있겠으나, '취향'이라는 핑계로 놓쳐버렸었던, 혹은 놓쳐버릴지도 모를
수많은 명곡들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그쪽이 더 스트레스다.
특히나 어떤 한 가지에 몰두할때면 약간의, 아주 약간의 편집증적 증세 또한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차라리
음악을 듣지 않는 것보다 하루종일 쿵쿵대는 HipHop을 듣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기도 하고.
...
쓰다보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수 년 전, 클래지콰이의 1집 앨범이 발매되었을때.. Instant Pig라는, 돼지 두 마리가 등을 맞댄 나비 모양의
캐릭터로 기억되는 그 앨범.. 순전히 '좋다', '세련되다'라는 주변인들의 입소문만 듣고 그들의 앨범을 구입했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 그때 같이 구입했었던 앨범이 '불독맨션 1집'이었을 것이다.
그들에 대한 아무런, 어떤 장르의 음악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조차 갖지 못한채 무턱대고
알록달록 이뻤던 그들의 1집 앨범 자켓에 집중하며 덥석 앨범을 집어왔었는데.. 세련되었다는 느낌은 받았으나
그 놈의 '취향' 덕분에 얼마 듣지 못하고 한 구석에 고이 모셔두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같이 구입했었던 불독맨션의 앨범은 전 곡을 다 외울 정도로 열심히 들었었고..
아무튼 그 때 이후로 발매된 클래지콰이의 앨범 혹은 곡들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들으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었다.
1집 앨범 발매가 아마 2004년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하니 햇수로 6년 동안 꾸준히 외면해왔던 것.
이바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클래지콰이의 멤버인 호란이 참여한 프로젝트 밴드... 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이들의 음악 역시 클래지콰이의 연장선 상에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막연한 추측으로
역시 마찬가지로 외면해버렸었다.
그런데... 왜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었는지 모르겠다.
각종 과제 덕분에 미친듯이 피곤했던 그 날, 학교에서 돌아와
'잠깐 눈만 붙이자..'라며 몸을 누이면서 자장가 겸 틀어놓았던 앨범이
이바디의 1집 앨범 Story Of Us..
잠에서 깬 뒤에도 대략 1시간 정도 이들의 음악에 귀를 기울이며
자리에 꼼짝도 않고 누워있었던.. 기억이 난다.
요 며칠 동안은 하루 종일 이들의 음악만 듣고 있는 중..
그리고..
뭐.. 특히 이 곡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자주 듣게 될 것 같다.
